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몰카 찾는법, 불끄고 휴대폰 손전등 비춰라"

30개 모텔에 몰카 설치 일당 검거
피해자 1600여명..제보로 수사 착수
개별 사이트 개설, 유료결제까지
몰카 탐지기 개발...배포 방법 고민중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석화 (경찰청 사이버테러수사 정석화 수사대장)

여러분, 모텔에 투숙을 했는데요. 헤어드라이기 속에 또 TV 셋톱박스 속에 초소형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면 그걸 눈치 챌 수 있었을까요. 전국 30개 모텔, 42개의 객실에 초소형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 실시간 생중계를 한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그런데 투숙객 1600여 명 중에 단 1명도 이 사실을 눈치 챈 사람은 없었습니다. 모텔에 몰카를 설치했다가 적발된 사례가 전에도 있기는 있었는데요. 이렇게 상업적으로 돈까지 번 건 처음입니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그 모텔에 가서 직접 이 몰래카메라들을 다 찾으신 분이에요. 경찰청 사이버테러수사대 정석화 대장 연결을 해 보죠. 정 대장님, 안녕하세요?

◆ 정석화>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제가 지금 이 사건의 개요를 대충 설명하기는 했는데, 그러니까 모텔방에 몰래카메라를 설치만 한 게 아니고 그걸 인터넷을 통해서 생중계를 했다는 거예요, 생중계 방송을?

◆ 정석화>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얼마 동안 했습니까?

◆ 정석화>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올해 3월 3일까지 인터넷으로 생중계 서비스가 됐고요. 피의자 검거되는 그 직전까지 계속 방송을 했습니다.

◇ 김현정> 그 설치한 지역은 어디어디입니까?

◆ 정석화> 설치된 지역은 영남하고 충청 지역에 있는 10개 도시인데요. 그 10개 도시를 구체적으로 알려드리기는 좀 어려운 측면이 있어서요.

◇ 김현정> 10개 도시, 30개 모텔, 42개 방. 이렇게 되는 거예요. 그 카메라 속에 담긴 사람은 1600여 명으로 추정되고요.

◆ 정석화> 그렇습니다. 총 800여 개의 영상을 확보를 했고요. 그 영상에 등장한 사람들이 남녀기 때문에 총 피해자는 1600명 정도 남짓 되는 것으로 저희가 확인했습니다.

◇ 김현정> 그 일당은 몇 명이에요?

◆ 정석화> 총 피의자는 4명이고요. 그중에 주범이 2명이 있고 방조범이 2명이 있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그 1600여 명의 투숙객 중에는 아무도 몰랐다 그러던데. 그러면 사이버테러수사대에서는 어떻게 사건을 처음 인지하셨어요?

◆ 정석화> 저희가 이 사건을 처음 인지하게 된 것은 작년도 12월 8일날 시민의 제보로 해외 사이트에 국내에 있는 숙박업소, 모텔로 보이는 데가 노출돼서 촬영이 되고 있는 것 같다 하는 신고를 받았고요. 그걸 신고받아서 수사에 착수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인터넷 사이트라는 게 우리가 지금 방송도 하고 있는 유튜브라든지 이런 여러 개가 있잖아요. 그렇게 대중적으로 알려진 사이트가 아닌 거예요?

◆ 정석화> 네, 이건 개별적으로 제작한 사이트고요.

◇ 김현정> 본인들이, 일당들이 개설을 한 사이트가 있는 거예요?

◆ 정석화> 그렇습니다. 총 이용자가 총 4099명 정도 지금 확인이 되고 있고 그중에 97명은 유료 결제까지 한 것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 김현정> 무료로 볼 수 있는 게 있고 유로로 볼 수 있는 게 있고 따로 있었어요?

