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빅스 라비 '룩북' 콘서트, 뜨겁고 다채로웠다

[노컷 리뷰] 단독 공연 Real Live 'R.OOK BOOK' 사흘간 치러
'룩북', '턱시도', '녹는점' 등 신곡 7곡 열창
팬들의 열광적인 떼창으로 한층 열기 고조
"처음엔 아무 부담 없어… 점점 더 신경 쓰고 싶은 것 많아져"
"여러분들이 공간을 완성시켜 준다고 또다시 느낀 오늘"

빅스 라비가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서울 광진구 광장동 예스24 라이브 홀에서 세 번째 리얼 라이브 '룩북'(R.OOK BOOK)을 열었다. (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빅스의 라비가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서울 광진구 광장동 예스24 라이브 홀에서 세 번째 단독 콘서트 '룩북'(R.OOK BOOK)을 개최했다. 지난 5일 나온 동명의 두 번째 미니앨범 발매를 기념한 자리였다.


라비는 그간의 솔로 앨범들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번 '룩북'도 전곡 작사 작곡, 프로듀싱까지 맡았다. '룩북' 수록곡 전곡에 모두 패션(Fashion)과 관련 있는 제목이 붙은 것도 재미있는 특징이다.

CBS노컷뉴스는 공연 이틀째였던 23일 토요일, 예스24 라이브 홀을 찾았다. 라비는 지난 2017년부터 본인만의 단독 콘서트 브랜드 '리얼 라이브'(Real Live)를 통해 '리얼라이즈'(R.EAL1ZE), '너바나'(NIRVANA)를 선보인 바 있다. 홀로 무대에 서 본 경험을 차곡차곡 쌓아온 덕인지, 라비는 공연장을 순식간에 뜨겁게 만들었다.

첫 곡과 두 번째 곡은 신보 '룩북'의 수록곡 '룩북'과 '턱시도'(TUXEDO)였다. 찢어진 검은 청바지를 입고 레게머리를 하고 나타난 라비에게 팬들은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냈다.

이날 콘서트는 라비의 두 번째 미니앨범 '룩북' 발매 기념으로 열렸다. 라비는 23일 공연에서 신보의 타이틀곡 '턱시도'를 비롯해 총 26곡을 열창했다. (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또한 래퍼 콜드베이와 함께한 '녹는점', 청하가 피처링에 참여한 '라이브'(live)를 비롯해 '후디'(HOODIE), '런웨이'(RUNWAY), '레이어드'(L.A.Y.E.R.E.D)까지 총 7곡의 신곡을 열창했다.

라비는 "오늘은 다양한 콘셉트의 룩북(LOOKBOOK)처럼, 뭔가 스타일링 북을 보는 듯하게 꾸며봤어요. (공연에서) 어떤 페이지들이 잘 전개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오늘 충분히 찢을 준비됐나요?"라는 라비의 말에 관객들은 엄청난 환호로 화답했다. 첫 곡부터 마지막 곡까지 관객들의 '정확한' 떼창은 계속됐다. 빠른 랩부터 흥겨운 멜로디까지 관객들의 목소리가 더해져 분위기가 고조됐다.

4번째 곡이었던 '자각몽' 무대 땐 라비의 초반 무반주 랩까지 틀림없이 따라 했다. 곡을 마친 라비가 "오, 되게 잘하네? 진짜 마이크 (무대 위에) 놔야겠다. 아카펠라로 할 때도 바로 너무 잘 따라 하더라고요"라며 다시 한번 랩을 시도하자, 마치 준비했다는 듯 랩을 따라 해 감탄을 자아냈다.

라비는 봄 분위기에 맞게 준비했다며 '후디'와 '어도러블'을 불렀다. (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날 콘서트에서는 봄 분위기와 잘 맞는 밝고 컬러풀한 곡들 무대도 펼쳐졌다. 신곡 '후디'와 첫 번째 미니앨범 수록곡 '나홀로 집에', 지난해 발매한 싱글 '어도러블'(ADORABLE)이 그 주인공이었다.

그동안 빨강, 보라, 파랑, 다소 어두운 색들의 조합이 등장했던 것과 달리, '후디' 땐 분홍색, 하늘색, 연두색 등 봄 느낌 나는 색이 화면을 채웠다. 마이애미 여행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어도러블' 무대 땐 선글라스, 야자수, 푸른 물이 배경으로 나와 바캉스 느낌이 물씬 났다.

