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7·8·9회 싸움" SK가 증명한 강팀의 조건

절묘한 작전과 막판 집중력, 철벽 불펜 돋보인 개막 2연전
SK, KT에 2연승…감독도, 선수도 "더블스틸 김재현이 일등공신"

SK 와이번스 로맥과 한동민 (사진 왼쪽부터)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7,8,9회에 1점 이기고 있을 때 1점을 더 달아나고 그걸 지켜서 이기는 야구. 1점을 지고 있을 때 쫓아가고 뒤집어서 이기는 야구를 할 줄 아는 팀이 강팀이다. 누구나 시즌의 1/3을 이기고 1위 팀도 1/3은 진다. 결국 7,8,9회 싸움이다"

염경엽 SK 와이번스 감독이 24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T 위즈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설명한 강팀의 조건이다.


'디펜딩 챔피언' SK가 개막 2연전을 쓸어담았다. 2경기 모두 7회 이후 승부를 결정지었다. 특히 24일 경기는 강력한 뒷심이 빛을 발한 역전승이었다.

SK는 3회말 한동민의 좌월 투런홈런으로 앞서갔다. 개막전에 이어 이틀 연속 홈런. 하지만 6회초 3점을 내주고 역전을 허용했다. 선발 산체스는 5이닝 6피안타 3볼넷 7탈삼진 3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SK은 후반부로 갈수록 집중력을 높였다. 강팀의 조건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무엇보다 불펜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산체스에 이어 등판한 박민호가 선행주자 2명의 득점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이 과정에서 도루 허용과 내야의 실책성 플레이 등이 겹치는 불운이 있었다.

이후 서진용이 7회초를, 강지광이 8회초를 각각 삼자범퇴로 처리하고 KT의 추가 득점을 봉쇄했다.

그러자 기회가 찾아왔다. SK는 8회말 이재원의 2타점 적시타로 스코어를 뒤집었다. 무사 1,2루에서 2루 주자 김재현이 1루 주자 로맥과 함께 과감한 이중도루를 해내면서 상대 배터리를 흔들어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염경엽 감독은 이 장면을 두고 "오늘의 승부처는 김재현이 더블스틸을 한 순간이다. 경기의 흐름을 가져왔다. 오늘 승리의 일등공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승타의 주인공 이재원도 "감독님께서 적절한 타이밍에 알맞은 작전을 내셨고 멋지게 수행한 김재현과 로맥 선수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 오늘의 진정한 MVP는 결승 타점을 올린 나보다 더블스틸을 성공한 김재현"이라고 말했다.

강팀은 경기의 긴장감이 커지면 커질수록 더 과감해진다. 압도적인 자신감으로 상대의 기를 꺾는다. '디펜딩 챔피언'의 승부수가 빛난 장면이었다.

이어 강승호가 좌월 투런홈런을 터뜨려 KT의 기세를 눌렀다. 김태훈은 9회초 등판해 KT 타선을 삼자범퇴로 처리, 6대3 승리를 지켜내며 세이브를 챙겼다.

SK는 지난 23일 개막전에서도 6회까지 팽팽했던 승부의 균형을 깨고 7대4 승리를 챙긴 바 있다. SK 불펜은 이틀동안 총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개막 2연승을 뒷받침 했다. 이틀동안 대포 4방을 쏘아올린 홈런 군단의 위용도 변함없었다.

염경엽 감독은 "산체스가 제2선발로서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줬고 젊은 투수들이 박빙의 상황에서 좋은 경험을 했다. 강지광의 투수로서 첫 승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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