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 기준 자동차용 경유 가격은 1천287.06원으로 집계됐다.
휘발유 가격은 1천388.16원으로, 휘발유 가격 대비 경유 가격은 92.7% 수준이었다. 이는 지난 2009년 1월 넷째 주(93.8%) 이후 주간 기준으로 10여년 만에 최고 수준이며, 월간 기준으로도 2009년 1월(96.5%) 이후 가장 높다.
과거 2005년 5월 당시 정부는 경유 승용차 급증으로 대기오염이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경유 소비자 가격을 휘발유 대비 70%에서 85%로 인상키로 결정하고 특별소비세를 인상했었다.
이에 그동안은 통상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 비율이 대략 100대 85 수준으로 인식됐지만, 지난해 연말 이후엔 휘발유 가격 대비 경유 가격이 줄곧 90% 이상이었다.
월간 기준으로 지난해 1∼10월까지는 86∼88%대였으나 작년 11월(90.1%)과 12월(92.4%)을 거쳐 올해 1월(92.47%)과 2월(92.49%)까지 계속 가격 격차가 좁혀졌다.
두 유종 간 가격 격차가 줄어든 주요 원인은 휘발유 가격이 상대적으로 급락한 영향이 크다.
최근 휘발유 가격 약세가 진정 국면에 들어서기는 했지만, 지난해 미국 정유사를 중심으로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나면서 국제 휘발유 가격이 작년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급락했기 때문이다.
국제 휘발유 가격(95 옥탄가 기준)은 지난해 10월 첫째 주 배럴당 93.7달러였으나 불과 두 달여 만인 작년 12월 넷째 주에는 55.1달러로 추락했었고, 현재는 76달러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두 유종 간 가격 격차가 더 좁아질 수 있다고 점친다.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올 하반기에 진입하면 내년부터 시행될 국제해사기구(IMO) 황 함유량 환경규제에 앞서 경유 수요가 크게 늘어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휘발유 대비 경유의 가격적 매력도가 낮아졌음에도 소비량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가장 최근 통계인 올해 1∼2월의 누적 휘발유 소비량은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한 반면 경유는 같은 기간 10.0% 늘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현재 정부가 검토 중인 경유세 인상이 현실화하더라도 실제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는 게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작 오염물질 배출량이 많은 노후 화물차는 화물보조금 때문에 경유값이 올라도 운행을 줄일 필요를 못 느낄 것"이라며 "경유세를 인상해도 소비량이 크게 줄 것으로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