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는 복무기간동안 장병들은 휴가기간 동안만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어 이동통신사 입장에서는 '잠재고객군'으로 분류되지 않았지만 제한적(일과시간 후)이더라도 장병 전원이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는 주요 고객층이 됐기 때문이다. 의무복무 사병들은 50만 명으로 추산된다.
국방부는 지난해 4월부터 일과시간 후 휴대전화 사용 시범사업을 진행하며 제한된 시간만 사용하되 보안 이슈 상 와이파이(wifi)를 사용할 수 없는 군 부대 특성을 감안한 전용 요금제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남석 통신이용제도과장은 "병사들에게 병영생활에 특화된 요금제 필요하다는 국방부의 의견이 있어서 지난해 12월부터 통신사, 국방부와 협의를 통해 병사전용요금제가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26일 매일 데이터 2GB를 사용하고 이를 소진한 후에도 제한된 속도(3Mbps)로 계속 이용할 수 있어 사실상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3만원 대 병사 전용 요금제를 출시했다.
SKT의 '0플랜 히어로'는 월 3만4천원(이하 VAT포함), LGU+의 '현역병사 데이터 요금제 33'는 월 3만3천원이다.
SKT는 월5만5천원에 100GB를 제공하고 데이터 소진 시 5Mbps속도를 지원하는 '0플랜 슈퍼히어로'를, LGU+은 월 5만5천원에 매일 5GB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소진 후 5Mbps 속도로 계속 이용이 가능한 '현역병사 데이터 요금제 55'도 함께 출시했다.
3만 원대 요금제의 경우 이용자가 최대 60기가바이트를 사용하는 셈인데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이동통신사들의 3만원대 요금제 기존 데이터 제공량이 1.2GB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좋은 혜택이다.
특히 장병들이 입대 전에 사용하던 휴대전화 단말기를 그대로 이용하는 경우 25% 선택 약정할인도 함께 받을 수 있어, 최대 2만원대로 이용이 가능해진다.
통신사들은 장병전용요금제로 당장 이익이 나지 않겠지만, 군 내 휴대전화 사용 전면허용으로 통신시장이 확대되고 전용요금제로 유치한 장병들에 대한 '락인(lock-in)효과(소비자가 일단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입‧이용하기 시작하면, 유사한 상품 또는 서비스로의 이전되기 어려운 현상)'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휴가기간을 빼면 군 복무기간동안에는 장병들의 휴대전화 사용이 제한됐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 이들을 잠재적 소비자로 볼 수 없었다"며 "하지만 군 내 휴대전화 사용 전면 허용으로 이들이 새로운 시장으로 등장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자사의 장병전용요금제를 사용하기 위해 새롭게 가입한 가입자가 서비스에 만족할 경우 제대 후에도 자사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군이 새로운 신규가입자 유치장(場)이 되는 셈"이라고 전망했다.
이통사들 외에도 알뜰폰 사업자들은 9900원부터 시작하는 이통사 대비 저렴한 요금제를 내놓을 계획이어서 50만 장병들을 잡기 위한 통신사들의 경쟁은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