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미국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3억달러 짜리 계약서가 등장했다. 지안카를로 스탠튼(뉴욕 양키스)이 2014년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 13년간 총액 3억2500만 달러(약 3674억원)의 조건으로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매니 마차도(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한달 전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의 새 역사를 썼다. 샌디에이고와 10년간 총액 3억 달러(약 3391억원)의 계약을 체결하고 'FA 3억 달러 시대'를 활짝 열었다.
이달 초에는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필리스)가 모든 기록을 갈아치웠다. 워싱턴 내셔널스를 떠나 필라델피아와 FA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조건은 기간 13년, 연봉 총액 3억3천만 달러(약 3730억원).
하퍼는 메이저리그는 물론이고 미국 프로스포츠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선수로 우뚝 섰다.
하지만 하퍼의 '몸값' 신기록은 곧 깨진다. '3억 달러 시대'를 넘어 다음 단계로 넘어갈 날도 멀지 않았다. LA 에인절스가 간판 스타 마이크 트라웃과의 연장 계약을 공식 발표하는 날 모든 기록이 경신된다.
20일(한국시간)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에 따르면 LA 에인절스는 마이크 트라웃과 계약기간 12년, 연봉 총액 4억3천만 달러(약 4860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기로 합의했다.
LA 에인절스는 만 28세의 외야수 마이크 트라웃이 사실상 은퇴할 때까지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게 하겠다는 의지를 계약 기간과 '돈'으로 표현했다.
연 평균으로 따져도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의 계약을 무려 12년동안 보장해주겠다는 것 자체가 마이크 트라웃의 위상을 전해준다. 에인절스는 현역 최고라고 평가받는 트라웃에게 그에 걸맞는 대우를 해주겠다는 것이다.
LA 에인절스는 마이크 트라웃이 FA가 되는 2020년 겨울까지 기다리지 않고 연장 계약을 선택했다.
2011년 데뷔한 마이크 트라웃은 풀타임 첫 해였던 2012시즌 타율 0.326, 30홈런, 83타점, 129득점, 49도루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차지했다. MVP 투표에서도 2위에 오를만큼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화려하게 메이저리그 무대에 등장했다.
마이크 트라웃은 2014년 타율 0.287, 36홈런, 111타점, 115득점을 올리며 데뷔 4년 만에 첫 MVP를 차지했다. 2016년에는 타율 0.315, 29홈런, 100타점, 123득점을 기록해 또 한번 MVP를 수상했다.
또 마이크 트라웃은 2012년부터 작년까지 8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됐다. 매해 포지션별로 가장 뛰어난 타격 능력을 발휘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실버슬러거에도 여섯 차례나 이름을 올렸다.
마이크 트라웃은 메이저리그 정규리그 통산 1065경기에 출전해 통산 타율 0.307, 240홈런, 648타점, 793득점, 189도루를 기록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더한 통산 OPS는 무려 0.990에 이른다.
통산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를 살펴봐도 마이크 트라웃의 입지는 독보적이다. 야구 통계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마이크 트라웃의 통산 WAR은 64.7이다. 이는 하퍼(30.7)와 마차도(30.2)가 지금껏 쌓은 기록의 합보다도 크다.
ESPN에 따르면 LA 에인절스가 마이크 트라웃의 2019년과 2020년 계약을 무효 처리하고 올해부터 새로운 계약 내용을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럴 경우 마이크 트라웃은 2030년까지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게 된다.
새로운 계약이 적용되면 마이크 트라웃은 매년 평균 약 3600만 달러(약 407억원)를 받게 된다. 평균 연봉에서도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오르게 된다. 현재 1위는 잭 그레인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 그는 연 평균 연봉 3440만 달러를 받고 있다.
범위를 미국 프로스포츠 밖으로 확장해도 마이크 트라웃의 계약은 독보적이다.
이전까지 경기 출전 계약 기준으로 가장 비싼 몸값을 기록한 선수는 복싱 종목의 카넬로 알바레스(멕시코)다. 그는 한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와 5년동안 11경기를 하는 조건으로 3억65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는 제임스 하든(휴스턴 로켓츠)이 2017년 휴스턴과 맺은 6년간 총액 2억2800만 달러의 계약이 역대 최대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