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자율주행차 개발 부문 직원 190명을 해고할 것이 알려지면서 아이폰 등 하드웨어 판매 부진에 따른 핵심사업 외 부문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지만, 이번 영입을 통해 애플의 자율주행차 개발에 여전히 역점을 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기차 및 에너지 전문매체 일렉트렉(Electrek)은 30일(현지시간) 2015년 테슬라에 입사해 테슬라 로드스터2, 테슬라 세미/트럭 등에 적용된 최첨단 드라이브 시스템 개발에 참여해왔던 슈베쿠치 수석부사장이 이달 초 테슬라를 그만뒀다고 보도한 바 있다며 애플로 이동하면서 그 행보가 명확해졌다고 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15년 테슬라 엔지니어들이 대거 애플로 이적 또는 '사람 빼가기'에 대해 "애플은 우리가 해고한 사람들을 고용하고 있다. 우리는 농담으로 애플을 '테슬라 묘지'라고 부른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슈베쿠치는 테슬라가 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슈베쿠치는 보그와너, GKN드라이브라인과 같은 유명 써드파티 파워트레인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며 이 분야 최고의 경력을 가진 엔지니어로 통한다. 2015년 테슬라로 이적해 파워트레인 개발을 이끌기 전까지 BMW i8, 포르쉐 918 Spyder, 피아트 500eV, 볼보 XC90 등의 전기 및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관련 프로그램을 수행했다.
일렉트렉은 슈베쿠치를 비롯해 일부 테슬라 핵심 엔지니어들이 애플에 합류했다며 자율주행차 생산 대신 소프트웨어 개발로 전환했다고 알려졌지만, 지난 10년 간 파워트레인을 독자적으로 개발해온 슈베쿠치의 애플 합류는 완전한 전기차 시장 진입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IT매체 엔가젯은 그러나 애플이 파워트레인 전문가를 영입했다고 해서 '애플 자동차'를 생산하기 위한 것이라고 단정 짓기 어렵다며 최근 폭스바겐과 제휴하고 T6 트랜스포터 모델을 이용해 자사 직원용 자율주행 셔틀버스로 활용한다는 계획과 관련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슈베쿠치는 애플이 캘리포니아 고용발전부(CEDD)에 제출한 구조조정 계획서에 따라 자율주행차 부문 190명에 대한 해고 효력이 발생오는 16일 이후 정식 합류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