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힌 독립운동가 후손들, 100년 만에 독립된 '집으로'

MBC 3.1 운동 및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 특별방송 '백 년만의 귀향, 집으로'
전 세계에 흩어진 독립운동 역사 찾아 떠난 35일의 여정
잊힌 독립 운동가의 흔적 따라가며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전해
배우 손현주, 허일후 아나운서, 최태성 한국사 강사, 홍수현, 다니엘 린데만 등 출연

배우 손현주(왼쪽부터), 작가 최태성, 배우 홍수현, 방송인 다니엘 린더만, 아나운서 허일후가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특집 '백 년 만의 귀향, 집으로'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백 년 만의 귀향, 집으로는 세계에 뿔뿔이 흩어져 있는 독립운동가 후손을 직접 찾아 만나는 프로그램이다. 총 4부작으로 방송된다. (사진=박종민 기자)
도산 안창호 선생, 윤봉길 의사, 김구 선생, 유관순 열사 등 우리에게 알려지고 기억되는 독립 운동가 말고도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을 되찾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이 스러져갔을까. MBC 예능다큐 '백 년만의 귀향, 집으로'가 잊힌 독립운동가의 후손을 찾아 그의 선조들이 만들어 낸 '대한민국'에 초청한다.

MBC '백 년만의 귀향, 집으로'(기획 최형문, 연출 전영표·한형대, 작가 정경미·임유란, 이하 '집으로')는 오는 4월 1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4부에 걸쳐 타국에서 대한독립을 외쳤지만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수많은 독립유공자와 그들의 후손을 만난다. 그리고 독립 운동가들이 밟지 못했던, 마음에서 그려온 독립한 대한민국으로 그들의 후손을 초대한다.

배우 손현주가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특집 '백 년 만의 귀향, 집으로'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백 년 만의 귀향, 집으로는 세계에 뿔뿔이 흩어져 있는 독립운동가 후손을 직접 찾아 만나는 프로그램이다. 총 4부작으로 방송된다. (사진=박종민 기자)
◇한 번쯤은 해야 할, 잊힌 독립 운동가의 역사 기록

프로그램을 기획한 최형문 MBC 임시정부 100주년 사업단 팀장은 2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유럽 이민사 100주년을 맞아 유럽 이민사를 바탕으로 알려지지 않았던 후손의 이야기를 찾아보자고 준비한 게 러시아, 미주, 중국까지 넓어지게 됐다"며 "독립 운동가 후손에 대한 미안함과 잊힌 독립 운동가들의 역사를 한 번이라도 기록해야겠다는 당위성 때문에 여기까지 오게 됐다. 출연한 셀럽들도 도와줘서 여기까지 오게 됐다"라고 기획 취지를 설명했다.

프로그램의 단장 역할을 맡아 세계 각지에 남아 있는 독립 운동가의 후손을 만나고 온 배우 손현주는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갔지만, 마지막은 무겁게 돌아왔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손현주 씨는 "4부작으로는 모자란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을 맞아 단발성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시즌 2라든지 진행형으로 계속됐으면 좋겠다. 잊힌 분도 많고, 찾아야 할 분도 너무나 많다. 이 프로그램이 계속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집으로'가 갖는 의미를 짚었다.

MBC 3.1 운동 및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 특별방송 ‘백 년만의 귀향, 집으로’ (사진=MBC 제공)
1화 '100년 전, 우리의 이야기' 편(4월 1일 방송)에서는 프랑스를 찾아 100년 전 파리강화회의가 열린 베르사유 궁전을 방문하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편지를 고국으로 보냈지만 끝내 환영의 답을 듣지 못한 채 눈을 감은 독립운동가 홍재하 선생의 막내아들 장 자크 홍을 만난다.

4월 8일 방송되는 2화 '잊혀진 땅, 잊혀진 이름' 편에서 출연진은 러시아를 방문한다. 구한말부터 시작된 러시아에서의 항일투쟁은 우리나라 광복의 밑거름이 되었지만, 그 역사도 아픔도 제대로 알고 있는 이가 없다. 출연진은 블라디보스토크 최대 한인 집단거주지였던 '신한촌', 상해 임시정부의 전신 '대한국민의회'가 세워졌던 우수리스크 지역 등을 방문한다.

3화 '고향의 봄을 꿈꾸며' 편(4월 14일 방송)은 하와이로 향한다. 우리에게는 휴양지로 더 많이 알려진 하와이에서 가족 중 8명이 조국의 독립을 위해 활약한 미주 지역 최대의 독립운동가 집안인 강명화 선생의 후손을 만난다. 강명화 선생의 후손을 만난 제작진은 강명화 선생 가족의 독립 활동을 자세히 알기 위해 로스앤젤레스로 떠나고, 그곳에서 도산 안창호 선생의 발자취를 발견한다. 이와 함께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세탁소 운영, 채소 장사 등을 통해 번 돈을 독립운동 자금에 보탠 임성실 선생의 후손을 찾게 된다.

마지막 4화 '내 여기서 너를 불러 보노라' 편(4월 21일 방송)은 대한민국의 임시정부가 시작된 곳, 독립운동의 방점을 찍은 중국 상하이의 후손들을 찾아간다. 루쉰 공원을 찾은 윤봉길의 후손 윤주빈, '한국의 체게바라'라 불린 독립운동가 김산의 후손을 만난다.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특집 '백 년 만의 귀향, 집으로' 제작발표회에서 출연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아나운서 허일후, 작가 최태성, 작가 정상규, 배우 윤주빈, 가수 폴킴, 방송인 다니엘 리더만, 배우 한보름, 피겨 선수 최다빈, 배우 홍수빈, 배우 손현주. (사진=박종민 기자)
◇"알려지지 않은 독립 운동가들 찾아내고 기억해야 해"

프로그램의 출연진인 배우 홍수현은 "머나먼 타국에서도 우리와 같은 정서, 기억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하면서도 가슴 뭉클했다"며 "아직도 알려지지 않은 독립 운동가들의 업적을 더 찾아내고 기억해야 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독립운동가 김순오 선생의 외증손녀인 배우 한수연은 민족시인 이육사 시인의 순국지를 방문한 것과 관련해 "시로서만 희망을 담아낼 수밖에 없었던 선생님의 마음이 느껴져서 우리 모두 너무 서글펐다"라고 당시의 감정을 떠올렸다.

중국에 다녀온 가수 폴 킴은 "자랑스럽거나 떳떳한 일은 아니지만 이 방송을 계기로 나도 많이 배웠다"며 "위인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게 사실 실감되거나 가슴 깊이 와 닿지 않았는데, 그분들의 후손을 만나고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제게 더 다가오게 됐다. 제가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시청자께도 그 감정이 전달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한국사 강사 최태성 씨는 "유럽에는 관광도 많이 가시는데 그런 멋진 관광 공간 속에도 아프면서도 자랑스러운 우리의 역사가 함께 있다는 걸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알려드리고 싶었다"라며 "전 지구적으로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을 지켜내기 위해 많은 사람이 활동했음을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확인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프로그램의 의의를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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