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 촉발한 '지열 발전'은 어떤 방식일까

20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남송리에 있는 포항지열발전소 모습. 이날 대한지질학회는 2017년 발생한 포항지진은 인근 지열발전소가 촉발했다는 결론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2017년 11월 경북 포항서 발생한 5.4 규모 지진 원인이 국가 연구개발 과제로 진행된 지열발전 실험 때문으로 밝혀졌다.

대한지질학회가 주축이 된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은 20일 오전 10시30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지난 1년간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조사연구단 중 해외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쉐민 게 미국 콜로라도대학 교수는 이날 "지진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포항지진은 지층에 고압의 물을 주입하면서 지층 속 토양이 대거 유실되면서 촉발된 것"이라며"그간 지열발전에 의한 주요한 다섯 번의 지층 자극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구는 땅속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점점 온도가 높아지는데 이 고온의 열을 이용하는 것이 '지열 발전(Geothermal Power Plant)'이다.

보통은 화산대 부근의 간헐천과 퇴적층 주변의 안정적인 지하수가 지열을 통해 가열된 후, 가열된 증기를 회수하여 지상의 터빈을 돌려줌으로써 전기를 얻게 된다.

하지만 발전소의 건설이 가능한 지역의 조건이 제한적이라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현재까지 건설된 주요 지열 발전소가 캘리포니아와 아이슬란드, 필리핀, 인도네시아와 같이 일부 제한적인 지역에 집중된 것도 기존 발전 방식의 한계 때문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제안된 기술이 '인공 저류 지열 발전 방식'(EGS: Enhanced Geothermal System, '심부 지열 발전'으로 불리기도 함)인데, 이는 지상에서 대량의 차가운 물을 지하의 건조한 화강암 층에 흘려보낸 후, 고온에 의해 가열된 증기를 회수하여 발전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포항 지열발전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를 위해서는 기존 방식에 비해 1~2km 정도를 더 깊게 수직으로 시추하는 기술이 필요하며, 건조한 지하 화강암층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지역을 선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포항의 경우 지하 4㎞ 이상 깊이에 구멍 두 개를 뚫어 한쪽에 물을 주입해 뜨거운 지열로 데우고, 이때 발생하는 수증기를 다른 쪽 구멍으로 빼내 발전기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드는 방식이다.

4~5㎞ 정도 땅을 파는 데다 지하에 물을 주입하고 빼내는 과정이 있어, 지반이 약해지고 단층에 응력이 추가돼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특히 포항 지진 당시 과학계에서는 진앙이 지열발전소와 수백m 떨어졌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며 지열발전과 지진 간 연관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는 포항지진과 지열발전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포항지진 조사연구단'을 구성해 지난해 3월부터 정밀조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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