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더 강한 팀 끌고 온 '악연' 케이로스 넘을까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한국과 꽤 인연이 있다. 첫 인연은 박지성이었다. 케이로스 감독은 2004년부터 4년 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석코치를 맡아 박지성과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과는 악연이었다.

케이로스 감독은 2011년 이란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이후 한국과 자주 맞대결을 펼쳤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2013년 6월)에서 1대0으로 승리한 뒤 한국 벤치를 향해 주먹감자를 날리기도 했다. 경기 후에도 "일부러 보라고 한 것"이라고 말해 한국 팬들의 집중 포화를 받았다.

무엇보다 케이로스 감독이 있던 시절 한국은 이란에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월드컵 예선 4경기를 포함해 총 5번 만났지만, 1무4패에 그쳤다. 케이로스 감독은 1월 아시안컵이 끝난 뒤 이란을 떠났다.

이번에는 콜롬비아 사령탑으로 한국을 찾는다.


특히 케이로스 감독은 지난해 9월 한국 지휘봉을 잡은 파울루 벤투 감독과도 깊은 인연이 있다. 둘 모두 포르투갈 출신으로 벤투 감독이 1992년 A매치 데뷔전을 치를 때 포르투갈 사령탑이 바로 케이로스 감독이었다.

벤투 감독은 "케이로스 감독이 이란을 맡았을 때 한국이 한 번도 이기지 못한 건 알고 있다. 중요한 것은 두 팀이 함께 월드컵에 갔다는 것"이라면서 "과거는 사실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내일 경기도 (과거의 주먹감자 세리머니가)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로스 감독도 "특별히 한국을 상대로 패하지 않았다는 것보다는 축구는 잘 하려고, 이기기 위해 하는 것"이라면서 "콜롬비아를 이끌고, 한국이라서 이기고 싶다기 보다는 축구를 하기 때문에 이기고 싶다. 승리하기 위해 더 도전적인 경기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강팀을 상대로 벤투호 철학 확인

벤투호에게 콜롬비아전은 중요하다.

한국 축구는 1월 아시안컵 8강 탈락 이후 전환점에 들어섰다.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국가대표에서 은퇴했다. 3월 A매치 평가전이 세대교체, 그리고 2020년 카타르 월드컵으로 가는 시작점이다.

일단 볼리비아는 1대0으로 잡았다. 일방적인 경기였기에 스코어는 아쉽지만, 벤투 감독은 경기 내용에 만족했다.

하지만 콜롬비아는 다르다. 볼리비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0위. 반면 콜롬비아는 12위다. 남미 전통의 강호로 하메스 로드리게스(바이에른 뮌헨), 라다멜 팔카오(AS모나코) 등 정상급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다.

벤투 감독은 "볼리비아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해서 콜롬비아를 상대로 비슷한 양상의 경기를 할 수는 없다"면서 "콜롬비아라는 강팀을 상대로 우리 선수들이 원하는 방향과 좋은 조직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상대 전적은 3승2무1패. 가장 최근 맞대결이었던 2017년 11월에는 손흥민(토트넘 핫스퍼)이 2골을 몰아쳐 2대1로 이겼다.

벤투 감독은 콜롬비아를 상대로도 그동안 보여줬던 축구를 펼치겠다는 각오다.

벤투 감독은 "상대가 강해서 우리의 플레이를 제대로 못 했다는 변명을 하고 싶지 않다"면서 "최대한 공격을 많이 하고 상대 진영에서 많은 플레이를 하려는 게 목적이다. 상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상당히 어렵고 치열한 경기가 될 것이지만, 우리 스타일과 철학을 지켜나가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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