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노숙인에게 묻다 "연극 배우 하실래요?"

노숙인의, 노숙인에 의한, 노숙인을 위한 연극
연극 수익으로 노숙인 자립 시설 세울 계획
6~7월에 페스티벌 형태로 연극 공연 준비중
노숙인들의 보석 같은 눈빛, 세상에 전달할 것
사람 피하는 노숙인들, 내면에는 외로움 있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15~19:55)
■ 방송일 : 2019년 3월 29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이시형 (에이가십 대표)


◇ 정관용> 오늘 금요일 초대석에 조금 특별한 연극을 한 편 소개하려고 합니다. 노숙인들의, 노숙인들에 의한, 노숙인들을 위한 연극이에요. 게다가 더 독특한 건 이 연극을 연출하는 분이 건축가, 건축디자이너 출신이랍니다. 건축디자이너가 만드는 노숙인을 위한 연극. 이제 뭔가 다를 것 같죠? 예술단체 에이가십의 이시형 대표인데요. 이 자리에 초대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이시형> 안녕하세요.


◇ 정관용> 에이가십 뭐하는 곳입니까?

◆ 이시형> 비영리 예술단체고요. 전시나 공연, 세미나, 모임, 파티, 컨퍼런스 같은 걸 기획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고?

◆ 이시형> 네.

◇ 정관용> 각종 예술 장르의 기획회사?

◆ 이시형> 기획 겸 제작, 자체 실행.

◇ 정관용> 기획도 하고 제작도 하고 그런데 영리 목적이 아니고? 왜 해요? 그냥 좋아서?
◆ 이시형> 네.

◇ 정관용> 이시형 대표가 직접 만들었어요?

◆ 이시형> 네.

◇ 정관용> 직업은 건축가라면서요?

◆ 이시형> 지금은 모르겠습니다. 둘 다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건축일도 하고 이 일도 하고? 이 에이가십이 이번에 노숙인 연극을 만드는 주체인 겁니까?

◆ 이시형> 3개 회사가 같이 하고 있고요.

◇ 정관용> 어떤 회사요?

◆ 이시형> 달팽이 소원이라는 민간단체가 있고요.

◇ 정관용> 달팽이 소원?

◆ 이시형> 노숙인들을 도와주는 단체입니다. 비영리 민간단체고.. PNQ라고 하는 프러블럼 퀘스천이라는 과학과 예술을 접목시키는 여러 가지 교육사업도 하고 전시나 공연 이런 거 같이 하는 회사입니다.

◇ 정관용> 세 단체 내지 회사가 힘을 모았다? 노숙인을 위한 연극이라고 하는 건 어떻게 시작하게 됐습니까? 또 노숙인과의 관계는 언제 시작됐어요?

◆ 이시형> 2014년에 제가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을 한번 연출을 했었고요.

◇ 정관용> 어떤 공연이요?

◆ 이시형> 시민극이었는데 서울문화재단에서 후원을 받아서 공연장에서 시민단체 7단체가 저희가 모여서 무명팀을 이뤘었고요. 거기에 노숙인 밴드 봄날 밴드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 정관용> 봄날 밴드? 저희 프로에 나온 적이 있어요, 오래전에.

◆ 이시형> 들었습니다.

◇ 정관용> 거기서 인연이 됐군요.

◆ 이시형> 그렇죠. 5년 전에 인연이 닿았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다시 묻게 되지만 직업이 건축가인데 연극 연출을 해요? 공연 연출?

◆ 이시형>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대학 때 연극반이나 이런 걸 했습니까?

◆ 이시형> 안 했습니다.

◇ 정관용> 그럼요. 언제부터 또 이쪽을 관심을 갖고 하게 됐어요?

◆ 이시형> 일단 예술이라는 것들에 대한, 모든 것들에 관심이 있고요.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연극도 그 분야의 하나니까 종합예술이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이렇게 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연출 같은 건 전문적으로 배워야 할 수 있는 거 아닙니까? 그냥 하실 수 있으세요?

에이가십 이시형 대표 (사진=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제작진 제공)

◆ 이시형> 건축이 일종이, 건축가가 연출가거든요. 건물을 연출하는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되게 많이 비슷해요. 감독이잖아요.

◇ 정관용> 그런 관점으로 하고 있다. 하여튼 좋습니다. 2014년에 노숙인 밴드하고 첫 인연이 됐어요. 그리고 그동안에도 쭉 관계를 이어왔습니까?

