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섬 위기의 지하수 "먹는물도 걱정할 판"

[김 기자의 이 기사]
지하수 오염 심각…축산폐수-농약과다-관정 관리도 문제
지하수 관리 기관도 3곳 제각각…제주도 뒤늦게 수자원관리종합계획 추진

가축분뇨 불법 배출로 지하수가 오염된 곳을 표시한 도면.(사진=제주도 제공)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김기자의 이기사>
■ 채널 : 표준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5∼18:00)
■ 방송일시 : 2019년 3월 19일(화) 오후 5시 5분
■ 진행자 : 류도성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CBS 김대휘 기자

◇류도성> 좋은 뉴스를 발굴해 소개하는 김기자의 이 기사 시간입니다. 김대휘 기자 오늘은 어떤 뉴스를 가져왔습니까?

◆김대휘> 오늘은 기획 기사 한편을 소개하겠습니다. 언론사의 기획기사는 품이 많이 들지만 독자나 청취자들에게 주목을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언론사의 기획기사는 호흡이 긴 기사라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요즘 기획기사가 많이 줄고 있는데요, 인력과 시간은 많이 투입하지만 소위 말하는 스마트폰에서 쉽게 주목을 받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물론 좋은 기획기사는 특종이 되기도 합니다.

◇류도성> 그러면 오늘 갖고 온 기획기사는 어떤 기사인가요?

◆김대휘> 제주의 지하수를 다룬 기사로 연합뉴스 변지철, 전지혜, 백나용 기자와 인터넷 언론사인 제주의소리 김정호기자가 최근 연재하고 있는 위기의 지하수 시리즈입니다. 현재까지 각각 언론사별로 세편이 소개됐습니다.

◇류도성> 그런데 이 지하수 기획기사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김대휘> 예전에도 제주 지하수와 관련한 기사가 종종 나오긴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제주시 쓰레기 문제가 언론의 집중을 받고 있는데요, 인구 급증과 대규모 개발로 발생한 쓰레기는 발생량을 줄이는 방법으로 저감대책을 제시할 수 있지만 지하수는 한번 오염되면 대책이 없는 가장 소중한 자원입니다.

특히 제주는 지하수를 통해 먹는물을 해결하고 있는데요. 쓰레기 문제보다 더 심각한 것이 지하수 오염인데 아직도 우리 사회는 지하수 오염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지 못한 것 같아서 지하수 오염 문제를 다룬 기획기사를 소개할까 합니다.

◇류도성> 3편의 기획기사에서 시선을 잡은 내용은 어떤가요?

◆김대휘> 두 개의 기획기사가 그동안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기사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이번 기사에서 흥미를 끄는 점은 수질측정망 관리가 제각각이라는 내용입니다.

연합뉴스는 <지하수 추가개발 아닌 통합관리로 효율적 이용> 이라며 수자원관리종합계획 보완 수립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또 제주의소리도 <농업용 관정 '수질 대표성' 한계...수질측정망 개선 목소리>라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두 개 언론사의 지하수 위기 기획기사 세 번째 편의 주제가 비슷합니다.

제주의소리 기사의 경우 현재 운영되고 있는 지하수 수질측정망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수질측정망은 지하수법 제18조(수질오염의 측정)에 근거하고 있는데요. 지하수의 수질보전을 위해 환경부장관이 수질측정망을 설치해 전국의 지하수에 대한 수질오염실태를 측정하도록 명문화 하고 있습니다.

제주의 경우는 수질측정망이 3곳으로 나눠져 있다는 것입니다.

우선 환경부의 위탁을 받은 한국환경공단이 화북공업단지 등 오염우려지역 21곳을 측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주도 상하수도본부가 주거단지 등 일반지역 측정망 20곳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주도 보건환경연구원은 별도 관정 128곳의 수질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유지 관정 출입과 골프장 민원 등을 이유로 현재는 공공관정만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마저 직접 물을 채수하는 방식이 대부분입니다.

이렇게 3곳의 기관에서 제각각 다른 수질을 측정하고 관리하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제주 축산분뇨 무단 배출 현장.(사진=자료사진)
◇류도성> 지하수 수질측정이 제각각이라면 이에 대한 대책도 제각각 제시하지 않을까요?

