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23일 KCC와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플레이오프는 수비보다 공격이다. 선수들도 신이 나야 한다. 수비로 신이 나게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 "흥이 나야 경기가 잘 풀릴 것 같다"고 말했다.
1쿼터는 그야말로 신이 났다. 던지는 족족 림을 통과했다. 1쿼터 던진 3점슛 10개 가운데 8개가 림을 통과했다.허일영이 3개, 조쉬 에코이언이 3개, 박재현과 김강선이 각각 1개씩 성공시켰다. 스코어는 37대22.
하지만 너무 신이 났다.
2쿼터 KCC의 얼리 오펜스를 전혀 통제하지 못했다. KCC는 14번의 공격 성공 가운데 7번을 수비 리바운드 후 10초 이내에 마무리했다.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득점도 두 차례였다. 결국 2쿼터에만 30점을 내주면서 50대52로 경기가 뒤집혔다.
최종 스코어는 87대94. 막판까지 접전을 펼쳤기에 더 아쉬운 2쿼터다. 추일승 감독이 꼽은 패인도 2쿼터 템포 조절의 실패다.
추일승 감독은 "템포 조절에 실패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코트 위 리더가 없는 탓이다. 추일승 감독은 베테랑 허일영과 외국인 선수 대릴 먼로에게 역할을 맡겼다. 먼로가 소리를 지르면서 리더 역할을 하려 했지만, 분명 한계가 있었다.
추일승 감독은 "내부적으로 게임 리더가 필요한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 플레이오프 경험이 있는 선수와 아닌 선수의 차이가 미세하게 나온다. 템포 조절 등에서 흐트러졌다.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을 때도 마찬가지"면서 "초반 슛감이 좋으니까 너무 거기에 연연했다. 템포 조절의 실패다. 미스 샷이 나오고 속공을 주면서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1차전 패배 팀이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경우는 총 44번의 6강 플레이오프 가운데 고작 3번이 전부다. 그만큼 불리한 상황이다.
하지만 추일승 감독은 1차전에서 자신감을 얻었다.
추일승 감독은 "1차전 경기 내용을 보면 충분히 다음 경기를 잡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선수들의 슛감이 좋은 것을 보니 앞으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