◆ 이시형> 그래도 바쁘게 살았지만 계속 조금씩 연락드리고 무언가 해 봐야겠다, 더 도움을 드리고 싶다. 단순하게 새벽에 밥을 나눠드리고 이런 봉사도 나갔었는데 그게 아니고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 뭘까 계속 고민을 했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다 이번에 좋아, 연극을 한번 해 보자 된 겁니까?

◆ 이시형> 네.

◇ 정관용> 즉 노숙인들이 직접 배우로 출연하는 연극을 만들어보자는 거죠?

◆ 이시형> 그렇죠.

◇ 정관용> 그래서요? 그 연극을 통해서.

◆ 이시형> 집을 지을 겁니다.

◇ 정관용> 집을 지어요? 연극을 보러 오시는 분들한테 티켓을 팔고 해서? 집을 지어서요?

◆ 이시형> 그분들이 살게 할 거고요.

◇ 정관용> 노숙인 분들이?

◆ 이시형> 네. 그리고 그분들 채용할 겁니다.

◇ 정관용> 채용을 해요?

◆ 이시형> 네. 1층에 카페를 만들 거고요. 2층에 갤러리를 만들 거고 2~3층에 노숙인 임시 보금자리를 만들 거고요. 4층에는 제가 살 겁니다. 관리를 제가 해야 될 것 같아서 그건 어떻게 보면 욕심일 것 같아서 관리를 해야지 책임을 지는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몇 년 동안은 제가 관리를 해야 될 것 같고. 그래서 노숙인들에게 일자리를 창출해서 그분들을 채용하고 카페에서 서빙을 하고 갤러리에서 도슨트로 일을 한다든가 티켓을 판매를 한다거나 이런 일을, 간단한 일을 교육을 시켜드리는 거죠. 교육도 하고 이분들이 일자리를 거기서 가지면 예를 들어서 1년 정도 거기서 거주를 하게 되는 거죠, 일을 하면서.

◇ 정관용> 2~3층에서.

◆ 이시형> 교육도 시켜드리고 깔끔하게 하는 여러 가지 매너도 가르쳐드리고 그렇게 해서 1년 정도 저희 공간에서 거주하고 나면 저희가 기타 기관으로 연결을 시켜드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완전히 자활 프로그램이군요.

◆ 이시형> 그렇죠.

◇ 정관용> 연극에 직접 캐스팅돼서 배우로 활동을 하고 그 연극을 보러 와주신 분들의 후원이나 티켓 판매나 이런 걸 통해서 돈을 마련해서 건물을 짓겠다, 아예. 4층짜리? 지하 1층에. 돈을 모아야 될 텐데요.

◆ 이시형> 지금 7억 생각하고 있습니다, 건물 공사비로.

◇ 정관용> 땅은 있습니까?

◆ 이시형> 없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어떻게 해요?

◆ 이시형> 찾아야겠죠. 리모델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고요. 그러면 예산이 공사비는 줄겠죠.

◇ 정관용> 그래서 지금 어디까지 진행이 됐습니까?

◆ 이시형> 지금 시나리오가 어느 정도 나왔고요.

◇ 정관용> 시나리오는 누가 쓰고 있어요?

◆ 이시형> 구효진 씨라는 지금 경기대 석사 학생인데요. 미국 LA에서 1985년 노숙인들로 처음으로 예술을 한 미국 최초 단체에 대한 논문을 쓰고 있는 친구를 만나서 그 친구가 도와주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미국에서는 노숙인 분들이 모여서 내지는 노숙인 분들을 지원하는 일환으로 예술을 접목한 것들이 꽤 오래전부터 시작됐군요?

◆ 이시형> 85년이 처음이죠.

◇ 정관용> 조금씩 조금씩은 하고 있지만. 그 시나리오는 어떤 내용입니까?

◆ 이시형> 그분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정관용> 노숙인의 삶에 대한. 그래서 그게 완성되면? 그다음에 어떻게 해요?

◆ 이시형> 극을 올려야죠.

◇ 정관용> 배우는 어떻게 모집해요?

◆ 이시형> 길에 나가고 있습니다.

◇ 정관용> 길에 나가서.

◆ 이시형> 밤에, 아침에. 강남역, 고속터미널, 시청 그런 곳에 다니고 있습니다.

