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경찰총장' 윤총경 유착 수사…대가성 입증 '아직'

뇌물 혐의 대가성 입증 필요… 청탁금지법 불필요
승리가 건넨 빅뱅 콘서트 티켓, 유씨가 윤 총경에게 전달
친분 관계 논리 깰 금품거래 정황 확보가 관건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경찰이 가수 승리의 단톡방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린 윤모 총경에 대해 티켓과 골프, 식사 접대를 받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면서도 구체적인 대가성 청탁이 오고갔는지를 입증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1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찰관 유착에 대해서만큼은 최우선으로 수사에 무게를 두겠다고 약속드렸는데 현재 국민들의 의혹을 해소할 성과가 없기 때문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일단 윤 총경에 대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고 이날 밝혔다. 승리와 그의 사업파트너인 유리홀딩스 대표 유인석씨 등과의 여러 차례 골프와 식사 접대 등을 금품수수로 본 것이다. 다만, 청탁금지법을 적용한 만큼 대가성 입증은 아직이다.

경찰은 윤 총경과 유씨 등이 라운딩을 한 경기도의 골프장 2곳에 대해 지난달 30일 압수수색에 나서 예약 내역과 결제기록 등을 확보했다. 현재 1차 분석이 진행 중이지만 2~3차로 추가적인 영장과 증거물 분석이 필요하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이들이 주장하는 '친분 관계' 논리를 깰 구체적인 대가성 청탁 정황을 확보하는 것이 수사의 관건으로 보이지만, 아직 성과가 없는 단계다. 경찰 관계자는 "시간이 좀 걸린다. 정상적으로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식사 접대 의혹을 두고는 수사가 더욱 더디다. 양측의 진술이 크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서로가 진술하는 횟수와 날짜가 너무 다르다"고 설명했다.

확보한 관련자들의 휴대전화에서 식사 약속을 잡거나 식당을 예약한 기록도 포렌식을 통해 확보되지 못했다. 윤 총경이 식사 비용을 직접 계산했다는 진술도 있어 비용을 확인하는 것도 관건이다.

(사진=자료사진)
지난 2016년 9월 시행된 청탁금지법은 대가성 여부에 관계없이 적용 대상자가 1회 100만원, 1년에 300만원 이상의 금품을 수수한 경우라야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두 차례의 골프와 식사 몇 차례의 비용을 따져보고, 윤 총경이 받았다는 콘서트 티켓의 금액을 더해 봐야 처벌 대상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다.

윤 총경의 아내 김모 경정은 FT아일랜드 전 멤버 최종훈으로부터 말레이시아에서 있었던 케이팝 콘서트 티켓 3장을 건네받은 것으로 조사됐고, 윤 총경 본인도 유씨가 승리로부터 받은 국내 빅뱅 콘서트 티켓 3장을 건네받은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하지만 티켓 금액은 일시와 좌석에 따라 차이가 있어 경찰은 아직 정확한 금액을 파악하지 못했고, 티켓을 제공한 주체를 동일하게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법리 검토도 필요한 단계다.

경찰은 골프와 식사, 콘서트 티켓 외에 다른 접대나 금품 수수 정황은 현재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윤 총경이 승리와 유씨가 운영하던 몽키뮤지엄 술집의 불법 영업 신고 사건에 대해 알아봐 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받고 있지만, 이를 전후해 받은 접대의 대가성에 대한 인과를 입증하는 데는 경찰이 난항을 겪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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