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도 애너모픽 렌즈로 촬영해 2.39:1(시네마스코프) 비율의 스크린을 미장센으로 채워 넣었다. 원색적인 색감은 물론 어두운 파란색이 주는 특유의 분위기 역시 관객을 사로잡았다.
책 '영화사전'에 따르면 애너모픽 렌즈란 카메라에 장착된 필름에 영상을 수축해 기록하는 렌즈로, 와이드 스크린 영화의 촬영과 영사를 위해 고안된 렌즈다. 영화 '마약왕', '암수살인'에서도 애너모픽 렌즈가 사용됐다. 국내 드라마 최초로 애너모픽 렌즈를 사용한 건 tvN '시그널'이다.
‘닥터 프리즈너’ 제작진은 "시청자들께 영상미를 살린 장르물의 느낌을 전달해 드리고 싶어 영화에서 많이 사용하는 애너모픽 렌즈를 선택했다"며 "또한 애너모픽 렌즈의 2.39:1의 화면 비율을 그대로 살려서, 기존 16:9보다 와이드한 앵글을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닥터 프리즈너' 촬영에 사용된 카메라도 영화 장비 제조 전문 기업인 독일 아리(ARRI)사의 카메라 브랜드 알렉사(ALEXA)다. 알렉사는 명암의 풍부한 질감과 풍성한 색감이 장점이며, 초당 60장이 지나가는 속도의 고속촬영이 가능하다고 알려졌다.
알렉사는 주로 영화와 CF, 뮤직비디오 등에서 사용되며 드라마에서도 활용된 바 있다. IMDB 영화 정보에 따르면 미국 HBO 드라마 '왕좌의 게임', 최근 개봉한 영화 '어스', '덤보', '캡틴 마블'을 비롯한 '어벤져스', '007 스카이폴' 등도 알렉사 카메라를 사용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의 주요 장면은 알렉사65(Alexa 65)를 이용했으며, SBS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는 사극 최초로 영화촬영에 쓰이는 알렉사 카메라를 사용했다. 이밖에도 영화 같은 화면으로 소문난 KBS2 월화드라마 '강력반', JTBC 개국특집 월화 미니시리즈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등에서도 알렉사 카메라가 활용됐다.
제작진은 "주요 장소인 병원과 감옥의 색감이 단조로워서 색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았다. 색감이 단조로울 수 있는 장소에서 보색이나 포인트가 될 수 있는 부가 조명을 사용하고, 색 보정 단계에서 이러한 색감을 살려서 색감에 변주를 주기 위한 시도를 했다"라며 "화면 구성에 대한 고민의 결과로 나온 것들을 잘 봐주시고 많은 관심을 주셔서 감사히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도 '닥터 프리즈너'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