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금고지기' 이병모 "목숨 걸고, 대통령 만난적 없다"

검찰서 45~46회 조사받으며 '자포자기'로 진술
MB 차명재산 관련 진술도 부인

이병모 전 청계재단 사무국장(사진=자료사진/노컷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산을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진 이병모 전 청계재단 사무국장이 검찰 조사과정에서 했던 주요 진술들을 뒤집었다.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진 불법자금을 받은 적이 없고 재임 중 대통령을 만난 적도 없다는 것이다.

20일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이 전 국장은 "목숨 걸고 말하는데 재임 기간 중에는 대통령(이명박)을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전 국장은 김소남 전 한나라당 의원이 비례대표 추천 대가로 이 전 대통령에게 4억 원을 주는 과정에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과 함께 전달책 역할을 맡은 의혹을 받았다. 이는 김 전 기획관의 자수서에 언급된 내용으로, 1심에서 이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를 받는 결정적인 증거로 쓰였다.


그러나 이날 이 전 국장은 "김 전 기획관에게 돈을 전달 받은 건 몇차례 있었지만 누가(김 전 의원이) 줬다는 말은 전혀 들은 적 없고 이를 (대통령에게) 보고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의 처남 고(故) 김재정씨가 관리한 재산이 이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이라고 진술한 내용도 번복했다. 이 전 대통령 퇴임 이후 김 씨의 상속 재산 현황 등을 보고한 적은 있지만 이마저도 김씨의 부인인 권영미씨 지시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전 국장은 "김재정씨 재산의 실소유자가 누군지 모른다"며 "(퇴임 이후) 보고하면 이 전 대통령은 그냥 듣고 있는 편이었고 구체적인 처분 지시같은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조사 당시와 진술이 달라진 점에 대해서는 검찰 조사가 매우 힘들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그는 "검찰에서 총 45~46차례 조사를 받았고 새벽까지 이어지기도 했다"며 "정확히 제대로 진술했다고 믿어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구속 후 2개월 사이 10kg 가까이 빠지는 등 "조서에 사인을 쉽게 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전 국장은 증인신문에 앞서 재판부가 이 전 대통령과 대면하는 것이 불편한지 물었지만 괜찮다고 답변했다.

이날 이 전 국장의 진술과 상반되는 주장을 해온 김 전 기획관의 증인신문은 오는 22일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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