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은 평생 매해 11억원…NCAA '예언가' 올해는 나올까

'3월의 광란'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남자농구 토너먼트의 열기가 뜨겁다 (자료사진=노컷뉴스)

3월의 광란(March madness)으로 불리는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남자농구 64강 토너먼트(실제 참가 대학수는 68개 팀)를 더욱 뜨겁게 달구는 인물로 세계적인 부호 워렌 버핏(88)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을 빼놓을 수 없다.

워렌 버핏은 지난 2014년 흥미로운 제안을 했다. 64강전부터 결승전까지 총 63번의 토너먼트 경기 승패를 모두 맞히는 농구 팬에게 40년동안 총액 10억 달러(약 1조1357억원)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워렌 버핏은 미국 모기지 업체 퀴큰론스와 손을 잡고 이같은 파격적인 게임을 제안했지만 아무도 정답을 맞히지 못했다.

토너먼트 전경기 승패를 맞힐 확률은 '920경 분의 1'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 싱글 라운드에서 홀인원을 네 차례 할 확률이 차라리 더 높다는 말도 있다.

워렌 버핏은 2016년부터 게임 방식을 바꿨다. 난도를 대폭 낮췄다.

자사 직원에 한해 게임에 참가할 수 있도록 했고 16강 진출팀을 모두 맞히는 직원에게는 평생 매해 100만 달러씩(약 11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64강과 32강까지 총 48경기 결과를 모두 맞힌 사람이 다수일 경우에는 인원수에 따라 상금을 나눠주는 방식이다.

만약 1등이 나오지 않을 경우 경기 진행 순서에 따라 가장 오랫동안 살아남은 대진표를 작성한 직원들에게 10만 달러(약 1억1350만원)를 나눠주기로 했다.

매년 10만명 가까이 '워렌 버핏 게임'에 도전했지만 지금까지 10만 달러를 나눠 받은 직원들만 있었을뿐 16강 진출팀을 모두 맞힌 직원은 없었다.

16강 대진을 맞히는 것도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은 매년 NCAA 토너먼트 대진표 맞히기 게임을 진행한다. 2017년 ESPN 게임에 참가한 약 1800만명의 농구 팬 가운데 16강 진출팀을 정확하게 예상한 사람은 18명밖에 없었다.


지난해에는 버지니아 대학이 전체 톱시드를 받은 팀으로는 사상 최초로 1라운드에서 탈락하면서 일찌감치 대진표가 엉망이 됐다.

현재 토너먼트 32강전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에도 '워렌 버핏 게임'의 승자가 나올 가능성은 희박해보인다.

ESPN은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간) "약 1720만명이 토너먼트 게임에 참가했지만 32강전에서 퍼듀 대학이 빌라노바 대학에 승리하면서 생존자는 단 1명도 남지 않게 됐다"고 발표했다.

64강전이 막을 올린 지난 22일 첫 경기부터 이변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동부지구 미네소타 대학(10번 시드)이 루이빌 대학(7번 시드)을 86대76으로 눌렀다. 미네소타대의 라치드 피티노 감독은 자신의 아버지 릭 피티노 감독을 해고한 루이빌대를 상대로 토너먼트 첫 승을 따냈다(릭 피티노는 뇌물 등 스캔들로 인해 해고됐다).

서부지구 머레이 주립 대학(12번 시드)은 64강에서 마켓 대학(5번 시드)을 83대64로 완파했다. 그러나 이 경기는 머레이 주립대의 승리를 예상한 농구 팬이 많았을 것이다. 올해 미국프로농구(NBA) 신인드래프트 1순위 지명을 다툴 가드 자 모란트가 속해있기 때문이다.

모란트는 17점 16어시스트 11리바운드를 기록해 2012년 미시건 주립 대학의 드레이먼드 그린 이후 7년만에 처음으로 토너먼트 트리플더블을 달성하며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머레이 주립대는 32강전에서 플로리다 주립 대학에 62대90 완패를 당했다.

23일에는 남부지구 UC 어바인(13번시드)이 캔자스 주립 대학(4번시드)를 70대64로 누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올해 64강전에서 승리한 최하위 시드팀으로 대학 역사상 처음으로 토너먼트 승리의 감격을 누렸다.

약체로 여겨진 리버티 대학(12번시드)도 미시시피 주립 대학(5번시드)을 1라운드에서 80대76으로 잡아내면서 통산 네 번째 도전만에 처음으로 토너먼트 승리를 따냈다.

32강전부터는 전반적으로 상위시드 대학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하지만 동부지구 전체 톱시드 듀크 대학이 25일 센트럴플로리대 대학에 77대76으로 간신히 승리하는 등 토너먼트는 언제 어디서 이변이 벌어질지 모르는 살얼음판이다.

올해 NBA 신인드래프트 1순위 지명 후보인 듀크대의 자이언 윌리엄슨은 이날 32점 11리바운드로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듀크대는 '농구광'으로 잘 알려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올해 토너먼트 우승후보로 지목한 팀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09년부터 매년 우승팀을 예상해 지금까지 두 차례 맞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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