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구하라가 1일 자신의 SNS에 남긴 말이다.
구하라는 이날 오전부터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 뜨거운 논쟁의 중심이 됐다.
SNS에 올린 사진에 쌍꺼풀이 짙게 나와 성형 의혹에 휘말렸고, 구하라는 안검하수 때문에 눈 수술을 한 사실을 밝혔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네티즌들의 의혹 제기와 외모 평가에 댓글로 답한 어조가 태도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정말 '안검하수' 사유로 수술을 해서 쌍꺼풀이 생긴 것인지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오갔다.
결국 구하라는 "아직 어린 나이에도 안검하수(눈꺼풀이 처지는 현상)를 하는 덴 다 이유가 있다. 오른쪽 눈의 불편함 때문에 제 자신을 아프지 않게 돌보려고 한 것이 (수술) 이유 중 하나"라고 글을 올려 다시 한 번 미용 목적이 아닌 '안검하수'로 인한 수술임을 밝혔다.
이어 "이제 제 자신을 위해서라도 당당한 건 당당하다고 말하는 게 맞다고 생각이 든다. 단 한번도 '악플'에 대해 대처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나도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이다. 어떤 모습이든 한 번이라도 곱게 예쁜 시선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자신의 대응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했다.
성형 의혹이 쏟아져 직접 해명에 나선 연예인은 또 있다.
앞서 방송인 겸 성우 서유리는 지난 2월 구하라처럼 SNS에 사진 한 장을 올렸다가 성형 의혹에 휩싸였다. 안구돌출 합병증을 동반하는 갑상선 항진증을 완치한 이후 외모가 달라졌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자 서유리는 "제가 오래 앓아왔던 갑상선 항진증의 합병증인 안병증을 불과 얼마 전에 최종적으로 완치했다. 예전의 눈을 찾은 기쁨에 잘 나온 사진을 여럿 올렸는데, 사진이 과도하게 잘 나오는 바람에 성형 의혹을 드린 게 아닌가 생각이 된다"고 바로 의혹을 부인했다.
외모를 자산처럼 여긴다는 연예인들이지만 이처럼 유독 여성 연예인들에게는 외모 변화에 따라 대중의 관심이 급격하게 쏠린다. 긍정적 방향이든 부정적 방향이든 그렇다. 이는 '관심'에서 끝나지 않고 의혹 제기로 이어져 해당 여성 연예인을 비하하는 악의적인 여론으로 비화되기도 한다.
문화비평가인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남성 연예인들도 실제로 주름 등 노화 방지를 위해 성형 수술을 하고 그렇게 얼굴이 변한 케이스가 많지만 이는 문제 삼지 않는다. 여성 연예인들에 대해 갖고 있는 태도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성 연예인들의 외모에 더욱 집중해 성형 여부를 두고 질타하는 것은 결국 우리가 여성 혐오라고 알고 있는 '미소지니'"라며 "여성은 결국 외모뿐이라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 자체가 여성을 비하하는 행위이고 '미소지니'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네티즌들이 '외모'에 집중하는 현상은 규범적 외모를 강요해 온 사회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외모 지적은 규범적 외모 지향성이 더 강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속한 여성 연예인들에게는 가장 효과적인 공격 수단이 된다.
이 교수는 "규범적 외모에 대한 강요가 사회 전반에 퍼져 있고, 특히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체는 그런 외모적 지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할 뿐만 아니라 연예인들을 그렇게 포장해왔다. 이를 지향하다가 어긋나게 되면 대중의 비판이 쏟아진다"면서 "미운털이 박힌 여성 연예인들에게는 외모 흠집을 내는 식으로 일종의 '이지메'를 한다. 그게 이미지에 실질적 타격을 주고 여성 연예인 개인에게도 상처가 된다"고 이야기했다.
소셜미디어문화가 발달했지만 연예인들을 쉽게 대상화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 구조는 이들이 어떤 의견을 내놓든지 쉽게 비난 받을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한다.
이 교수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연예인들은 인격적 존재보다는 '인형'에 가깝다"며 "특히 소셜미디어문화가 발달하면서 연예인들이 사적인 의견을 말하기 시작했지만 대중은 연예인들이 반론을 펼치거나 토를 다는 것을 싫어한다. 일종의 상상적 반려동물에 가깝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