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DMZ 유해발굴 작업 개시…삐걱대는 남북군사합의

'남북공동유해발굴 4월1일 착수' 군사합의 이행 불발
軍 "향후 北 호응할 경우 즉각 남북공동발굴로 전환"

인사하는 남북 공동 유해발굴 도로개설 인원.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국방부가 1일 남측 단독으로 강원도 철원 소재 비무장지대(DMZ) 지역인 화살머리고지에서 6·25전쟁 전사자 유해발굴 작업에 착수했다.


당초 남북이 '9·19 군사합의'를 통해 4월 1일부터 화살머리고지에서 시범적으로 공동유해발굴을 시작하기로 합의했지만 북한이 응하지 않음에 따라 남측 단독으로 유해발굴에 나선 것이다.

날자까지 합의된 군사합의 이행이 불발된 첫 사례로 북미간 비핵화 대화와 남북관계 상황에 따라 나머지 군사합의 이행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노재천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군은 오늘부터 군사분계선 이남지역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향후 실시될 남북공동발굴작업에 대비한 사전준비 차원에서 작년에 이은 추가 지뢰 제거 및 기초 발굴작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노 부대변인은 "우리 측은 향후 북한이 호응해 올 경우 즉각 남북공동발굴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제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여전히 (공동유해발굴 관련) 호응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현재까지 공식적인 답변은 없었다"고 답했다.

이날 시작된 DMZ 유해발굴 작업에는 남측 유해발굴단 1백여명이 투입된다.

군 관계자는 "작업 총괄은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육군 5사단장이 맡고, 현장지휘조장은 해당 부대의 대령급 장교가 맡는다"며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도 지원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남북은 올해 4월 1일부터 화살머리고지에서 공동유해발굴에 착수하기 위해 작년 말까지 해당 지역에 대한 지뢰제거 작업을 진행했고, DMZ 공동유해발굴지역을 남북으로 잇는 전술도로도 개척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북한의 소극적인 태도로 남북 군사대화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2월 말까지 공동유해발굴단 구성을 완료해 상호 통보한다는 남북 합의가 이행되지 않았다.

국방부는 지난달 6일 북측에 남측 공동유해발굴단 구성이 완료됐다고 통보했지만, 북한은 아직 북측 공동유해발굴단 구성이 완료됐다는 통보를 우리 측에 하지 않고 있다.

유해발굴단 구성 관련 북측의 통보가 없는 상황에서 국방부는 지난달 18일 DMZ 공동유해발굴과 한강하구 민간선박 자유항행 등 군사합의 이행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을 제안했지만 북측은 이에 대해서도 답을 하지 않고 있다.

군사합의 사항인 DMZ 내 모든 GP 철수와 서해 평화수역 조성 등을 논의할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도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경우 비무장화는 이뤘지만 아직까지 공동근무와 자유왕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북한이 JSA 공동관리에서 UN사가 빠질 것을 주장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UN사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