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오랜만에 '외국인 타자' 덕분에 웃었다.
두산은 23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개막전에서 7회말 결승 2타점 적시타를 때리는 등 혼자 3타점을 몰아친 페르난데스를 앞세워 5대3으로 승리했다.
두산은 지난해 외국인타자 영입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했다. 파레디스는 21경기에서 타율 0.138, 1홈런, 4타점에 그쳤고 반슬라이크 역시 12경기에 출전해 타율 0.128로 부진했다. 두산은 외국인타자 없이 한국시리즈를 치렀고 이는 악재가 됐다.
두산이 야심차게 영입한 페르난데스는 컨택트 능력과 선구안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7번의 시범경기에서 타율 0.167로 부진해 그에 대한 우려가 적잖았다.
새 시즌이 시작된 날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페르난데스는 자신의 장점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세 번째 타석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혹시나' 하는 걱정만 키웠다. 페르난데스는 두산이 2회말 무사 1루에서 2루 앞 병살타로 물러났고 4회말에도 평범한 유격수 앞 땅볼에 그쳤다.
이후 페르난데스는 득점권 기회에서 집중력을 되찾았다. 2대2로 팽팽하게 맞선 6회말 2사 1,2루에서 1타점 우전안타를 때렸다. 타구가 강하지는 않았지만 코스가 절묘했다. 풀카운트 상황에서 맞히는 능력이 빛난 장면이었다.
페르난데스의 진가는 다시 3대3 동점이 된 8회말에 발휘됐다.
두산은 2사 후 김재환과 오재일의 연속 볼넷으로 득점권 기회를 잡았다. 한화 이태양에 맞선 페르난데스는 1볼-2스트라이크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시속 142km짜리 직구를 가볍게 밀어쳐 좌측 방면 깊숙히 떨어지는 타구를 날렸다.
김재환과 오재일을 한꺼번에 홈으로 불러들인 결승 2타점 2루타였다.
두산은 2안타 3타점을 기록한 페르난데스의 활약으로 한화를 5대4로 눌렀다. 두산 마무리 함덕주는 9회초 1사 만루 위기에서 이성열에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내주고 1실점했지만 추가 실점없이 1점차 승리를 지켰다.
두산 박건우는 팀이 0대1로 뒤진 4회말 서폴드가 던진 시속 142km짜리 투심패스트볼을 때려 좌중간 깊숙한 담장을 넘기는 시즌 1호 투런아치를 그렸다.
두산 에이스 린드블럼은 5⅔이닝 9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 승패없이 경기를 마쳤다. 8회초 등판해 1실점 한 박치국이 팀 타선의 도움으로 행운의 승리를 챙겼다. 한화 선발 서폴드는 5⅔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