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경의선· 동해선 철도는 110년된 교량을 그대로 사용하는 등 노후화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29일 이런 내용이 담긴 남북도로공동조사단의 '2018년 경의선(개성∼평양) 현지조사 보고서'와 '경의선·동해선 철도 북측구간 남북공동조사 결과'를 국회에 보고했다.
남북도로공동조사단이 개성∼평양 간 고속도로 161㎞ 구간의 절토부 103곳과 교량 90개, 터널 18개, 진·출입시설 18곳 등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절토부 주변은 암반의 표면이 불규칙하고 풍화 작용까지 겹쳐 대형사고의 우려가 큰 것으로 평가됐다.
조사 대상 교량 90개는 표면에 전반적으로 균열이 발생하는 등 상태가 심각했고, 시공불량으로 철근이 노출된 거더(건설 구조물을 받치는 보)가 다수 확인됐다.
터널은 방수시설을 설치하지 않았고 내부 배수관은 누수가 발생했으며, 균열 등 노후화 정도가 심각했다. 또 야간에만 사용하는 조명시설은 낡거나 파손됐다.
진·출입시설은 기준에 못 미치거나 연결도로의 폭이 지나치게 좁아 사고의 위험이 컸으며 딱 한 곳뿐인 휴게소는 휴게공간이 없었다.
공동조사는 지난해 8월 13∼20일 남측 통일부 조성묘 단장 등 28명과 북측 국토환경보호성 김기철 단장 등 28명이 참여한 가운데 실시됐다.
이와함께 지난해 11월 30일부터 12월 17일까지 진행된 경의선·동해선 철도 북측 구간 남북공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북한의 철도는 110년된 교량을 사용하는 등 노후화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에 제출된 보고서는 "경의선, 동해선 모두 시설, 시스템 분야 전반의 노후화가 심각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경의선의 경우 70∼110년, 동해선의 경우 60∼100년 된 교량을 그대로 사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교량 하부구조에서 상당수 균열, 파손이 관찰되고 부식이나 총격에 의한 손상이 발견됐다.
전반적인 운행 속도는 시속 30∼50㎞ 수준이었고 특히 경의선 개성∼사리원 구간은 시속 10∼20㎞에 그쳤다.
터널의 경우 내부 콘크리트가 떨어져 내려 누수가 심했고 궤도 시설도 레일과 침목 등의 마모, 파손이 상당히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노반은 경사면 유실로 낙석이나 산사태 우려가 있었고 신호나 통신도 기계식, 수동식 운영으로 안전 확보가 어려운 것으로 평가됐다.
조사단은 "터널, 교량 등 구조물에 대해서는 구조 안전성 평가를 위해 전문장비, 전문가를 통한 정밀 안전진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신호·통신·건축·전력 부분에 대해서는 보완조사 및 송·변전시설, 차량생산기지, 차량기지, 궤도·침목·자갈 생산설비 등의 현황 파악을 위한 추가 현지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통일부 관계자는 "추가 정밀조사 계획은 세워져 있지 않다"며 "정밀조사를 통해 앞으로 어떻게 현대화할지를 구체적으로 얘기해야 한다고 저희가 계속 북측에 요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