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독립운동가 약산 김원봉의 독립운동을 재평가하고 보훈규정 개선 필요성을 따져보는 토론회가 열렸다.
국가보훈처는 1일 충남 천안의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약산 김원봉 독립운동 업적을 주제로 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보훈처가 최근 김원봉 서훈 논란에 대해 “김원봉 선생은 1948년 월북 후 북한정권 수립에 참여했기 때문에 현행 심사기준으로는 포상이 어려운 상황"이며 "심사기준을 개선하려면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의 연장선에서 이뤄진 토론회다.
의열단장으로서 무장 저항을 이끌고 광복군 부사령관 등을 역임한 김원봉의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 활약상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는 광복 이후 월북해 북한에서 고위직을 지냄으로서 현행 기준상 국가보훈처 보훈 규정에 맞지 않아 독립유공자로 지정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이헌환 아주대학교 교수는 이날 '전환기의 보훈정책 국가정체성의 재정립을 위한 시론'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남한과 북한 사이의 기존 냉전적 이념대립의 강도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헌환 교수는 "우선 남한정부에서라도 과감하게 월북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상훈과 보훈을 개방하게 된다면 장래 통일대한민국의 기반을 다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북한 정권에 기여한 자를 배제하더라도 숙청 등으로 정권에서 배제된 자들은 나름의 공적을 평가해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냉전적 사고를 넘어 넓은 안목으로 민족과 국가의 미래를 구상한다면 (남북이) 적대적·대립적 관계가 아니라 조화적·협력적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가보훈처 자문기구인 ’국민중심 보훈혁신위원회‘는 김원봉 선생을 올해 3.1절을 맞아 독립유공자로 포상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현행 보훈처 규정은 광복 후 행적 불분명자’(사회주의 활동 경력자)도 포상할 수 있도록 했지만 ‘북한 정권 수립에 직접 기여하지 않은‘ 인물이어야 한다는 단서 조항을 달고 있어 이 조항이 고쳐지지 않는 한 독립유공자 지정은 어렵다.
이와 관련해 피우진 보훈처장은 지난 26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참석해 “지금 현재 기준으로는 되지 않는다”면서 “의견을 수렴 중이며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피 처장은 “우리가 평화와 번영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북한 정권에 기여했다고 해서 (서훈 수여를) 검토하지 말라고 하는 부분은 (수용하기 어렵다)”면서 “물론 북한과 6.25전쟁을 치렀지만 그런 부분을 이해해 주시면 (좋겠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이날 토론회도 약산에게 서훈을 주기 위한 수순으로 해석되나 반대여론도 만만치 않아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제발표에서 약산의 치열한 독립운동과 북한에서의 활동,포용적 보훈정책의 필요성만 강조된 것도 아쉬움으로 지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