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후원금' 한어총 회장, 공금 횡령 추가 입건

예산 개인 소송에 쓰고 활동비 계좌로 송금 정황도
경찰, 김용희 회장 소환 등 수사 속도…"신속하게 마무리"

경찰이 13일 오전 국회의원들에 불법 정치후원금을 건넨 의혹을 받는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김용희 연합회장은 지난 2013년 국공립분과위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어린이집 원장에게 4700만원을 걷어 이중 일부를 정치인들에게 불법으로 후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은 이날 서울 마포구 한국어린이집총연합 사무실 모습.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국회의원들에게 수천만원대 불법 후원금을 낸 혐의로 수사를 받는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한어총) 김용희 회장이 횡령 혐의로 경찰에 추가 입건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최근 김 회장에 대한 횡령 혐의 고발장을 접수하고 수사를 시작했다고 1일 밝혔다.

고발장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해 한어총 회장으로 근무하면서 예산 3600여만원을 부당하게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김 회장이 활동비 일부를 개인 계좌로 이체하고, 개인 소송비용과 변호비 수임료 등을 공공 예산으로 사용했다는 주장도 고발장에 담겼다.

이런 정황은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2018년도 한어총 감사 보고서'에서도 드러난다.

지난달 감사를 진행한 한어총 감사는 보고서로 밝힌 소견서에서 "예산의 부적절한 사용은 업무상 횡령죄에 의해 처벌 받을 수 있다"며 "부적절하게 취득한 예산을 모두 환수조치 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어총 관계자는 "감사 결과가 그렇게 나온 사실은 맞지만 신뢰할 수 있는 감사인지 검증이 필요하다"며 "김용희 회장은 횡령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김 회장을 믿고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대한 신속히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기존에 진행하던 정치자금법 수사와는 별도로 배당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 2013년 국공립분과위원장으로 활동하던 당시 지역 분과 위원들에게 공문을 보내 기부금 4570만원을 걷고, 국회의원 5명에게 이를 나눠 후원금으로 전달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후원금을 받은 의원들이 19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으로 알려져, 김 회장이 정치 후원금을 건넨 대가로 불리한 입법을 막으려 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해 11월 한어총을 압수수색한 경찰은 최근김 회장을 연달아 소환해 조사했다.

한어총은 지난달 이사회를 열어 김 회장의 직무정지 안건을 논의했지만 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