◆ 정석화> 그렇습니다. 일단 무료로도 실시간으로 객실을 보여주는 영상 일부는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다른 민감한 영상 같은 걸 보려면 결제를 해야 됐고 그다음에 이미 촬영된 영상들 중에서 조금 주요한 영상만 다시 추려서 업로드했거든요. 그 업로드된 영상을 보려면 역시 결제를 해야 했습니다.

셋톱박스 내부에 설치된 카메라 (사진=경찰청 제공)
◇ 김현정> 아니, 투숙객 중에는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을 만큼 초소형 카메라를 기막히게 숨겼다고 그러던데 어떻게 찾아가셨어요? 그 모텔을 어떻게 알고 찾아가셨어요, 경찰들이?

◆ 정석화> 저희가 수사에 착수해서 일단 영상을 분석을 했거든요. 이 영상에 나오는 모텔 중에서 어디인지 좀 추적할 만한 이런 단서가 보이는 곳들을 좀 찾아서 저희가 발품을 팔았습니다. 그래서 들어갔는데 저희가 주의를 많이 했던 것은 뭐냐 하면 이 카메라가 영상만 녹화가 되는 게 아니라 음성도 같이 녹음이 되고 있기 때문에 저희가 가서 객실에 대해서 수사관들이 여기저기 뒤지다 보면 수사관 정보가 노출이 되고 증거가 인멸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 김현정> 그렇죠. 왜냐하면 일당들이 그 방을 계속 보고 있으니까, 화면으로.

◆ 정석화> 그렇습니다. 저희 한 수사관이 의심되는 방에 투숙객으로 들어가서 하룻밤 자고 나왔습니다. 자면서 실제로 자기 영상이 그 화면에 인터넷 사이트에 실시간 생중계가 되는지 현장에서 확인을 했고요. 한 6초에서 7초 정도 딜레이 되는 시간으로 실제로 인터넷에 공개가 된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 김현정> 경찰 한 명이 위장해서 투숙을 하고 그 사이트의 화면을. 그러면 대장님도 보셨어요?

◆ 정석화> 네, 저도 봤습니다. 저는 이제 사무실에서 보고요. 그 방에 들어간 우리 수사관은 침대에 누워서 자기 자신을 자기 핸드폰으로, 휴대폰으로 다시 확인한 거죠.

◇ 김현정> 그래서 이제 알았어요. 그 방인 건 알았어요. 카메라를 찾아야 되는데. 어디 설치돼 있던가요?

◆ 정석화> 어디냐면 셋톱박스 원래 전원이 하나가 연결이 되어 있어야 되는데 2개가 연결이 되어 있는 걸 확인했습니다.

◇ 김현정> TV 셋톱박스. 케이블 같은 거 보기 위해서 설치해 놓는 그 셋톱박스에.

◆ 정석화> 그렇습니다. 카메라 렌즈의 직경이 1mm밖에 되지 않습니다.

◇ 김현정> 1cm가 아니라 1mm.

◆ 정석화> 네, 셋톱박스에 대부분 다 설치가 되어 있었지만 헤어드라이어 거치대에 몰래 숨겨놓은 곳도 있었는데 헤어드라이어 거치대는 정말 저희 수사관도 현장에서 찾으면서 찾기가 어려웠다고 합니다.

◇ 김현정> 아니, 그게 어떻게 가능해요? 헤어드라이기를 걸어놓는 거치대에 무슨 구멍이 있어요? 찍으려면 뭐가 있어야 되잖아요.

◆ 정석화> 헤어드라이기 상표가 적혀져 있는데 상표가 적혀져 있는 글씨 사이에 아주 1mm에서 2mm 정도 되는 아주 초 세밀한 구멍을 하나 내서. 헤어드라이기는 원래 전자 제품이잖아요. 그 전기선 피복을 벗겨내고 거기에서 선을 따서 카메라에 전원을 공급했습니다. 그래서 전혀 알 수 없도록 노출되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 김현정> 지금 저희가 이렇게 자세하게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이게 어떻게 보면 여러분께 드리는 팁이기도 합니다. 알겠습니다. 이 피의자들 뭐 하던 사람이에요, 어떤 사람들이에요?

