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력 보여준 창원성산 '단일화 효과'…한국당은 '견제'

정의당 여영국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권민호 후보가 지난 12일 단일화에 합의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이상현 기자)
4.3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후보단일화 효과가 제대로 나타났다.

앞서 양 당은 지난 25일 창원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단일화 여론조사를 거쳐 정의당 여영국 후보를 단일후보로 선출했다.

단일화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여 후보가 처음으로 1위로 올라서면서 후보단일화 효과가 표심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민주당과 정의당의 후보 단일화 결과 발표 직후인 25일 오후 5시부터 26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창원 성산에선 여영국 후보가 41.3%의 지지율로 28.5%에 그친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를 13%p 가까운 차이로 앞섰다.

바른미래당 이재환 후보는 5.3%, 민중당 손석형 후보는 4.6%였다. 대한애국당 진순정(0.6%) 후보와 무소속 김종서(0.9%) 후보는 1%에 못 미쳤다. 모름·무응답은 14.5%였다.

반드시 투표를 하겠다는 응답층(68.4%)에서도 여영국 후보 46.4%, 강기윤 후보 32.5%, 손석형 후보 5.3%, 이재환 후보 3.9% 등의 순이었다.


이번 여론조사만 본다면 후보단일화 효과는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화가 산술적으로 두 명의 지지율을 합한 만큼 나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실제 효과는 미미할 수 있다는 예상을 깼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66.2%가 정의당 여영국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나오면서 민주당 권민호 후보의 지지층을 여 후보가 상당부분 흡수한 것으로 분석됐다.

뿐만 아니라, 이번 단일화에 손석형 민중당 후보는 응하지 않으면서 '반쪽 단일화'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오히려 이전 여론조사에서 10%대를 넘겼던 민중당 손석형 후보의 지지율도 눈에 띄게 낮아져 이를 여 후보가 일부 흡수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이후 민중당 지지자들 역시 한국당 강기윤 후보를 당선시키지 않기 위해 여영국 단일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여 후보 측은 단일화 이후 창원성산 선거 흐름이 바뀌고 있다며 고무된 반응이다. 앞으로 여 후보와 강기윤 후보의 대결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아직 선거운동이 진행중이지만, 상당히 의미 있는 조사결과"라며 "선거운동 시작부터 계속 창원시민들이 정의당에게 말씀하신 게 단일화하라는 요구였고, 그 요구를 받아들면서 자연스럽게 지지율이 올라간 것"라고 말했다.

단일화에 승복해 사퇴한 민주당 권민호 후보도 여 후보에 대한 지원에 나서기로 해 힘을 보탤 전망이다.

권 후보는 "누가 되든지 단일후보가 당선되도록 열심히 뛰는 게 단일화의 정신이다"며 "민주당·정의당 단일후보인 여영국 후보가 당선되도록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민주당과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공동선거대책본부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주말쯤에는 공동선대본부 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이번 단일화를 "야합"이라고 깎아내리며 견제에 나서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창원에서 열린 핵심 당직자 간담회에서 "(민주당이) 2중대를 밀어주고 본부 중대는 빠지는 비겁한 좌파 야합"이라며 날을 세웠다.

한국당 경남도당도 논평을 내고 "이런 해괴한 단일화는 있어서는 안 되는 구태·야합 정치로 성산구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창원성산은 집권 여당이 정의당에게 넙죽 선심 쓰듯 후보를 양보한다고 다 당선시켜 주는 곳이 아니다"고 비난했다.

한국당은 오히려 후보 단일화의 역작용으로 인한 보수 유권자의 결집을 기대하고 있다.

한편, 해당 여론조사는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창원 성산(25~26일)의 만 19세 이상 남녀 각 7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가상번호 방식과 유선전화 임의 전화걸기(RDD) 방식을 병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3.7%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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