라비는 "방금 보여드린 무대들은… 이제 봄이잖아요. 근데 오늘 엄청 춥죠? 밖은 봄 같은 날씨라서 '후디'와 '어도러블'이 잘 어울릴 거라 생각했는데 천둥번개가 쳐서…"라고 해 관객석에서 폭소가 터졌다.

'콘셉트돌'(concept+idol)이라는 별명으로도 잘 알려진 남성 아이돌 그룹 빅스로 데뷔한 라비는 지난 2017년 첫 미니앨범 '리얼라이즈'를 발매하며 자기만의 음악 세계를 그려가기 시작했다.

라비는 댄서들과 함께한 흥겨운 무대와 래핑에 집중한 무대을 고루 분배해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전반적으로 세련되고 감각적이라는 평을 듣는 라비의 곡은 안무와 어우러졌을 때 더 빛이 나는 곡부터 직접 쓴 가사와 래핑에 집중할 때 더 매력적인 곡까지 다양했다.

마이크 하나만 들고 라비 혼자 오롯이 꾸미는 무대('자각몽', '스파링+페이백', '끓는점', '웨어 앰 아이', '린 온 미', '페이데이')가 있는가 하면, 여성 댄서와 같이 앉아 섹시한 무드의 춤을 보여준 '레이어드', 남녀 댄서들과 호흡을 맞춰 분위기를 더 흥겹게 띄운 '라비 다 로카'와 '프라이팬'의 무대도 있었다.

미니앨범뿐 아니라 싱글, 믹스테이프까지 다양한 형태로 꾸준히 곡을 발표한 라비는 이번 콘서트 세트리스트를 짤 때도 어떤 곡을 넣고 어떤 곡을 뺄지 매우 고심했다고 털어놨다.

"이번 콘서트를 위해서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어요. 그게 여러분들에게도 느껴지길 바랐고요. 준비하면서도 지난 공연에 비해서 (그동안) 노래를 많이 내긴 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이 콘서트에 함께하지 못한 곡들도 많고요. 콘서트 준비하면서 제가 여태까지 낸 곡들을 다 모아놓고 세트리스트를 짜는데 노래가 진짜 많은 거예요. 한 친구씩 보내주면서(빼면서) '이것도 빼?' 하게 됐어요. 아쉽기도 하더라고요. 네? 다 하자고요? 한 5시간 되려나? (웃음) 그만큼 굉장히 열심히 해 왔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여러분과 새로이 즐길 수 있는 노래가 이렇게 많다는 생각, 여러분들이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열심히 준비했어요."

빅스 라비가 관객석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공연 막바지는 남은 힘을 다 모조리 쏟아붓겠다는 듯 '밤'(Bomb), '아몰라 일단 do the dance', '너바나'를 연속으로 불러 어마어마한 환호를 받았다. 특히 '아몰라 일단 do the dance' 무대에선 라비가 상의를 벗어던져 팬들의 함성이 더 커졌다.

22곡을 부르고 잠시 무대를 떠난 라비는 오후 7시 45분에 앵콜곡으로 다시 관객을 만났다. 검은 후드 차림의 라비는 첫 번째 믹스테이프 타이틀곡 '홍길동'을 불렀다. 콜드베이와 함께 다시 한번 '프라이팬'을 불렀고 '웨어 앰 아이'와 '턱시도'로 무대를 마무리했다.

관객들은 이번 앨범 신곡 '후디'의 일부분을 불러주는 이벤트를 했고, 라비는 "오~ 잘하는데? 저도 너무 기분이 좋네요, 여러분. 대단합니다, 진짜!"라고 말했다.

라비는 공연을 위해 애써 준 이들을 하나씩 거론한 후 팬들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그는 "이 무대를 완성시켜주신 여러분들 감사해요. 여러분들이 공간을 완성시켜 준다고 또다시 느끼는 오늘이었습니다. 진심으로 너무 감사한 오늘이었고요"라고 전했다.

라비가 앵콜곡을 부르는 모습 (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턱시도'로 마지막 무대까지 끝났으나, 관객들은 "한 번 더!"를 연호했고, 라비는 '턱시도'를 여러 차례 불러 화답했다. 공연이 시작된 지 2시간 8분이 흐른 저녁 8시 8분, 26곡으로 꽉 찬 라비의 세 번째 단독 콘서트 '룩북'은 막을 내렸다.

한편, 라비는 오는 4월 대만을 시작으로 5월에는 뉴저지, 아틀란타 등 미주 투어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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