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는 2일 드라마 제작 현장 4곳에 대한 현장근로감독에 착수했다. 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 관계자는 2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근로감독 청원이 들어와서 몇 개 드라마 제작 현장을 근로감독을 진행했다. 지난해 근로감독을 통해 방송 스태프의 근로자성이 인정된 후 추가적으로 문제가 발생해 근로감독 청원이 들어온 곳이 있어 이에 대해 진행 중"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에서 관심을 갖고 있고, 저희도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진행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1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민주당 당대표회의실에서 ‘을지로 상생 꽃 달기’ 행사를 갖고 근로기준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방송 스태프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할 것을 촉구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드라마 제작 현장이 일반 제조업체와는 다른 노동환경에 처해 있는 만큼 현장에서 스태프의 근무 실태를 설문조사 등을 통해 개별적으로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 조사를 진행해 법리 검토를 거쳐 법 위반이 확인되면 시정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지부장 김두영, 이하 방송스태프지부)는 지난 2월 27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KBS2 '왜그래 풍상씨' '왼손잡이 아내' '닥터 프리즈너' '국민 여러분!' '세상에서 제일 예쁜 딸' 등 5개의 KBS 드라마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했다. 이 중 '왜그래 풍상씨'는 지난달 14일 종영했다.
드라마 제작 현장에 대한 이 같은 근로감독 요청이 이어지는 것은 방송 스태프의 근로자성이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서울지방노동청은 지난해 8월까지 KBS, OCN, tvN 등 방송사 드라마 제작 현장에 대한 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방송 스태프의 근로자성을 확인했다. 감독 대상인 3개 드라마, 4개 외주제작사 및 29개 도급업체를 조사한 결과 총 177명의 스태프 중 157명의 근로자성을 인정한 바 있다.
이번 현장근로감독 실시에 대해 기대와 함께 우려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방송스태프지부는 근로감독 결과 자체도 중요하지만 3개월, 6개월 단위로 제작 일정에 맞춰 스태프들이 모였다 흩어지는 구조인 만큼 드라마 제작 현장의 특수성을 반영한 근로감독 시스템이 갖춰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두영 방송스태프지부장은 "드라마가 제작되는 동안 현장근로감독이 진행되지 않거나 혹은 드라마가 끝나도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 지금과 같은 시스템으로는 근로감독을 해봤자 무용지물"이라며 "일반 사업장과 같이 기존 절차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 아닌 드라마 현장의 성격에 맞춰 실질적인 드라마 제작 현장 근로감독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지부장은 "지금 우리가 요구하는 것도 실질적인 시스템 도입이며, 이것이야말로 가장 필요한 부분"이라며 "실효성 있는 근로감독 과정이 될지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