◇ 정관용> 이른바 길거리 캐스팅. 그분들이 길거리밖에 안 계시니까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죠. 그렇죠? 언제부터 캐스팅은 지금 된 분이 있나요, 배우로.

◆ 이시형> 지금 노숙인이셨던 분들 아니면 지금 이미 노숙인 분들 중에 저희가 한남역에 있는 용산구 사회적 경제지원센터에서 설명회를 2번 가졌고요. 앞으로 일요일날 마지막으로 오후 5시에 가질 예정인데 그것 통해서 저희가 3월에 스태프와 배우를 모집을 완료할 거고요. 그래서 극단을 구상을 완료합니다.

◇ 정관용> 그러면 지금 상당수는 같이 하겠다고.

◆ 이시형> 지금 리스트는 15명이 있고요. 그중에 노숙인은 세 분이 계십니다.

◇ 정관용> 나머지는 노숙인이 아닌 분들?

◆ 이시형> 일반인도 있고 전업 배우도 있고.

◇ 정관용> 그 노숙인 세 분은 직접 설득하셨어요?

◆ 이시형> 한 분은 인터넷에 공고를 보고 오셨고요. 길에서 만난 분이 아닙니다.

◇ 정관용> 직접 자기가 찾아왔어요?

◆ 이시형> 5년 전까지 연극을 하셨다고 합니다.

◇ 정관용> 그런데 노숙인이 된 분이군요. 그리고 또 다른 두 분?

◆ 이시형> 다른 두 분은 이미 어느 정도 자립을 하신 분들인데요. 한 분은 봄날 밴드 리드싱어고요. 한 분은 빅이슈라는 잡지에서 일을 하시다가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립을 하셔서 하고 계시는데 같이 참여해서 배우로 해 보고 싶다고 하셔서.

◇ 정관용> 아니, 조금 아까 이시형 대표가 서울역 이런 데 밤중에 나간다고 그러시길래 나가서 정말 길거리에 누워 계신 분들 흔들어서 연극하실래요 이렇게 하시는 줄 알았거든요.

◆ 이시형>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것도 하고 계세요? 그렇게 말하면 뭐라고들 하세요?

◆ 이시형> 관심 없다고 하시는 분도 계시고요.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읽어보시죠. 그리고 얘기를 나누게 되죠. 어떤 분들은 신나서 얘기를 멈추지 않으세요. 그래서 저희가 난감할 때도 있습니다. 중간에 관리인이 오거든요. 밤에 뭐하는 거냐고.

◇ 정관용> 그런 대화 끝에 캐스팅이 된 분은 아직은 없네요, 그래도.

◆ 이시형> 오시겠다고 약속하신 분이 몇 분 계신데. 정작 한남역이라는 자리까지 오시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렇겠죠. 그래서 3월 아니면 며칠 안 남았습니다, 3월은. 어쨌든 극단, 스태프와 배우까지 포함된 극단을 완성한다. 그런데 그 가운데 전부 다였으면 좋겠지만 부분적으로라도 노숙인 분들이.

◆ 이시형> 아닙니다. 애당초부터 전부 다 노숙인으로 이룰 생각이 없었습니다.

◇ 정관용> 없었어요?

◆ 이시형> 같이 섞일 겁니다. 섞여서 친구가 되어드리려고요.

◇ 정관용> 그러면 4월부터는 시나리오 끝나면 연습에 들어가겠네요.

◆ 이시형> 그렇죠.

◇ 정관용> 그래서 언제 공연을 예정하고 있습니까?

◆ 이시형> 지금 6월 아니면 7월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6월 내지 7월에? 어디서요?

◆ 이시형> 지금 얘기 중인 곳이 몇 군데 있기는 한데 아직 정해지지 않아서 지금 말씀드리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장기 공연하나요?

◆ 이시형> 아니요. 일단은 저희가 지금 좀 아이디어가 계속 발전되고 있기는 한데. 7일 정도 진행되는 페스티벌로 기획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2014년 10월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 <사랑, 을 감각하다> 의 한 장면. 이 공연에서 첫 연출을 맡은 이대표는 노숙인 밴드 ‘봄날 밴드’와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다. (사진=에이가십 제공)

◇ 정관용> 어떤 페스티벌이요?

◆ 이시형> 일종에 노숙인 분들이 그중에 일부일 거고요. 고아 혹은 사회 취약 계층 아이들이 뮤지컬을 만들 거고요. 저희가 교육도 시켜드릴 겁니다. 지금 사설기관이 같이 도와주겠다고 나섰고요. 뮤지컬 배우들을, 아이들을 교육시켜주겠다고 합니다. 어려움이 있으신 분들은 무상으로 해 드릴 거고요.