◆김대휘> 관리 기관에 따라 검사 방식과 위치는 제각각이고, 측정 지점과 시기가 자주 바뀌면서 막대한 자료의 연속성과 활용성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주도가 이를 통합관리하는 방안을 뒤늦게 찾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제주특별자치도 수자원관리종합계획으로 지난해부터 2022년까지 진행하는 수립계획입니다.

이 종합계획은 제주연구원이 지난해 수행한 ‘지하수 수질관측망 개선방안 연구’ 사업 내용이 대부분이 담겨 있습니다.

그동안 제주지하수는 생활용수, 농업용수 등 용도별로 구분해서 관리했습니다.

이를 통합해서 수자원을 통합 이용 관리하는 방안을 바꾸자는 것입니다.

제주연구원은 46개소, 78개 지점의 지하수 수질측정망 설치를 제안했습니다.

주요 지점은 해발 200m 이하 오염원 하류 지역입니다. 도 전역에 32곳을 정하고 지하 심층부와 상층부에 2개씩 총 64곳에 설치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14곳은 300m 이상입니다.

이렇게 되면 제주 지하수의 주요 오염원인 가축분뇨와 액비살포, 개인하수 등 오염원 밀집지역에서의 오염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용천수와 염지하수 관측망과 연결할 경우 통합적인 관리도 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류도성> 현재 제주 지하수 위기 상태는 어떤가요?

◆김대휘> 단적인 예로 한림정수장이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한림정수장은 1985년부터 1996년까지 사업비 108억 원을 투입해 설치하는 정수장입니다.

하지만 최근에 이곳에서 취소된 물에서 질산성질소가 목표치 이상으로 치솟자 가동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제주시 한림읍 옹포천 옆에 위치한 한림정수장은 서부지역 상수도 공급을 책임진 핵심 시설이지만 결국 가동 23년 만에 멈춘 것입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질산성질소의 수치가 올랐다는 것입니다.

◇류도성> 질산성질소를 발생시키는 주 오염원은 농약과 축산 폐수 아닌가요?

◆김대휘> 농업에 사용되는 질소질 비료와 가축분뇨 배출과 액비살포, 그리고 지하침투식 개인하수처리 시설이 주요 원인입니다.

고질적으로는 농사용 질소질 비료 역시 지하수의 질산성질소 수치를 올리는 원인입니다.

기사에서는 구체적인 수치로 도내 화학비료 사용량은 농지면적 1ha당 890kg으로 전국 평균 268kg과 비교해 3배 정도 많습니다.

또 토지 1ha당 양돈사육도 3.06마리로 전국 평균 1.03마리보다 3배나 많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제주 지하수 부존형태 모식도(사진=제주도 제공)
◇류도성> 그러면 지하수 수질을 악화 시키는 이같은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네요.

◆김대휘> 물론 원인 제거가 우선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서 최근에 가축분뇨 배출 억제와 액비살포 전면 금지 정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또 농약의 경우 농작물에 따른 농약을 지정해 살포하도록 법으로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원인자를 억제하는 것이고요. 두 번째는 행정의 관리 부실입니다. 시공되는 지하수 과정에 대한 문제점입니다.

제주도와 환경부의 후원으로 진행된 제주녹색환경지원센터 2018년도 연구개발사업에서 지하수 오염과 관련해 흥미로운 조사결과가 나왔는데요,

농업용관정 주변 토양 미생물을 분석한 결과 일부 관정에서는 생활폐수와 동물성 병원균에 의한 지하수 오염이 의심되는 미생물이 나왔다는 것입니다.

서부지역의 관정에서는 축산폐수 유입이 의심되는 암모니아성 질산이, 동부지역의 한 관정은 염소이온 농도가 유독 높았다고 합니다.

또 제주연구원 조사에서는 농업용 관정 31곳을 분석한 결과 67.7%인 21곳에서 질산성 질소 오염이 진행되고 있고 14곳은 기준을 초과했습니다.

상류지역의 오염 물질이 하류로 이동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는데요, 부실 시공된 관정이 지하수를 오염시키는 고속도로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중산간지역의 과도한 개발과 축산폐수, 농업의 과도한 화학비료사용, 대규모 개발에 따른 정화조 등의 원인이 부실 시공된 관정을 타고 하류 오염지역으로 이동하고 제주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류도성> 오늘은 위기의 지하수를 다룬 기획기사 두 편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