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볼리비아, 콜롬비아를 상대한 3월 A매치에서 2연승을 거뒀다. 벤투 감독은 부임 후 처음으로 이번 두 경기에 4-1-3-2 포메이션을 꺼냈고,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최전방 투톱 공격수로 활용하는 등의 전에 없던 변화를 시도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대표팀 소집은 23명이 아닌 27명으로 인원이 늘었다. 이는 백승호와 이강인, 김정민(리퍼링) 등 20세 전후의 신예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폭을 조금 더 넓히면 이승우(헬라스 베로나)와 이진현(포항)도 이 그룹에 포함할 수 있다.
이들은 벤투 감독 체제에서 많은 실전 기회를 얻지 못하지만 꾸준하게 대표팀의 부름을 받으며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다.
러시아월드컵 직전부터 꾸준하게 축구대표팀에 부름을 받은 이승우를 제외하면 나머지 선수들의 대표팀 합류는 최근이다. 특히 이들의 포지션이 대부분 현재 ‘벤투호’의 최대 강점을 꼽히는 2선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에서 당장의 A매치 출전을 보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3월 A매치를 마치고 확실한 약속을 했다. 바로 이 어린 선수들을 꾸준히 관찰하며 성장세를 지켜보겠다는 것.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전을 2대1로 승리한 뒤 벤투 감독은 “어린 선수들은 앞으로도 계속 관찰할 예정”이라며 “이번 소집 훈련을 통해서 어린 선수 능력 확인했다. 대표팀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앞으로 소속팀 어떤 활약하는지 계속 체크하겠다”고 말했다.
백승호와 이강인의 차출에도 A매치 출전이 무산되자 많은 축구팬은 ‘차라리 차출하지 않았어야 한다’는 등의 불만을 쏟았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섣불리 A매치 데뷔 기회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이들에게는 이승우가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 벤투 감독으로부터 꾸준히 차출되고도 좀처럼 그라운드를 밟을 시간이 없던 이승우는 지난 볼리비아전에 교체 출전해 약 30분가량을 소화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기회를 이승우는 놓치지 않았다.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다음 A매치는 오는 6월 국내에서 열리는 호주 등과의 격돌이다. 이강인은 6월 A매치에 앞서 국제축구연맹 20세 이하 월드컵 출전도 노린다. 석 달 뒤 과연 이들은 얼마나 성장한 모습으로 축구팬 앞에 설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