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백전노장답게 능수능란했다. 제자와의 대결을 앞두고 무거운 분위기 대신 즐거운 농담을 던지며 유쾌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포르투갈 출신의 세계적인 축구 지도자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26일 저녁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특별한 대결을 앞두고 있다. 바로 자신이 이끄는 콜롬비아와 ‘제자’ 파울루 벤투가 이끄는 한국의 A매치다.
케이로스 감독은 1992년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끌 당시 20대 초반의 미드필더 벤투를 처음으로 국가대표로 발탁했다. 이후 벤투는 2002년 한일월드컵을 끝으로 은퇴할 때까지 10년가량 포르투갈 대표팀을 위해 그라운드에 나섰다.
당시 인연으로 한국과 콜롬비아의 대결은 한국 축구와 케이로스 감독의 질긴 악연에 ‘스승’ 케이로스와 ‘제자’ 벤투의 대결이라는 점까지 더해져 더 큰 관심을 끈다.
벤투 감독은 ‘스승’과 대결을 앞두고 “포르투갈 축구를 위해 많은 성과를 남겼다. 두 번의 청소년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고, 최근에는 아시아 무대에서 많은 성과를 냈다. 성과로만 본다면 분명 존중받아 마땅한 지도자”라고 케이로스 감독의 칭찬을 늘어놨다.
‘제자’의 극찬에 케이로스 감독은 “내가 ‘스승’이고 벤투가 ‘제자’라고 하는데 벤투가 나보다 더 늙어 보인다. 오히려 내가 ‘제자’고 벤투가 ‘스승’이 아닐까 한다”라고 농담으로 화답했다.
케이로스 감독도 ‘제자’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벤투와 같은 팀에서 오랫동안 일 했다. 그는 동료뿐 아니라 친구다. 우리는 평생을 이어갈 관계”라고 개인적인 친분에 대해서도 소개한 케이로스 감독은 “벤투는 인성뿐 아니라 그의 선수로서, 감독으로서 경력도 매우 존중한다. 상대 감독으로 만났다고 해도 이 생각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부임 후 치르는 두 번째 경기라는 점에서 케이로스 감독은 승리를 최우선 목표로 제시했다. “기본적으로 우리의 목표는 승리”라고 밝힌 케이로스 감독은 “완벽한 경기는 없다. 실수를 최소화하면서 도전적으로 자신감 있게 경기하겠다”고 한국전 승리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