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이배 "조양호, 끝까지 경영하겠다? 재벌 총수들 왜이러나"

20년 재벌개혁 참여..표결 과정은 아쉬워
가족경영, 기업 가치 하락에 주주 손실까지
경영권 상실? 이사 퇴출일 뿐 지배권 여전
사회적 압박, 법적 조치 통해 경영 막아야
"작은 성공..존중받는 재벌총수들 나오길"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15~19:55)
■ 방송일 : 2019년 3월 27일 (수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주주 대리인)


◇ 정관용> 대한항공 대표이사였던 조양호 회장 오늘 주주총회에서 이사 연임 부결됐습니다. 재벌총수가 이사 연임 부결된 첫 사례예요.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요. 오늘 주주총회에 주주대리인으로 직접 참석하신 바른미래당의 채이배 의원을 연결합니다. 채 의원 안녕하세요.

◆ 채이배>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주주대리인으로 참석하셨다는 게 무슨 말이죠?

◆ 채이배> 제가 주식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다른 주주한테 의결권을 위임받아서 참석을 했고요. 저는 전에 정무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이어서 다른 회사들의 주식을 가지고 있으면 이해상충이 되기 때문에 대한항공 주식은 아니었지만 아무튼 있던 주식들은 다 매각을 한 바가 있었습니다.

◇ 정관용> 일부러 그러니까 오늘 참석하신 거네요.

◆ 채이배> 네.

◇ 정관용> 왜 참석하셨어요?

◆ 채이배> 제가 이제 한 20년 가까이 재벌개혁 운동을 해왔는데요. 그전에 꾸준히 주주총회에 가서 재벌 총수들의 문제점을 지적을 하고 개선을 하라고 이렇게 주장을 해 왔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정책적인 부분들은 또 법률로 저희가 제안을 해서 개선을 하도록 했고요. 그래서 그런 연장선상에서 꾸준히 그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에 대해서 봐왔습니다.

◇ 정관용> 오늘 위임받은 의결권을 조양호 회장 연임 안 된다 여기에 던지셨겠네요?

◆ 채이배> 맞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승리하신 셈이네요. 그렇죠?

◆ 채이배> 그렇게 봐야죠.

◇ 정관용> 오늘 현장 분위기가 어땠습니까?

◆ 채이배> 제가 처음에 조양호 회장에 대해서 문제점을 좀 지적을 했습니다. 2016년에 국감장에 조양호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을 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때 제가 한진해운이 그때 막 부실화돼서 되게 안 좋은 상황인데 회사가 지원을 많이 했었고 또 일감 몰아주기나 그런 사익편취 행위 그리고 조양호 회장이 연간 50억이 넘는 연봉을 여러 회사로부터 받는 문제 등등을 제가 제기를 했었는데요. 이 문제에 대해서 다시 지적을 하면서 이런 것들 개선하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됐냐라고 물어보자 의견을 달리하는 주주분들이 저한테 고성을 지르고 발언을 방해했고 제가 주총을 진행하는 의장에게 이거를 발언권을 보장해 달라 했더니 오히려 저한테 발언을 너무 길게 한다고 그만하라고 제재를 해서 소란이 좀 있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표결 결과가 딱 공개되니까 어떤 분위기가 됐나요?

◆ 채이배> 굉장히 아쉬운 건데요. 가장 이목이 된 게 조양호 이사 재선임 표결을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표결을 하지 않았습니다. 매우 저도 황당했는데.

◇ 정관용> 그러면 어떻게 했어요?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가운데)이 27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빌딩에서 열린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공개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채이배> 회사가 이제 주주총회 현장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위임장을 받아온 분들의 숫자를 다 합해 보니 이게 부결이 될 숫자다. 그리고 현장에 출석한 사람들의 주식 수를 합쳐서 다 찬성으로 해도 이거는 부결이다라고 판단을 하고 아예 현장에서 표결조차도 걷히지도 않고 그냥 선언을 해 버렸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결과가 바뀌지 않더라도 절차는 절차가 있는 것인데 막무가내 진행이었고 좀 이런 부분이 굉장히 진행면에서도 굉장히 후진적인 그런 경영 형태를 보여준 것 아닌가 싶습니다.

◇ 정관용> 사내이사 연임이 과반이 아니라 3분의 2. 66% 이상이어야 한다면서요? 이게 모든 회사가 다 그런가요?