◇ 정관용> 그리고 또? 노숙인을 위한 노숙인들과 함께하는 연극이 있고 그다음에 취약계층의 아이들의 뮤지컬이 있고 또?

◆ 이시형> 그리고 그 외에는 관심 있는 모든 분들을 참여를 모집을 할 거고요. 정식으로 제가 4월에 모집을 할 겁니다. 공모를 낼 거고요. 그래서 민간단체, 영리 회사, 비영리 단체 아니면 개인, 관심 있는 분들은 공식적으로 저희가 지금은 연극 극단을 모으고 있고요. 4월에 페스티벌에 참여할 파트너들을 찾을 겁니다.

◇ 정관용> 그래서 그냥 연극만 올리는 곳이 아니라 여러 가지 다채로운 행사들로 함께 페스티벌을 하겠다?

◆ 이시형> 목표입니다.

◇ 정관용> 그리고 그 페스티벌을 통해서 일단 목표 7억 정도의 모금을 하겠다.

◆ 이시형> 그렇습니다. 그날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고요. 그 후로도 계속 노력을 해야 되겠죠.

◇ 정관용> 물론이죠. 꾸준히 해야 되겠죠. 물론 2014년에 시민극 연출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노숙인 밴드와 함께하시게 되겠습니다마는 지금은 조금 더 본격적으로 노숙인들을 위한 뭔가를 하자고 계속 강화되고 있잖아요. 그 이유는 뭐예요?

◆ 이시형> 우연한 계기 같습니다. 딱히 그런 건 없고요. 계속 그런 질문을 받아요, 왜 노숙인이냐고. 그런데 저는 그분들도 저희랑 똑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단순히 그냥 인연이 닿아서 저는 노숙인 분들과 이야기를 했고 그분들의 눈빛에서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보석 같은 눈빛을 봤고요. 그 눈빛을 세상에 전달해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 정관용> 그분들과 쭉 깊이 대화해 보면 물론 여러 가지 개인적 사정, 가족과의 관계 등등의 사정도 있겠으나 또 한편에서는 어디 도와주겠다는 시설이나 이런 데가 있어도 안 가게 되고 그냥 거리를 계속 찾게 되는 이유가 또 있다면서요? 그게 뭐라고 하던가요?

◆ 이시형> 일단은 그분들은 자유로움을 좋아하시고요. 관리 받는 걸 싫어합니다.

◇ 정관용> 관리받기 싫어한다?

◆ 이시형> 남들의 간섭. 사람들로 인해서 피해를 상처를 입은 분들이고 그래서 사람들과 섞여 있지 않고 싶어 해요.

◇ 정관용> 그냥 혼자서? 어떤 시설에 가도 또 누구랑 섞여야 되고 누군가의 간섭을 받아야 하니까 그걸 일체를 거부한다?

◆ 이시형> 그렇죠.

◇ 정관용> 우리 사회는 또 노숙인들에 대해서 약간의 편견도 갖고 있잖아요. 노숙인들은 왠지 우리에게 불편 내지는 피해를 줄 사람 이런 편견을 갖고 있는데 그게 전혀 아니라면서요, 대부분의 노숙인 분들은.

◆ 이시형> 전혀 아닙니다.

◇ 정관용> 그분들은 오히려 우리 사람들이 같이 있기 싫어서 그냥 혼자 계신 거라면서요?

◆ 이시형> 네. 그냥 저희를 피하고 있을 뿐이에요. 전혀 저희에게 피해를 주고 싶은 마음도 없고요. 그럴 힘도 없고요.

◇ 정관용> 그렇게 우리를 피하고 싶어 하는 분들한테 자꾸 다가가시는 이유는 뭡니까?

◆ 이시형> 실은 그 내면에 피하고 싶지 않아 하거든요.

◇ 정관용> 피하고 싶어 하는 척할 뿐이다.

◆ 이시형> 그냥 외면하는 거죠.

◇ 정관용> 외면. 속으로는 외로워하고 있다는 이건가?

◆ 이시형> 그렇죠. 엄청나게 고독하고 외롭습니다.

◇ 정관용> 가서 대화를 나누면 거기까지 털어놔요?

◆ 이시형> 네. 어떤 분들은.

