국회 정보위 관계자는 2일 비공개로 진행된 경찰청 업무 보고 뒤 CBS노컷뉴스 기자와 만나 회의 내용에 대해 경찰 관계자가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라인에서 김 전 차관 수사 관련 내용을 보고받았다'는 취지의 보고를 하려 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발언을 만류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경찰청은 이날 보고에서 김 전 차관 관련 내사를 2013년 3월 18일 착수해 19일 사건번호를 부여했다고 보고했다. 이날 한국당 의원들에 의해 저지된 보고 내용은 내사 착수 직후 박근혜 청와대가 수사 상황을 직접 챙겼다는 정황으로 해석될 수 있다.
김학의 내사 착수 시점과 관련돼 여야 간 쟁점 중 하나인 '허위보고' 건과 관련, 경찰청은 김 전 차관 내정 당일인 3월 13일 오전 "내사 사실이 없다"고 했다가, 오후 "내사 중"이라고 보고해 당시 조응천 청와대 공직기강 비서관(현 민주당 의원)이 경찰 관계자들을 불러 대면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내사의 착수 시점이 13일과 19일로 엇갈리는 데 대해 경찰은 앞선 것은 범죄 정보의 수집단계, 후자는 정식 내사라고 구분짓고 있다.
경찰이 이날 공식적인 '김학의 CD' 입수 시점으로 밝힌 날은 2013년 3월 19일이다. 그러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는 지난달 27일 국회 청문회 보고에서 CD 입수 시점보다 앞선 13일 이전 동영상을 보고받아, 시청한 뒤 13일 당일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현 한국당 대표)에게 관련 내용을 말했다고 한 바 있다.
경찰의 보고는 수사라인이 CD를 입수하기 전 어떤 경찰관이 국회에 관련 내용을 전했는지에 대해 현재로선 특정할 수 없고, 추후 수사를 통해 확인해봐야 한다는 취지다.
또 경찰은 당시 청와대의 외압 의혹에 대해 "외압에 휘둘리지 않고 공정하게 조사했다"라며 "당시 수사 담당자들의 진술 중 '곤혹스러운 상황이었다'라는 발언이 있다"고 보고했다. 외압이 있었던 정황에 대해 우회적으로 국회에 보고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