◆ 채이배> 아니요. 일반적으로는 출석 주식 수의 과반수면 되는데요. 대한항공은 다르게 3분의 2 이상이 되도록 이렇게 정관에 규정을 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이 스스로 이 의결 요건을 굉장히 높게 설정을 해놓은 것인데. 제가 이것도 언제부터 이랬을까 하고 찾아봤는데 공시되는 사업 보고서가 99년부터거든요. 그런데 99년도도 3분의 2였더라고요. 그러니까 훨씬 그전부터 그렇게 스스로 대한항공이 의결 요건을 높여놓은 것으로 보여요. 그래서 왜 그랬는지는 저도 알 수는 없지만 아마도 제가 추정컨대 지배주주 외에 소주주가 제안하는 이사 후보가 나오면 선임을 어렵게 하려고 높여놨던 것 아닌가. 그런데 결국 그게 거꾸로 조양호 회장의 재선임을 이번에 못 하게 하는 스스로 발목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 정관용> 그렇게 되네요. 어쨌든 재벌 총수로서 연임 부결된 첫 번째 사례 아니겠습니까?

◆ 채이배> 네, 맞습니다.

◇ 정관용> 오늘 이 사례의 어떤 의미랄까 뭐라고 규정하시겠어요?

◆ 채이배> 이번에 이렇게 됐던 가장 큰 이유가 이제 국민연금이 반대 표결을 하면서 다른 기관 투자자들 역시 반대 의견을 많이 내준 거거든요. 그런데 그게 수탁자 책임 지침이라고 해서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된 효과입니다. 그래서 이제 아무래도 회사의 주인인 주주가 유권자죠, 우리 국가로 따진다면. 그 유권자가 직접 나서서 이렇게 불법행위를 한 경영진을 이사회에서 퇴출시켰고 이럼으로써 결국은 회사가 나아지는 모습을 가져간다면 이번 기회에 재벌개혁이나 경제민주화의 어떤 실천적인 모습으로 새로운 장을 열었다 하겠습니다.

◇ 정관용> 이와 같은 불법행위가 결과적으로는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런 거죠?

◆ 채이배> 그렇죠. 조양호 회장에 대해서 제가 아까 전에 16년도에 국감에 불러서 이렇게 문제 지적했던 것 중에 하나가 한진해운에 대해서 그때 차입이나 대출이나 자본출자 등의 지원을 했는데요. 그때 자금 지원으로 지금 손실을 본 게 한 8000억 원이 넘습니다. 그러니까 무리한 가족경영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됐다고 보여지고 지금 대한항공의 시가총액이 3조 원을 조금 넘는데 8000억의 손실이라면 한 25% 넘는 금액의 손실이거든요. 이건 기업가치를 그만큼 떨어뜨리고 결국 주주에게 손실을 준다라고 하겠습니다.

◇ 정관용> 게다가 지금 횡령이니 뭐니 여러 건으로 지금 조사받고 그렇지 않습니까?

◆ 채이배> 네, 맞습니다. 2016년에 지적하고 나서도 하나도 나아진 게 없다라고 저는 생각을 하는 게 계속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해서 사익편취 행위를 하고 있고 또 특히나 이번에 여러 가지 불법적인 행위들이 더 나왔잖아요. 그러니까 밀수를 하는데 회사의 그런 것을 이용했고 관세를 회사 돈으로 내게 했다는 등의 그런 불법적인 사실들이 나옴으로써 결국 회사의 평판을 떨어뜨리고 기업가치를 떨어뜨리는 데 오히려 계속하고 있었다라는 문제점이죠.

◇ 정관용> 그런 것들을 진작에 개선했더라도 지금 대한항공 주가는 지금보다도 훨씬 높아져 있을 거다, 이렇게 보세요?

◆ 채이배> 그럼요. 8000억 원의 손실이 없었고 그러면 재무구조도 훨씬 좋았고 또 우리가 흔히 이런 부정적인 모습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라고 불러지는 요소인데 이런 것들이 사라진다면 그만큼 시장에서 기업에 대한 가치를 더 높여서 인정을 해 주거든요. 그래서 이런 이번의 노력들이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거라고 봅니다.

◇ 정관용> 당장 오늘 대한항공 주가는 2.47%가 올랐더라고요.

◆ 채이배> 저도 나중에 보니까 이사회에서. 그러니까 조양호 회장 이사 부결이 되니까 주가가 굉장히 크게 그때 흔들리더라고요.

◇ 정관용> 급등했다가 좀 떨어진 게 이렇게 된 것 같아요.