◆ 정석화> 피의자들은 예전에 음란 사이트를 운영하거나 웹하드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이런 음란물 유포로 처벌받은 이력들이 있는 피의자들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카메라 설치하고 이런 거는 상당히 전문적인 거 아니에요? 헤어드라이어 속에, 셋톱박스를 분리해서 이런 건.


◆ 정석화> 네. 그거에 대한 아이디어는 해외 사이트에 비슷한 완전히 똑같은 건 아니지만 비슷한 사이트 통해서 영감을 얻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참 그런 영감은 얻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별 영감을 다 받네요. 여러분, 이제부터 더 잘 들으셔야 돼요. 그러니까 어디에 여행 가거나 하면 우리 투숙을 하게 될 텐데 그러면 불안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일반인이 육안으로 어떻게 확인을 해야 돼요? 어떻게 찾아야 되나요, 대장님. 어떻게 질문을 드려야 될지도 모르겠네요.

헤어드라이어 거치대 내부에서 발견된 카메라 (사진=경찰청 제공)
◆ 정석화> 저도 오늘 그 질문이 가장 곤혹스러운 질문인데요. 지금 현재까지 이렇게 객실 내에 설치되어 있었던 몰래카메라의 위치가 몇 군데가 있는데 오늘 말씀드린 셋톱박스하고 콘센트, 헤어드라이어 거치대 등이 있고요. 작년에는 TV 스피커 안에도 설치된 적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TV에 달려 있는 스피커 속의 그 구명, 조그마한 거.

◆ 정석화> 네. 그리고 또 하나는 불필요한 전원 플러그가 꽂혀져 있는지. 이 세 가지를 확인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틈새 부분, 초소형 구멍이 있는지, 전원 플러그가 추가로 꽂힌 게 있는지. 그리고 이용자가 가장 간이 점검 방법을 하나 추천해 드린다면 객실을 소등하시고요.

◇ 김현정> 불을 끄시고요, 다.

◆ 정석화> 스마트폰의 손전등 기능을 켜가지고 그러면 그 캄캄한 방 안에서 불빛만 나올 텐데요. 렌즈는 유리 성분이 있어서 반사를 하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가까이에서 비치면 그 반사되는 부분으로 인식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1mm 카메라기 때문에 굉장히 가까운 곳에서 해야지만 인식할 수 있는 그런 어려움들은 분명히 있습니다.

◇ 김현정> 반사가 된다는 건 그럼 반짝반짝거린다는 이야기인가요, 거기를 비추면?

◆ 정석화> 그렇습니다. 그 부분이 반사가 돼서 유리가 되기 때문에 불빛이 반사가 됩니다.

◇ 김현정> 투숙 한번 하기 어렵네요, 진짜.

◆ 정석화> 제가 하나만 더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저희가 이번 사건 수사하면서 또 와이파이 기능이 있는 일명 무선 IP 카메라 탐지기를 저희가 개발했습니다. 10m에서 20m 반경 안에만 들어 있으면 만약에 무선 카메라가 동작하고 있을 경우에 그 신호를 잡아서 화면상에 표시해 줍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건 경찰들만 쓰시는 거니까 이걸...

◆ 정석화> 그런데 이걸 저희가 이제 제품화해서 시민 단체나 아니면 저희 경찰관서나 행정관서에 배포하는 거 저희가 적극적으로 지금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주기적으로 좀 단속을 나가실 수 있게요.

◆ 정석화> 네. 예방 같은 걸 할 수 있도록 저희가 할 수 있는 방안을 좀 고민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일당들 확실하게 처벌해 주시고요. 혹시 다른 잔당이 있지는 않는지 일망타진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정석화> 네,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정석화> 감사합니다.

◇ 김현정> 경찰청 사이버수사국의 정석화 대장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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