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8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의 완벽투를 뽐냈다.
류현진은 팀이 12-5 대승을 거두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유일한 실점은 6회 애덤 존스에게 허용한 좌월 솔로 홈런이다. 이 홈런을 내주기 전까지 13타자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는 위력투를 뽐냈다.
경기를 마친 류현진은 "오늘 컨디션이 매우 좋았다. 무엇보다 타자들이 초반부터 시원하게 점수를 지원해줘서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며 빠르게 타자들과 상대하다 보니 범타도 많이 나오고 삼진도 많이 잡았다"고 밝혔다.
클레이튼 커쇼와 리치 힐의 부상으로 개막전 선발이라는 중책을 맡은 류현진. 그의 투구에는 압박감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류현진은 "부담감은 없었다. 캠프를 시작하고 몸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내 몸을 믿고 던진다는 생각으로 나갔다"면서 "강하게 해서 초반에만 실점 없이 막자고 임했는데 그게 좋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제구도 잘됐다. 류현진은 "오늘은 제구 포함해서 다 괜찮았다. 카운트가 불리하게 몰리는 적이 많았는데 내가 가장 싫어하는 볼넷을 안준 게 좋았다. 자신감 있게 던진 덕분이다. 커터 구종이 잘됐다"고 설명했다.
완벽에 가까웠지만 아쉬움도 있다. 홈런으로 실점 이후 곧바로 또다시 장타를 허용한 점이다.
류현진은 "초구 카운트 잡으러 들어가는 공이었는데 약간 실투였다. 타자가 놓치지 않고 잘 쳤다"라며 "두 번 연속 맞은 건 오늘 가장 안 좋았던 부분이다. 강하게 가다 보니까 상대도 노리고 들어온 것 같다. 그런 부분은 계속 공부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진은 이날 승리로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길을 걷게 됐다. 박찬호는 LA 다저스 소속이던 지난 2001년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개막전 선발 투수로 등판해 7이닝 5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를 챙겼다. 류현진은 박찬호 이래 18년 만의 한국인 개막전 승리 투수가 됐다.
"(박찬호 선배와 비교는) 전혀 신경 안 썼다"고 말한 류현진은 "오늘 잘 마쳤기 때문에 다음 게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