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동영화 전설로 꼽히는 '파업전야'(1990)가 4K 디지털 마스터링 작업을 거쳐 30년 만인 5월 1일 노동절에 극장에서 정식 개봉한다.
영화 '파업전야'((감독 이은기·이재구·장동홍·장윤현, 제작·제공 장산곶매, 공동제공 명필름문화재단, 배급 리틀빅픽처스)는 1990년대 폭압적인 군부정권에 맞서는 노동자들의 꿈과 현실을 담아낸 리얼리즘 수작이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이 작품을 2006년과 2014년 한국영화 100선으로 선정한 바 있다.
개봉에 앞서 1일 공개된 포스터 2종은 '90년 노동영화의 전설이 돌아온다!'는 카피와 함께 이 영화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각인된, 스패너를 치켜든 주인공 한수의 결연한 모습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날 함께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1990년 독립영화 최고의 화제작' '1990.4.6 파업전야 전국 상영 시작, 이어진 정부의 탄압' '파업전야 제작자 전국 수배령' '필름과 영사기 압수 위해 헬기와 전경 1800여명 동원' '탄압 속에서도 대학가를 돌며 수십만명 관람' 등 문구를 통해 이 작품이 공개됐을 당시 엄혹했던 상황을 보여준다.
이어 "우리도 꿈틀할 줄 안다는 걸 보여줍시다"라는 대사와 함께 스패너를 들고 공장 밖으로 쏟아져 나오는 극중 노동자들 모습을 담았다.
앞서 1990년 '파업전야' 공개 당시 노태우 정권은 한국 사회 노동의 참상을 과감하게 다뤘다는 이유로 이 영화 상영을 막으려 했다.
이에 '파업전야'를 제작한 장산곶매는 표현의 자유 침해로 위헌 소원 신청을 내고 대학가를 중심으로 상영 투쟁을 벌였다. 급기야 노태우 정권은 상영장마다 공권력을 투입해 필름을 압수하고 헬기까지 동원하며 상영을 저지했다.
하지만 노동자·대학생 등의 지지로 당시 30만명 넘는 인원이 대학가 등에서 이 영화를 관람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제작 단체 대표로 지명 수배돼 고초를 겪었던 계원예대 이용배 교수는 "돌아보면 '파업전야'는 제 몫을 넘치게 다했다고 말할 수 있다. 촬영을 도운 노동자들과 상영 투쟁에 동참해 표현의 자유를 지켜낸 관객들의 연대가 없었다면 이룰 수 없는 성취였다"며 "30년 만에 '파업전야'를 정식으로 극장에서 볼 수 있다니 감회에 앞서 크게 변하지 않은 노동 환경에 대해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