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강릉분원, 혈액암 세포만 죽이는 '유전자 치료기술' 개발

세계 최초로 개발…난치성 혈액암 환자에 '희망'

혈액암 표적화 나노구조체의 구조(좌) 및 혈액암 치료과정(우) 모식도.(사진=KIST 강릉분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혈액암 세포만을 골라 죽이는 핵심 유전자 치료기술 개발에 성공하면서, 전 세계 희귀 혈액암 환자들을 치료하는 신기술로 각광을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강릉분원 천연물연구소 최기영 박사팀과 미국 MIT 암센터의 Paula Hammond 교수팀은 혈액암 세포의 성장과 사멸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알려진 BCL2 (B-cell lymphoma 2) 유전자에 주목했다.

이 유전자가 다양한 혈액암 세포의 사멸을 억제하고 항암제에 대한 내성을 유발하여 혈액암 치료를 어렵게 만든다고 밝혀졌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BCL2 유전자를 제어하기 위하해 RNA간섭이라는 유전자 치료기술을 시도했다. 하지만 혈액암 세포는 다른 고형암 세포와는 달리 혈류를 따라 지속적으로 순환하는 동시에 전이성 고형암을 만들기 때문에 기존 기술로는 혈액암 세포 내부로 유전자 치료제를 전달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연구팀은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기위해 혈액암 세포를 찾아가 세포 내부로 유전자 치료제를 전달할 수 있는 혈액암 표적화 유전자 나노복합체를 개발했다. 이어 이를 이용해 혈액암 세포 내 BCL2 유전자의 발현을 제어함으로써 혈액암 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데 성공했다.

최근 학계에서는 유전자 치료가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자뿐만 아니라 정상 유전자들의 발현까지도 억제하는 오프-타겟효과(off-target effect, 비표적 유전자 제어효과)를 보이기 때문에 이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유전자 나노복합체의 혈액암 치료효과.(사진=KIST 강릉분원 제공)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각기 다른 염기서열을 가지면서 동시에 BCL2의 발현을 억제할 수 있는 40여 종의 유전자치료제로 구성된 유전자 칵테일을 나노복합체에 탑재해 유전자 치료제의 오프-타겟효과를 최소화하고 치료효과를 극대화했다.

특히 혈액암종 가운데 대표적인 암종인 비호치킨 림프종과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세포에 유전자 나노복합체를 처리한 후 효과적인 BCL2 발현 억제 및 세포사멸 효과를 확인했다 또한 호치킨 림프종 동물모델에 유전자 나노복합체를 주사하였을 때 림프종 세포의 증식이 현저하게 억제됨을 확인하였다.

연구진은 "독성이 심하고 쉽게 내성이 생기는 항암요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혈액암 치료법으로써 유전자치료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이공분야 기초연구사업(교육부 소관사업)의 지원으로 연구를 수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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