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제안한 '혀 영상 진단기' 국제 표준 제정

설진기 세계 시장 주도권 선점 기대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개발한 설진기로 혀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한의학의 주요 진단법인 설진을 과학화·정량화하기 위해 개발된 설진기가 국내 제안기술에 따라 국제 표준으로 제정됐다.

설진은 혀의 색깔과 형태를 통해 건강 상태와 병을 진단하는 한의학의 대표 진단법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한의학연)은 한의학 진단기기인 설진기가 ISO(국제표준화기구) 국제 표준으로 제정됐다고 18일 밝혔다.


국제 표준의 주요 내용은 혀 위치의 정위, 혀 영상 촬영을 위한 조명부, 영상 획득부, 데이터 처리부, 디스플레이, 안전성 등으로 구성된다. 설진기의 안전성 확보와 핵심 성능 수행을 위해 요구되는 공통 사항을 규정한다.

한의학연 미래의학부 김지혜 연구원이 프로젝트 리더를 맡아 ISO/TC249(국제표준화기구 전통의학 분야 기술위원회) 22개 회원국, 특히 한·중·일 3개국의 산업계 종사자가 참여해 4년간의 개발 과정을 거쳤다.

국내에서 개발·생산되는 설진기의 사양이 국제 표준으로 채택됨에 따라 세계 시장의 주도권 선점은 물론 국가별로 달랐던 설 영상 데이터 간 통합도 가능해지게 됐다고 한의학연은 설명했다.

특히 국제 공동연구를 비롯한 설진의 과학화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의학연이 주도적으로 개발한 전통의학 ISO 국제 표준으로는 뜸, 피내침, 한약제품 라벨링 요구사항, 일회용 부항에 이어 설진기가 다섯 번째다.

한의학연 김종열 원장은 "국내 한방 의료기기 산업의 열악한 환경에서도 국내 여건에 맞는 표준안을 국제 표준으로 개발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번 국제 표준 제정이 한방 의료기기가 세계 시장을 개척하고 선점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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