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오늘 오후 청와대에서 박상기 법무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은 뒤 이같이 지시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이 보기에 대단히 강한 의혹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거나 심지어 은폐되어온 사건들이 있다"며 "공통적인 특징은 사회 특권층에서 일어난 일이고, 검찰과 경찰 등의 수사 기관들이 고의적으로 부실 수사를 하거나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진실규명을 가로막고 비호·은폐한 정황들이 보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민들은 진실규명 요구와 함께 과거 수사 과정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해서 강한 의혹과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며 "사회 특권층에서 일어난 이들 사건의 진실을 규명해 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정의로운 사회를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김학의 전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수사를 놓고 최근 검찰과 경찰이 자료 은폐 논란으로 신경전을 벌이고, 고(故) 장자연씨 자살사건 배후에 언론 권력 등이 있다는 의혹이 집중 조명되면서 형사처벌은 넘어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또 권력형 비리 사건을 철저하게 수사해야하는 국가 사정기관인 검찰과 경찰이 의혹의 중심 인물이 되거나 이를 은폐하는 데 앞장섰다는 국민적 공분이 높은 만큼, 이번 기회에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는 의지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검찰·경찰이 권력형 사건 앞에서 무력했던 과거에 대한 깊은 반성 위에서 과거에 있었던 고의적인 부실·비호·은폐 수사 의혹에 대해 주머니 속을 뒤집어 보이듯이 명명백백하게 밝혀내지 못한다면 사정기관으로서의 공정성과 공신력을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사건은 과거의 일이지만, 그 진실을 밝히고 스스로의 치부를 드러내고 신뢰받는 사정기관으로 거듭나는 일은 검찰과 경찰의 현 지도부가 조직의 명운을 걸고 책임져야 할 일이라는 점을 명심해 주기 바란다"며 현 검경 수뇌부를 직접 겨냥했다.
가수 정준영씨 등이 연루된 연예 권력이 권력기관과의 유착 등 새로운 의혹에 대해서도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강남 클럽의 사건은 연예인 등 일부 새로운 특권층의 마약류 사용과 성폭력 등이 포함된 불법적인 영업과 범죄행위에 대해 관할 경찰과 국세청 등 일부 권력기관이 유착하여 묵인·방조·특혜를 주어 왔다는 의혹이 짙은 사건"이라며 "의혹이 사실이라면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유사한 불법 영업과 범죄 행위, 그리고 권력기관의 유착행위가 다른 유사한 유흥업소에서도 있을 수 있으므로, 그 부분에 대해서도 집중적인 수사와 조사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이들 사건은 사건의 실체적 진실과 함께 검찰, 경찰, 국세청 등의 고의적인 부실수사와 조직적 비호, 그리고 은폐, 특혜 의혹 등이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힘있고 빽 있는 사람들에게는 온갖 불법과 악행에도 진실을 숨겨 면죄부를 주고, 힘없는 국민은 억울한 피해자가 되어도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오히려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는 것"이라며 검찰과 경찰의 부실수사 의혹을 강하게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