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또 사유화 소용돌이…"박정훈 사장 OUT"

태영그룹, 소유·경영 분리 파기 움직임에 SBS 노조 집결
노조 측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 SBS 경영권 장악 시도"
사측 "사측 입장 따로 없어…조직 개편 결과 나올 것"

지난 28일 SBS 이사회 저지 투쟁에 나선 언론노동조합 SBS본부. (사진=언론노동조합 SBS본부 제공)
SBS 노·사·대주주 합의와 소유·경영 분리 원칙이 다시금 흔들리면서 노사 갈등이 깊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SBS본부(이하 SBS본부)는 28일 SBS 이사회가 열리는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이사회 저지 투쟁을 벌였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조직 개편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SBS본부 측은 이번 조직 개편으로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에게 SBS를 직할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태영그룹은 SBS 지주사인 SBS미디어홀딩스의 대주주로 지금까지 여러 차례 SBS를 두고 사유화 논란을 빚어왔다.

지난달 20일 노·사·대주주는 SBS를 중심으로 콘텐츠 생산 유통 체계 완비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합의를 체결했다. 합의 이행의 첫 조치로 SBS는 SBS미디어홀딩스가 소유한 SBS콘텐츠허브 주식을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했다. 그런데 지난달 25일 태영그룹 차기 회장으로 윤석민 회장이 취임하면서 방송 독립을 위한 'SBS 경영 불개입'이라는 당초 약속을 깨고 경영권 장악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기존 SBS 이사회 의장인 박정훈 SBS 사장의 권한을 대폭 축소, 이사회 의장 교체를 시도했고, SBS콘텐츠허브 등 SBS 핵심 자회사 이사회를 태영그룹 의도대로 구성해 소유·경영 분리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했다는 것이다.

SBS본부 윤창현 본부장은 29일 CBS노컷뉴스에 "이번 이사회는 소유와 경영 분리 원칙이 세워진 2005년 이후의 조직 결정을 전부 무너뜨리고, 대국민 약속을 깬 것"이라며 "더욱이 사원들의 임명 동의를 받고 경영 독립성과 방송 자율성을 지키겠다고 약속한 SBS 경영진이 야합해 SBS를 건설 자본의 장난감으로 만들겠다는 시도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SBS본부가 지난해 윤세영 전 회장의 SBS 명예회장 추대에 합의한 것도 대주주에 대한 예우와 '소유와 경영 분리' 보장 아래 이뤄진 결정이었다.

윤 본부장은 "태영그룹이 SBS에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하며 사회적, 국민적 신뢰를 떨어뜨린 책임이 있는데 그래도 대주주이기 때문에 예우하고 정말 이제 힘을 모아서 잘해보자는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걸 다했다. 그런데 거기다 대고 구성원들의 뒤통수를 친 것이라 더 이상 대화할 여지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28일 집회에 이어 SBS본부는 박정훈 SBS 사장 체제를 거부하며 근본적인 차원의 강력한 투쟁을 이어갈 예정이다.

윤 본부장은 "단순히 원상복구 차원이 아니라 더 근본적인 방법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 저쪽이 선을 넘었기 때문에 우리 역시 사장 교체를 넘어 할 수 있는 걸 다할 거다. 노조는 더 이상 박정훈을 SBS 사장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윤석민 회장의 개입 또한 인정할 수 없다. 박정훈 사장 체제를 거부한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노조의 이 같은 강력한 반발에 사측은 '묵묵부답'을 지키고 있다.

SBS 관계자는 같은 날 CBS노컷뉴스에 "노조의 입장은 노조의 입장이고, 사측 입장은 아직 나온 게 없어 드릴 말씀이 없다. 조직 개편이 안건으로 올라왔던 이사회 결과는 오늘(29일) 오후 중으로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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