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 회장 퇴진…금호산업·금호고속 여파 촉각

퇴진 밝힌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의 금융시장 조기 신뢰 회복을 위해 KDB 산업은행에 협조를 요청하며 퇴진을 결정함에 따라 광주 전남에 기반을 둔 금호산업 및 금호고속에 어떤 영향을 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2018년 감사보고서 관련 금융시장 혼란 초래에 대해 그룹의 수장으로서 책임을 지고 그룹 회장직 및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등 2개 계열사의 대표 이사직과 등기 이사직을 내려놓는다고 28일 밝혔다.


박 회장이 그룹 회장에서 물러나기 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난 것은 아시아나항공의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한 진정성을 설명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주주는 어떤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아시아나항공의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계획이며, 당분간 이원태 부회장을 중심으로 그룹 비상 경영위원회 체제를 운영해 그룹의 경영 공백이 없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박 회장이 대주주로서 그동안 불러일으켰던 혼란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차원에서 회장직 사퇴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터미널사업부가 광주에 있는 금호고속 직원들은 그룹 오너의 퇴진 및 비상경영체제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그룹 회장이 책임지고 물러남에 따라 금융권의 만기 연장을 통해 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해소되길 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금호아시아나는 당장 4월에 갚아야 할 600억 대의 회사채를 비롯해 올해 안에 돌아오는 1000억 대의 단기 자금을 갚아야 한다.

여기에 항공기 리스 차입금 등을 고려하면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돈이 1조 3200억원에 달한다.

그룹 오너의 퇴진 소식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모기업인 금호산업 주가도 점차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2일 금호아시아나의 감사보고서 "한정" 판정으로 주식 거래가 22일과 25일 이틀 정지된 후 '적정'으로 감사보고서가 수정되면서 26일부터 거래가 재개됐지만 주가가 21일보다 25.9%나 폭락했다.

그러다가 27일 9710원으로 6%대 상승에 이어 회장 퇴진 소식이 전해진 28일 주식시장 마감 때는 주가가 9510원으로 하루 전보다 2% 가량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회장 퇴진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올해 추진했던 금호고속의 주식 상장에는 적잖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호산업 및 금호고속 측은 박 회장은 총괄 회장이고 계열사마다 등기이사가 있어 회장 퇴진에 따른 경영 공백은 거의 없으며 조만간 명망 있는 외부인사가 회장으로 영입되면 업무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고속 관계자는 "그룹 오너 퇴진 결정에도 직원들은 큰 동요없이 평소대로 업무를 하고 있으며 회장이 모든 책임을 지고 퇴진 결정을 한 만큼 금융권의 만기 연장 등을 통해 금호아시아나의 유동성 위기가 해소돼 조속히 경영이 정상화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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