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다르 빠진 현대캐피탈, 주장 문성민 없이 파이팅 외친 사연

코트에서는 선수들의 중심에서 파이팅을 외치는 현대캐피탈의 주장 문성민이지만 경기 전 간식을 먹지 않는 그의 루틴은 주장 없이 파이팅을 외치는 독특한 상황을 만들게 했다.(사진=한국배구연맹)
“그때는 성민이 형이 없었어요”

올 시즌 현대캐피탈의 주포는 파다르였다. 정규리그를 기준으로 득점 4위, 공격종합 7위, 퀵 오픈 1위, 후위 공격 5위, 서브 1위에 올랐을 정도로 공격 면에서는 리그 최고 수준의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경기였던 18일 우리카드와 도드람 2018~2019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에 파다르는 없었다. 경기 당일 오전 훈련까지 정상적으로 소화했던 파다르였지만 경기 직전 허리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후송됐고, 결국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숙소로 씁쓸하게 먼저 이동했다.

이 소식은 경기 직전에야 선수들에게 전달됐다. 경기 후 만난 최태웅 감독은 “오늘 (파다르 없이 경기한다는 소식에) 선수들도 위기라고 느끼고 더 많이 긴장한 것 같았다”면서 “하지만 국내 선수끼리 경기할 기회가 자주 오는 게 아니라고 했다. 국내 선수의 힘을 보여주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소개했다.


파다르의 결장은 현대캐피탈 팀적으로 분명 위기였다. 하지만 현대캐피탈 선수에게는 기회였다. 그리고 허수봉이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파다르를 대신해 라이트 공격수로 나선 허수봉은 이날 양 팀 최다 20득점의 맹활약으로 현대캐피탈의 세트 스코어 3-0 승리를 이끌었다.

허수봉은 “나도 이 정도로 잘할 줄은 몰랐다”면서 “(이)승원이 형한테 계속 공을 올려달라고 했다. 나를 믿고 올려준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결과는 좋았지만 분명 경기 전에는 다들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현대캐피탈 선수단을 대표해 허수봉에게 당시 상황을 들어봤다.

“경기 전 간식을 먹을 때 파다르가 아파서 천안으로 돌아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허수봉은 “(전)광인이 형이 나서서 ‘파다르가 없어도 우리끼리 할 수 있다. 해보자’고 했다. 그래서 다들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라커룸 안에서 벌어진 현대캐피탈 선수들만이 나눴던 승리 비결을 소개했다.

보통 이런 장면은 주장이 앞장서기 마련이지만 웬일인지 허수봉은 올 시즌 현대캐피탈의 주장인 문성민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허수봉에게 당시 문성민이 해준 응원을 소개해 달라고 하자 “성민이 형은 경기 전 간식을 먹지 않아서 그 자리에 없었다”는 예상 외의 답변으로 인터뷰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비록 경기 전 결의를 다질 때는 함께 하지 못했지만 문성민은 이날 경기에서는 동료들과 함께 코트에서 힘찬 파이팅을 외쳤다. 무릎이 온전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허수봉, 전광인과 함께 현대캐피탈의 삼각편대를 완성했다. 팬들이 기대하는 바로 그 모습이었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