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 때우면 되나"…조동호 답변태도, 與野 한 목소리로 질타

아들 황제유학‧외유출장 집중 질타도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27일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답변태도에 대해 여야가 한 목소리로 우려를 표했다.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인사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조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를 집중 지적하며 사퇴를 요구했고, 여당도 의혹이 제대로 소명되지 않는다면 적격성 판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與까지 "하루만 적당히 버티면 된다 생각 말라"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평화당 위원들은 청문회 내내 조 후보자의 불성실한 자료 제출과 태도를 문제 삼았다.

야당은 조 후보자 자녀의 재산내역과 이들의 유학비 출처 등과 관련된 자료제출을 요구했지만 조 후보자는 이날 늦게까지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아들의 병역‧취업 특혜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영향력을 미치지 않겠다"는 답변으로 일관하다 관련 지적이 이어지자 "좌우간 지금의 눈높이로는 문제점을 야기한 것 같다"고 답하기도 했다.

한국당 김정재 의원은 "이 자리가 오늘 하루만 떼우면 되는 자리냐"며 "답변 태도가 너무나 무성의 하다"고 꼬집었다.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조 후보자의 답변 태도는 여당 의원들까지 지적할 정도였다.


민주당 김병기 의원은 "야당 의원들이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데 관련 자료를 꼭 제출해 달라"며 "해명할 것은 당당하게 해명하고, 해명과정에서 잘못되는 것은 유감표명과 사과를 해달라. 그러면 임용 적격성은 의원들이 판단하고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이철희 의원도 "(의원들도) 청문회 전 후보자의 자격 여부를 예단해선 안 되고 청문회장에서 후보자와 이야기해보고 판단하는 것이 맞는 것 같은데 후보자도 하루만 적당히 버티면 된다는 생각을 안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의원들은 청문회 질의응답을 통해 후보자가 적임자인지 판단해야겠지만 후보자도 의원들의 지적을 '야당이니 저런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진지하게 듣고 본인이 성찰할 대목이 있다면 본인이 (장관직을) 감당할 수 있는 자리인지 성찰해보면 좋겠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조 후보자의 답변에 대해 노웅래 과방위원장도 "무조건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만 하면 과방위가 적격과 부적격 판단할 때 불리할 수 있다"며 "잘못이 없는데 일방적으로 (의원들이) 몰아친다면 상세히 소명을 해야지 석연치 않은 부분에 대해 그렇게 어정쩡하게 (답변)하면 부적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두 아들 유학비로 6억 지원하면서도 독립생계 운운하며 자녀 재산내역 제출은 거부"

이날 청문회에서는 조 후보자의 아들에 대한 거액 유학비용 출처와 외유 출장 의혹이 쏟아졌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 윤창원기자
한국당 김성태 의원은 "장남이 해외 유학을 시작한 뒤 후보자와 배우자가 해외 송금한 금액은 52만7천 달러, 5억9천만 원이 넘는다"며 "장남은 2018년 3월 이후에도 한화로 7천만 원이 넘는 금액을 후보자에게 받으면서도 (청문회를 위해 자녀 재산내역 제출을 요구하자) '독립생계'를 운운하며 제출을 거부했다"고 꼬집었다.

한국당 윤상직 의원은 "2006년부터 2014년 9월까지는 두 아들 모두 학교에 가지 않았는데 11만6천 달러가 송금됐는데 이는 외환관리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조 후보자가 국방부 자문위원을 하는 동안 장남이 공군 통신병으로 복무하고, 차남이 카이스트 IT융합연구소의 인턴으로 일하는 등 자녀들에게 자신의 직을 활용해 특혜를 줬다는 의혹도 이어졌다.

조 후보자는 자녀 재산내역 제출 거부에 대해 "관련 규정에 따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하지 않았다"고 답했고, 아들 병역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의원들은 카이스트 교수로 재직하며 1억 원대의 월급을 받았던 조 후보자가 자녀 둘을 유학보내며 매년 2억 원 가까운 유학비를 지원하고, 고급 외제차를 구매했던 자금출처도 밝힐 것을 촉구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 늦은 오후 민주당 김성수 의원이 "20대 대학생에게 그런 고액 승용차를 사준다는 것은 국민 눈높이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나서야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 "외국 출장 때 근처에 아들 졸업식 있어 참석했지만 외유 출장은 아니다"

조 후보자가 국가 연구개발 예산을 사용하며 외유 출장을 간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국당 최연혜 의원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조 후보자가 해외출장 간 곳이 장남과 차남이 유학한 곳과 매우 일치한다"며 "장남의 입학식과 졸업식에도 가지 않았느냐. 7번 출장에 5천만 원 가까이 지출했다"고 질타했다.

바른미래당 박선숙 의원은 "KAIST에서의 공무 출장과 관련, 장남·차남 졸업식에 맞춰 인근에 출장을 가는 등 적정성 문제가 있다"며 "또 10년간 43차례 출장을 갔는데 학교에 제출한 보고서 상 참석 행사 개최 날짜가 실제와 다르거나 해당 행사가 아예 없었던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를 들어, 2013년 9월 참석했다는 연수는 아예 열리지도 않았고, 2015년 12월 31일부터 나흘 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오토쇼에 참석했다고 하지만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오토쇼 개최 사실이 없다"며 "보고서를 잘못 쓴 것인지, 참석하지 않은 것인지 확인하라"고 덧붙였다.

민주평화당 김경진 의원은 "장관 후보자가 의도적으로 허위 해외출장 보고서를 제출했다면 장관은커녕 교수 자격도 없다"며 "만약 조금이라도 허위가 있다면 자진사퇴하시는 것이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김성수 의원은 "국정감 사때 카이스트 교수들이 해외출장간 곳이 자신의 근거지라는 점을 굉장히 많이 히 지적했는데 유감스럽게도 조 후보자도 비슷한 의혹을 받고 있다"며 후보자는 공적인 이유로 갔다고 하는데 공교롭게 그때마다 자녀들 졸업식과 입학식과 겹치는 것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자는 "(출장 때) 근처에서 졸업식이 있어 참석한 적 있다"면서도 "해외 출장을 갈 때 (일정을 포함한 관련) 자료가 다 들어간다"며 외유 출장 의혹은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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