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김인철 대변인은 26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외교장관 간 일정에 관련해서는 양국 간 최종 조율단계에 있다. 상호 편리한 시점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오는 28일부터 29일까지 뉴욕을 방문할 예정이다. 29일 뉴욕에서 일정을 마친 뒤 다른 도시로 이동해 외교장관 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앞서 이번달 내 한미 외교장관 회담 개최를 목표로 추진해 왔다.
이번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결렬로 마무리된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미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평가하고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미 대화 재개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가 추진 의지를 밝힌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해서도 한미 간 의견이 오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이번 한미 외교장관 회담 성사로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커지던 '한미관계 이상설'을 잠재울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미국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추가 제재까지 검토하며 대북 압박 강도를 높이는 한편, 한국은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등 남북경제협력 사업을 계속 추진해 나갈 뜻을 밝히면서 한미 간 견해 차가 도드라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더해 남북에 대한 불신을 담은 미 관료들의 발언들이 기사화되면서 이런 지적에 힘을 실었다.
정부는 한미관계 이상설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김인철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과정의 중요한 국면에 사실과 다른 보도들이 이어지고 있다"며 강력하게 부인했다.
그는 "특히 한미 양국의 고위 당국자 실명을 거론하고 실제 언급되지 않은 표현을 인용하며 절제되지 않은 비난을 하는 것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초로 한 비핵화, 평화구축 과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 한미 동맹의 틈새를 벌리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상황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외교장관 회담을 열기로 하면서 한미관계 이상설이 사그러들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폼페이오 장관이 정부의 개성공단 재개 방침에 대해 강 장관에게 불만을 표출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폼페이오 장관의 이름이 직접 거론되기도 했던만큼, 외교부가 앞서 밝혔던 대로 3월 내 외교장관 회담 개최가 결정된 것은 한미관계 이상에 대한 우려를 없애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제재 결정을 번복하고 미 국무부 역시 당분간 추가 제재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며 '강대강' 기싸움에서 일단 숨을 고르는 제스처를 취한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 어떤 결과가 도출되느냐에 따라 한미·남북관계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