◇ 정관용> 그러니까 자꾸 우리가 다가가야 되는 겁니까?

◆ 이시형> 아니요. 그렇지는 않죠. 선택하는 거죠. 저는 다가가자고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은 분들은 그렇지 않아도 되죠. 그런데 저는 의의가 있다고 봅니다. 멀리 봤을 때 저희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뿐만이 아니고요.

◇ 정관용>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 어떤 의미에서?

◆ 이시형> 일단 노숙인 없으면 깨끗해지잖아요,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그리고 이분들이 일을 하면 경제가 발전될 거고. 그러면 부가적으로 가져올 수 있는 효과가 많겠죠. 저는 장기적인 이야기일 수 있지만. 그런 계기라고 생각해요. 이분들에게 희망적인 모습을 사회에 보일 수 있다면 이분들이 일어설 수 있다면 그 누가 일어설 수 있지 않을까요? 사회에 실망하고 힘들어하는 친구들 많잖아요, 돈 있어도. 여유 있어도. 그런데 이분들도 할 수 있거든요. 제가 봤어요. 이분들 일어나요. 자기들이 봄날 밴드는 해외에 가서 봉사활동을 해요, 노숙하시던 분들이.

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해외 가서 봉사활동을 해요?

◆ 이시형> 예를 들어서 말레이시아에 가서 공연도 하고 거기에 있는 고아원에 가서 애들한테 봉사활동을 하세요, 노숙인들이. 그렇게 해서 봄날 밴드만 가는 게 아니고요. 노숙인들을 모아서 가고 싶은 사람을 뽑아서 해외에 가서 봉사활동을 해요. 국내에서도 하고요. 그분들도 하는데 우리는 왜 못하고 있죠?

◇ 정관용> 그렇죠.

◆ 이시형> 해외에 가야 되는 거 아닌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 어려운 사람들 많잖아요.

◇ 정관용> 그렇죠.

◆ 이시형> 그런데 커피 한 잔 마실 수 있는 5000원을 커피 안 마시고 아니면 커피 마시면서 쓰는 1시간을 조금 어려운 분들, 주변에 조금만 눈여겨보시면 노숙인 분들 많아요. 안 볼뿐이지.

◇ 정관용> 한 걸음만 더 가서 대화도 좀 나눠보고.

◆ 이시형> 되게 좋아하세요.

◇ 정관용> 좋아하세요?

◆ 이시형> 정말 좋아하세요.

◇ 정관용> 그분들이 자립을 위해 판매하는 빅이슈 같은 것도 사주고.


◆ 이시형> 그렇죠. 그러면 너무 좋죠.

◇ 정관용> 결국은 노숙인을 통해서 이시형 대표는 우리 사회에 연대 그리고 재기 또 새로운 도전, 희망 이런 게 있다는 게 보여주고 싶은 거군요.

◆ 이시형> 맞습니다. 그겁니다. 노숙인은 저희와 같은 사람이고요. 저희는 우리에게 관심 있습니다. 사람에게 관심 있습니다. 그분들도 똑같은 사람이고 그래서 하는 겁니다.

◇ 정관용> 똑같은 사람, 가장 힘들어하는 사람, 그분들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 이시형> 계기를 마련하는 거죠.

◇ 정관용> 함께하는 분들이 아까 세 단체 함께한다고 그러셨는데 지금 준비하고 뭐하는 과정에서는 누구도 후원해 주는 사람 없잖아요.

◆ 이시형> 없죠.

◇ 정관용> 다 자기 비용 쓰고 하는 겁니까?

◆ 이시형> 네.

◇ 정관용> 대단한 일 하시네요.

◆ 이시형> 아닙니다.

◇ 정관용> 다 자기 돈 써서라도 우리 사회에 희망이 있다는 걸 이번 기회로 만들어 보여주자 그 말씀이네요.

◆ 이시형> 맞습니다.

◇ 정관용> 극단 이름은 정했습니까?

◆ 이시형> 거리 연극단.

◇ 정관용> 거리 연극단. 그리고 페스티벌의 이름은요?

◆ 이시형> 하우스파티.

◇ 정관용> 하우스파티? 곧 창단되겠죠? 하우스파티 잘 준비해서 성공리에 저희들 앞에 모습 보여주기를 기대하면서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 이시형> 감사합니다.

◇ 정관용> 고맙습니다. 비영리 예술단체 에이 가십의 이시형 대표를 함께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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