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당일 판매된 프랑스의 최고급 차량인 '부가티 베이론'이 이씨 부모를 죽음으로 내몬 빌미가 된 셈이다.
과거 이씨는 방송 등에서 자신을 '흙수저 투자전문가'로 소개하며 200평 대 청담동 고급 빌라와 수억원을 호가하는 수입차들을 과시,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그러나 이씨는 허위·과장 주식 정보를 흘려 300억여 원의 부당이득을 챙기고 무인가 투자사를 통해 100억 원대의 이익을 챙긴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2018년 4월 26일 열린 1심 판결에서 이씨는 징역 5년에 벌금 200억 원, 추징금 130억 원을 선고 받았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씨의 동생 희문(32)씨에게도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100억 원이 선고됐다. 단 벌금은 선고유예 됐다.
당시 검찰은 이씨의 예금을 비롯해 300억 대 가치로 알려진 부동산과 부가티 등 고가의 외제차를 처분할 수 없도록 추징보전을 청구, 법원은 상당부분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11월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 이씨 동생은 가압류 등을 해제하기 위해 일정 금액을 공탁하는 '해방공탁'을 법원에 신청했고, 공탁금으로 61억 원을 걸었다.
이씨의 동생은 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본인 명의의 건물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압류될 수 있는 재산을 줄여 차명으로 보유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지난달 25일 이 씨의 동생은 부가티를 판매하고 받은 대금 20억 원 중 현금 5억 원을 가방에 담아 부모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이날 이 씨의 부모가 김모(34) 씨 일당에게 살해를 당하면서, 차량을 판매한 것이 이씨 부부를 죽음에 이르게 한 아이러니를 낳았다.
주범격 피의자 김 씨는 이날 중국동포 A(33) 씨 등 3명과 함께 안양시의 한 아파트에서 이씨 부모를 살해하고 시신을 냉장고와 장롱에 각각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범행 이튿날 오전 이삿짐센터를 불러 이씨의 아버지 시신이 든 냉장고를 베란다를 통해 밖으로 빼낸 뒤 자신이 임대한 평택의 한 창고로 옮기긴 혐의도 받는다.
공범들은 사건 당일 범행 현장에서 자신들의 주거지로 이동해 짐을 꾸린 뒤 중국 칭다오행 항공권을 예매,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경찰은 김 씨가 돈을 노리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모의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해외로 도피한 공범을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에 공조수사를 요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