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보궐 선거는 국회 의석 2개가 걸린 '초미니' 선거지만, 진보와 보수의 세 대결이 치열히 나타났고, 앞으로 정치권의 향방을 읽을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되면서 선거 결과에 이목이 쏠려왔다.
여당으로는 21대 총선 때 경남지역에서의 확장력을 시험할 수 있는 기회고, 정의당에게는 국회에서의 목소리를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어 그 의미가 적지 않다.
자유한국당도 황교안 대표의 첫 시험대인 만큼 통영.고성, 창원.성산 두 지역구를 오가며 뜨거운 선거전을 치뤘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앞으로 신임 당 지도부의 신뢰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처럼 여야의 향후 전망에 적지 않은 의미가 주어지는 만큼 관전 포인트도 다양하다.
◇ 관전포인트 '하나' 창원성산 단일화 효과는
지난달 25일 정의당은 더불어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를 통해 여영국 후보를 고(故) 노회찬 의원의 정신을 이어받을 후보로 내세울 수 있었다.
정의당이 창원 성산에서 다시 한 석을 찾아오면 민주평화당과의 공동교섭단체를 복원 할 수 있게 돼, 단순히 한 석이 아닌 원내에서의 목소리를 비약적으로 늘릴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진다.
정의당은 앞으로 원내에서 진행될 탄력근로제 확대 논의 등 노동이슈에서 원내교섭단체로서 목소리를 확실히 낼 수 있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게 될 평화당 입장에서도 내년 예산안에 입김을 끼칠 수 있게된다. 한 석으로 20명이 살아나는 효과인 셈이다.
근본적으로는 국회 내 이슈에서 진보 쪽으로의 '균형추'를 옮겨 민주당 대 보수 2당의 논의 틀을 전체적으로 흔들 수도 있는 효과를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정의당이 웃을 수 있을지는 '안갯속'에 있다. 정의당은 최근 '비상행동'에 돌입해 "쉽지 않은 선거"라며 지지를 호소해야만 했다. 민주당과의 단일화 이후 정의당 여 후보의 우세가 점쳐지자, 진보 지지층은 분산되고, 보수 지지층은 빠르게 결집하면서 여론조사에서 위험신호가 감지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열릴 투표함에서 과연 여 후보는 끝까지 지지세를 유지했을지 지켜봐야 할 부분 중에 하나다.
◇ 관전포인트 '둘' 황교안의 운명은?
황 대표는 현재 3개월 연속으로 대권 주자 지지도 1위를 굳히고 있는 만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날 보궐 선거에서 통영.고성을 수성하고, 나아가 창원.성산을 추가 정복할 경우, 황 대표에게 주는 의미는 크다. 황 대표의 당내 리더쉽을 확고히 다지는 것은 물론이고 대권주자로의 길에도 '탄탄대로'로 열리기 때문이다.
통영. 고성을 여유롭게 방어할 수만 있어도, 한국당으로서는 경남지역에서의 확고한 지지를 유지한 셈이어서 황 대표에게는 다행인 부분이다.
하지만 아주 적은 표차로 겨우 이기거나, 만에 하나 민주당 후보에게 질 경우 황 대표로서는 앞으로 당을 이끌어가는데 있어 적지 않은 장애물을 만난 셈이다.
황 대표는 다음 총선의 공천권을 쥔 대표인 만큼 총선에서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면, 당내 리더쉽은 물론 팔로우쉽도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황 대표의 선거 유세전은 벌써부터 흔들리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어, 황 대표의 운명은 더더욱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지난달 30일 황 대표가 경남 FC의 경기 중 불법으로 선거 유세를 진행한 것이 드러나면서 적지않은 혼란에 휩싸인 터다. 전날 한국 프로축구연맹은 상벌위를 열어 경남FC에 벌금 2000만원을 결정했다. 축구장 유세 논란이 황 대표의 앞길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 지 주목된다.
◇ 관전포인트 '셋' 통영 고성에 민주당 첫 승리 가능성은?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한국당 정점식 후보와 자당의 양문석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점점 좁혀지면서 승리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선거결과에서 1~2%의 근소한 차이로 진다해도 사실상의 승리라고 보고 있다.
보궐선거인 만큼 1년짜리 한시 의석이고, 내년 총선이 본 무대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불모지였던 통영.고성 지역에서 승리 또는 근소한 차이로 진다면 내년 총선의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어서 경남지역으로의 확장을 꿈꿀 수 있게 된다.
당내 일부에서는 오히려 근소한 차이로 진다면, 다음 총선에서 역전의 모양새를 만들 수 있어 더 좋을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오기도 한다.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야당과의 전면전을 피하면서도 내년 총선의 바로미터로 삼을 수 있어 상대적으로 여유롭다.
하지만 예상외로 한국당 후보와의 차이가 발어질 경우, 내년 총선의 빨간불이 켜질 수도 있다.
한국당은 현재 '문재인 정부의 경제 파탄 심판' 프레임으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 만약 큰 차이로 진다면, 여당으로서는 내년 총선의 적신호가 될수 있다.
민주당이 지역 경제를 다시 살릴 수 있는 '여당의 힘'을 연일 강조하고 있는데, 얼마나 효과를 내느냐가 승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통영.고성에서 이변이 일어날지에 따라 향후 정국의 흐름도 크게 달라질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