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폰 연주는 재즈 클럽에서 술 마시면서 듣는 음악'이라는 부정적인 선입견이 아직 남아있다고 생각해요. 여전히 '색소포니스트'라고 하면 가수 뒤에서 보조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여겨지기도 하고요. 그래서 전 '소울 마에스트로'라는 표현을 좋아해요. '영혼을 만져주는 뮤지션이 되겠다'는 포부와 '클래식의 기본을 놓치고 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동시에 표현할 수 있으니까요"
미국 버클리 음대 출신인 대니정은 1999년 첫 싱글 '리플렉션즈'(Reflections)를 내고 데뷔, 지난 20년간 빼어난 연주 실력을 바탕으로 한 감미로운 선율을 들려주며 많은 이들의 영혼을 어루만졌다. 팝, 소울, R&B, 가스펜, 펑크 등 다채로운 장르에 도전하며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혔으며, 조수미, 서태지, 인순이, 이승철 등 내로라하는 가수들과 호흡하며 입지를 다져왔다.
"눈 깜짝할 사이에 20년이 지났네요. 데뷔 초에는 아픔을 많이 겪었어요. 특히 '네가 메인 자리에 서겠다고? 꿈 깨!'라는 말을 자주 들었었죠. (미소). 하지만 전 가수들 못지않게 연주자도 돋보여야 하고, 퍼포머로서 무대에서 관객과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꺾지 않고 활동을 이어왔어요. 공연을 할 때는 무대 연출에 특히 많은 신경을 기울였고, 재즈 클럽에서는 단 한번도 공연하지 않았어요. 누군가는 저를 보고 '아웃사이더'라고 하는데 전 제 스스로가 '독보적인 존재'라고 생각해요"
"그동안 저를 사랑해주시고, 도와주신 분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무래도 공연이라고 생각했어요. 공연장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공연을 저의 마지막 공연이라고 여기고 최선을 다하는 편인데, 언제나 그랬듯이 이번에도 최선을 다해 최고의 무대를 보여드리려고요"
대니정은 20주년 공연을 마친 뒤 전국 투어를 펼칠 계획도 가지고 있다. 그는 "20개 도시에서 관객과 만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30여곡 정도를 만들어 놓았다"며 올해 안에 새로운 음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색소폰을 처음 잡았던 고등학교 때부터 어떻게 하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연주를 할까에 대해 고민해왔요. 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걸 악기로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음악이 사람의 영혼을 만져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어요. 앞으로도 꾸준히 공연하고 관객과 소통하며 진정한 '소울 마에스트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