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본색' 개막전부터 증명된 류현진의 가치와 자신감

류현진, 메이저리그 개막전서 6이닝 1실점 호투
애리조나 압도…박찬호 이어 18년만에 한국인 개막전 승리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사진=노컷뉴스DB)

■ 방송 : CBS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코너 : CBS 체육부의 <쓰담쓰담>

◇ 임미현 > 매주 금요일에는 스포츠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스담쓰담 코너가 진행됩니다. 체육부 박세운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박 기자.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 임미현 > 오늘은 어떤 주제인가요?

네. 코리언 몬스터 류현진 선수가 오늘 LA 다저스의 개막전 선발투수로 등판했습니다. 우리 시간으로 새벽 5시10분에 시작한 애리조나와의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류현진의 개막전 등판 소식 준비했습니다.

◇ 3주 전 스담쓰담 코너에서 류현진 선수가 개막전에 등판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잖아요. 결국 기회를 잡았네요. 오늘 등판은 어땠습니까?

한 마디로 완벽에 가까웠습니다. 류현진은 시범경기에서의 호투가 우연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하며 애리조나 타선을 압도했습니다.

류현진은 오늘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습니다. 안타 4개를 내줬고 그 중 1개는 홈런이었습니다. 구위가 상당히 좋았습니다. 무려 8개의 탈삼진을 기록했습니다. 제구도 완벽했습니다. 볼넷을 1개도 내주지 않았습니다.

◇ 굉장히 잘 던졌네요.

그렇습니다. 류현진은 5회까지 애리조나 타선을 무득점으로 묶었습니다. 6회에 애덤 존스에게 허용한 솔로홈런이 유일한 실점이었습니다. 이전까지는 류현진에게 특별한 위기 상황조차 없었습니다.

다저스에는 클레이튼 커쇼와 워커 뷸러라는 강력한 1,2선발이 있습니다. 그들의 시즌 준비가 늦어지면서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가장 컨디션이 좋은 류현진을 개막전 선발로 낙점하지 않았습니까? 그 기대를 100% 충족시켰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개막전 승리투수를 기대해볼 수 있을까요?

투수가 아무리 잘 던져도 타선의 도움이 없이는 승리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오늘 다저스 타자들도 완벽에 가까웠습니다. 류현진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 홈런 4방을 터뜨리며 확실한 득점 지원을 펼쳤습니다.

다저스는 4회까지 7점을 뽑아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습니다. 오늘 애리조나의 선발은 과거 다저스에서 류현진과 한솥밥을 먹었던 잭 그레인키였습니다. 3과 3분의 2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습니다. 류현진이 선발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습니다.

류현진은 팀이 7대1로 앞선 6회말 공격 때 대타로 교체되면서 경기를 마쳤습니다. 다저스는 6회말 2점을 추가했구요. 다저스 불펜이 완전히 무너지지만 않는다면 개막전 승리가 유력한 상황입니다.

◇ 예전에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승리를 달성한 우리나라 선수가 있었죠?


그렇습니다. 바로 박찬호입니다. 코리언 특급으로 불렸던 박찬호는 2001년 다저스에서, 2002년에는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개막전 선발투수로 등판한 적이 있습니다.

2001년에는 밀워키를 상대로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쳐 개막전 승리투수가 됐습니다. 그러나 2002년 오클랜드와의 개막전에서는 5이닝 6실점으로 패전을 안았습니다.

우리나라 선수로는 박찬호에 이어 개막전에 등판한 류현진이 만약 승리투수가 된다면 이는 18년만의 대기록입니다.

(LA 다저스가 애리조나에 12대5로 승리하면서 류현진은 개막전 승리를 달성했다. 한국 선수로는 박찬호에 이어 18년 만에 개막전 승리투수가 됐다)

◇ 투수에게는 타선의 지원이 중요할텐데 오늘은 마운드와 타격이 조화를 이뤘군요

네 그렇습니다. 다저스는 1회말 맥스 먼시의 내야땅볼로 선취점을 뽑았습니다. 작 피더슨은 2회말 솔로홈런을 쳤구요. 4회말에는 홈런 쇼가 펼쳐졌습니다. 키케 에르난데스와 오스틴 반스의 연속타자 홈런 그리고 코리 시거의 솔로홈런이 터지면서 대거 4점을 보탰습니다.

다저스의 시즌 첫 홈런을 기록했던 피더슨은 6회말 투런포를 쏘아올려 팀 타선을 이끌었습니다.

◇ 류현진의 투구 내용도 궁금한데요.

류현진은 1회부터 아주 강하게 공을 뿌렸습니다. 특히 선두타자 애덤 존스와의 승부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류현진은 포심과 커터 등 직구 계열의 공 8개로 정면 승부를 펼쳐 헛스윙 삼진을 잡았습니다.

다음 타자 에스코바에게 내야안타를 맞았지만 다음 두 타자를 연거푸 삼진으로 돌려세웠습니다. 1회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했습니다. 일부 관중들은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류현진에게 기립박수를 건넸습니다.

◇ 출발이 굉장히 좋았네요. 투수에게는 첫 이닝을 어떻게 마무리하느냐가 중요하잖아요?

그렇습니다. 류현진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기간에 쌓은 자신감을 토대로 초반부터 전력 투구를 했습니다. 1회를 마치고 상대가 내 공을 못 친다는 생각에 자신감이 더 커졌을 겁니다.

류현진은 2회부터 4회까지 애리조나 타선을 연거푸 삼자범퇴로 처리했습니다. 5회초에는 2사 후에 닉 아메드에게 2루타를 맞았습니다. 다음 타자 머피를 포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하고 가볍게 위기를 넘겼습니다. 6회초에는 존스에게 솔로포를 허용했지만 그때까지도 구위는 여전했습니다.

◇ 오늘 류현진의 호투가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직구에 대한 자신감을 완전히 되찾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류현진은 어깨 부상에서 복귀한 후 직구 구속이 예전보다 떨어져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류현진은 1회부터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직구를 힘차게 뿌렸습니다. 투수는 오래 던지면 던질수록 힘이 떨어지는데 류현진은 5회에 오늘 경기 가장 빠른 공을 던졌습니다. 시속 150km가 넘는 포심패스트볼을 여러차례 던졌습니다.

컷패스트볼의 위력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커터라고 불리는 이 공은 홈플레이트 앞에서 오른손타자 방향으로 꺾여 들어가는 직구 계열의 구종입니다. 애리조나는 오늘 류현진을 대비해 우타자 8명을 배치했습니다. 류현진은 오른손타자를 상대할 때 커터를 결정구로 활용해 재미를 톡톡히 봤습니다.

◇ 두 번째 이유는 무엇인가요?

바로 제구력입니다. 류현진은 시범경기동안 볼넷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실전에 접어든 오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류현진이 볼넷으로 내보낸 애리조나 타자는 단 1명도 없었습니다.

오늘 미국 현지 중계방송에서는 류현진의 제구력을 두고 '핀-포인트'라는 표현을 여러 차례 썼습니다. 자로 잰 듯한 정교한 공을 던졌다는 뜻입니다. 투수는 볼넷으로 무너지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류현진은 달랐습니다. 구위를 믿는 자신감이 돋보였고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찌르는 제구력 역시 눈부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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