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김학의 동영상' CD를 보고, 차관 임명에 앞서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도 그 존재를 알려줬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사실무근'이라며 박 후보자의 주장을 일축했다.
박 후보자는 2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 전 차관이 임명되기 며칠 전 제보받은 동영상 CD를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꺼내 보이고, '내가 동영상을 봤는데 몹시 심각해서 이분이 차관으로 임명되면 일이 커진다'고 말한 적 있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이용주 의원이 박 후보자에게 "김 전 차관이 임명될 당시 (박 후보자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었는데, 일을 제대로 못했다"며 "수사가 잘 됐는지, 밝혀져야 할 성접대 의혹이 가셨는지 확인했어야 했다"고 지적하자 이같이 대답했다.
청문회 도중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박 후보자는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을 따로 법사위원장실로 모셔서 그 부분(김학의 동영상)에 관해 말씀을 나눈 적이 있다"며 "황교안 대표도 저와 대화 나눈 걸 기억하고 계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영상의 존재를 알고도 김학의 전 차관의 임명이 강행된 거냐'는 질문에는 "그랬던 것으로 보여진다"고 답했다. 차관으로 임명된 뒤에야 의혹이 제기됐고, 그래서 본인이 자진 사퇴한 게 전부라는 황 대표의 그간 해명과 정반대의 내용이다.
박 후보자는 CD 속 영상을 봤을 때 김학의 전 차관임을 육안으로 식별 가능했다고 밝혔다. 해당 영상이 원본 동영상과 같은 파일인 것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또 "영상은 저만 본 게 아니라 박지원 의원도 봤다. 같이 본 건 아니고 같은 CD를 따로따로 봤다"며 "동영상이 여성 입장에서는 오래 보기가 좀 힘들었는데, 저보다 길게 보신 분이 박 의원"이라고도 덧붙였다.
다만 황교안 대표에게 CD를 전달하지는 않았고, 지금도 갖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당시 황 대표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는 "나중에 따로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박 후보자가 동영상을 본 또다른 인물로 지목한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 측은 "(박 후보자 주장대로) 영상을 같이 본 건 아니었을 것"이라며 "당시 영상 이외에 사진과 음성파일도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사진만으로도 (김 전 차관임이) 구별됐다"며 "검찰이 (김 전 차관을) 무혐의 처분할 때 상임위원회에서 강하게 문제제기를 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택도 없는 소리"라며 박 후보자의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이어 "당시 내가 법무부 장관이고 박 후보자는 법사위원장이니까 여러 얘기를 한 건 맞지만 (박 후보자가 말한) CD는 본 기억이 전혀 없다. 왜 법사위원장실에서 CD를 보냐"고 따져물었다.
또 "김학의 전 차관 관련해서 난 검증 결과 문제가 없다는 얘기만 들었다"며 "(차관) 임명 직후 그런 얘기(성접대 의혹)가 나왔고, 본인에게 물어보니 그런 적이 없다고 말한 게 전부"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