◆ 채이배>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나저나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거는 그런 이사 연임이 부결됐어요. 대표이사는 이제 없는 거죠?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장을 맡은 우기홍 대표이사가 참석하고 있다. (사진=이한형기자)

◆ 채이배> 아닙니다. 지금 대한항공의 대표이사가 3명입니다. 조양호 그리고 조양호 회장의 아들인 조원태 그다음에 우기홍 대표이사 3명이 있는데 조양호 회장이 등기이사가 되지 못했기 때문에 조원태, 우기홍 2명의 대표이사가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회사를 경영하는 데 조양호 회장이 없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될 것이다라는 것은 억측이고요. 오히려 이런 불법경영진들이 회사의 경영을 안 맡아야 오히려 더 바람직하다라는 걸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당장 조양호 회장이 대표이사 박탈돼서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는 건 아니라고 하셨지만 아들이 여전히 대표이사고 하면 회사 경영이 똑같아지면 어떻게 합니까? 그거는 어떻게 막을 수 있나요?

◆ 채이배> 그래서 제가 오늘 많은 언론들이 경영권 박탈이다, 경영권 상실이다라는 그런 표현을 썼는데요. 이걸 경영권을 잃었다고 볼 수는 없고요. 단지 주주들로부터 이사에서 퇴출당한 것이죠. 여전히 조양호 회장은 한진그룹의 그리고 대한항공의 지배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배주주로서 진짜 좋은 후보자를 추천한다면 주주들이 반대할 이유가 없고요. 꼭 자신처럼 문제가 되는 사람만 추천하지 않는다면 좋은 후보자가 얼마든지 경영을 맡을 수 있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추가로 이사를 선임해야 되는 겁니까?

◆ 채이배> 그렇지는 않습니다.

◇ 정관용> 그건 아니에요?

◆ 채이배> 이사는 법적으로 가져야 될 만큼의 충분한 숫자는 가지고 있기 때문에요. 다시 뽑을 이유는 없습니다.

◇ 정관용> 반드시 뽑을 이유는 없으나 채이배 의원의 바람이라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말 이 공정한 경영을 할 수 있는 전문경영인을 좀 세워라 이 말씀인 거잖아요.

◆ 채이배> 그런 게 제 희망인데요. 오늘 아쉽게도 주총 끝나자마자 대한항공에서 조양호 회장이 미등기 회장으로서 계속 경영을 할 거라고 발표를 했습니다. 주주들로부터 선택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그렇게 경영을 맡겠다라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굉장히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재벌 총수는 과연 사망을 하는 경우 또는 감옥을 가는 경우 이런 경우에만 경영에서 물러나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조양호 회장이 경영에서 꼭 물러날 수 있도록 계속적인 운동이나 이렇게 좀 사회적인 압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계속 운동과 사회적 압박을 하시겠다고는 하셨습니다마는 오늘 이와 같은 일이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벌어진 일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미등기 이사로 그냥 경영을 계속 한다라고 한다면 속수무책이네요. 솔직히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 채이배> 결국 이제 주주들의 힘으로서 불가능하다면 결국 여러 가지 법적 조치들이 필요할 것이고요. 지금 형사재판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또 어떤 결과에 따르냐에 따라서 경영을 계속 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할 것이고 그런 부분들에 있어서 주주들이 나선다면 회사의 손실액에 대해서 손해배상 청구를 하는 주주대표 소송 등 여러 가지 또 법률적 절차 그다음에 회사의 경영진에서 위법행위 유지청구권이라고 해서 일을 못하게 하는 행위들 그런 법적 조치들 이런 것들까지 할 수 있어야 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시작은 했는데 성공하지는 못한 것 같네요, 지금까지로 봐서는.

◆ 채이배> 그러니까 지금 일단 말씀하신 것처럼 작은 성공입니다. 첫발을 디딘 것이고요. 그런데 이게 한진그룹의 조양호 회장의 특수성이 있기도 할 거라고 생각하고요. 이걸 계기로 다른 재벌총수들은 좀 더 앞으로 주주들과 좀 더 소통하고 회사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더 노력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서 좀 존중받는 그런 재벌총수들이 됐으면 합니다.

◇ 정관용> 게다가 지금 채이배 의원 발의해 놓은 상법개정안, 이른바 재벌개혁법안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것도 빨리 좀 국회에서 통과하고 그래야 되겠죠.

◆ 채이배> 그렇습니다.

◇ 정관용>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채이배> 감사합니다.

◇ 정관용>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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