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장교·외교관 사칭해 100억원…'로맨스 스캠' 사기단

국제 사기조직 '스캠네트워크' 조직원 7명 덜미
최대 4억원 넘는 돈 뜯겨…"피해금 100억원 추정"
외교관 사칭·가짜 사금 판매 등 수법 다양해

(사진=자료사진)
페이스북 등 SNS로 피해자에게 접근해 친분을 쌓은 뒤 돈을 뜯어낸 '로맨스 스캠(Romance Scam)' 사기단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나이지리아 국적 A(40)씨와 내국인 B(64)씨 등 '스캠 네트워크' 소속 7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도주한 공범 9명도 추적 중이다.

로맨스 스캠은 연애(romance)와 신종 사기를 뜻하는 스캠(scam)의 합성어다. SNS 사용자들 대상으로 친분을 쌓은 피해자에게 결혼을 미끼로 돈을 요구하는 신종 금융사기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국내에 있는 중장년층 피해자들에게 SNS를 통해 접근해 미군 장교나 외교관을 사칭해 호감을 샀다.

이어 친분을 쌓은 피해자들에게 "한국에 가면 같이 살자"라면서 돈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밝힌 피해자만 23명인데, 대부분 40~50대였고, 60대도 있었다. 이들 중 많게는 4억 원이 넘는 돈을 송금한 피해자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유대감을 쌓기 위해 적게는 일주일에서 최장 1년 정도까지 SNS로 피해자와 친분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영어를 사용하면서 접근했고, 범죄 대상으로 외롭고 허무한 심리 상태인 중장년층을 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7년 8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이런 수법으로 이들 일당이 뜯어낸 돈은 경찰이 확인한 것만 14억 원. 경찰은 전체 피해금액이 최대 1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피의자는 금은방 사장에게 접근해 "사금을 싸게 팔겠다"면서 가짜 금을 건네고, 감정이 이뤄지는 동안 돈을 먼저 받아 도주하기도 했다. 또 위조된 카드로 고급 호텔을 예약한 뒤, "체류비를 계좌로 따로 보내달라"고 말하는 식으로 돈을 챙겨 달아나기도 했다.

이들은 대부분 난민 신청으로 입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라이베리아 국적인은 최대 90일까지 관광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 제도를 악용했고, 아프리카 가나 등 다른 국적 난민들은 불법체류로 전환한 후 소송을 통해 체류 기간을 늘려왔다고 경찰 관계자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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