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영희(변호사·검찰 과거사위 진상조사단 총괄팀장)
검찰이 과거에 수사해 놓은 것 중에 잘못된 걸 바로잡기 위해 출범한 조직이죠. 검찰 과거사위 진상조사단. 그러니까 2017년 12월에 출범을 했으니까 지금 1년 하고 3개월 지났습니다. 조사 대상은 총 17건. 그중 개별 사건이 15건, 포괄 사건이 2건 있는데요. 그 가운데 5건은 아직 조사 중인 상태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고 장자연 리스트 사건, 김학의 전 차관 성접대 의혹, 용산 참사 등등 굵직한 사건이 아직 남아 있는 겁니다. 문제는 저희가 조금 전에 설명드린 대로 활동 시한이 이번 달 말로 끝난다는 거예요. 한 보름 남은 거죠.
그러자 검찰 과거사위 산하 조직인 대검 진상조사단에서 '시한을 제발 연장해 달라.' 이렇게 과거사위에 요청을 했는데 오늘 그 연장 여부가 최종 결론이 납니다. 글쎄요. 몇 개월 더 연장하면 결론이 나올까 싶기도 한데. 왜 이런 생각을 하냐 하면 수년 전 사건을 재조사하는 상당히 어려운 일인데도 지금 핵심 당사자들이 출석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김학의 전 법무차관. 금요일에 나갈 것인가 말 것인가 우리가 지켜보자 했는데 결국 안 나갔어요. 그런데 안 나온다고 해도 강제로 불러들일 권한도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런 상황에서 연장이 무슨 의미인가라는 얘기가 나오기는 합니다마는 진상 조사단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장을 해 달라고 하는 이유는 뭔지 직접 들어보죠.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의 총괄팀장 김영희 변호사 연결합니다. 김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김영희> 안녕하세요.
◇ 김현정> 총책임자가 단장이 아니고 팀장이네요.
◆ 김영희> 제가 총책임자라고 하는 말은 조금 아닌 것 같고. 하여튼 총괄팀장에 있습니다. 여러 가지 조율하는 역할, 총괄하는 역할입니다.
◇ 김현정> 1년 넘게 달려서 이제 보름 정도 남겨두고 있는 소감이랄까요. 일단 소회는 어떻습니까?
◆ 김영희> 그동안 열심히 했는데 앞으로 또 좀 더 중요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서둘러 기한 연장을 안 하겠다고 과거사위원회가 그렇게 결정을 했기 때문에 굉장히 많이 아쉽고 그런 상태입니다.
◇ 김현정> 연장 안 하겠다고 이미 말은 했지만 오늘 조금 더 여지는 남아 있는 거 아니에요? 최종 발표를 오늘 하니까?
◆ 김영희> 일단은 지난주에 바로 연장 안 하겠다고 불가 결정을 기자들한테 문자를 돌렸는데요. 그런데 오늘 그 사이에 여러 가지로 고 장자연 씨 국민 청원도 60만 건 이상 올라가고 윤지오 씨 나와서 기자 회견하고 이런 여러 가지 변수들이 있어서 오늘 다시 위원회가 다시 논의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그런 요구를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걸로 저는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조금 바뀔 여지는 있다고 보고 희망을 두고 계신다는 말씀. 그럼 그간의 활동부터 좀 정리를 해 보죠. 17개. 그러니까 15개의 개별 사건과 2개의 포괄 사건에서 17개 중에 결론이 난 사건은 몇 개인가요, 처리를 다 하신 건요?
◇ 김현정> 박종철 사건, 김근태 사건, 강기훈 유서 대필, 형제복지원 사건. 이런 건 된 거고, 마무리가.
◆ 김영희> 유우성 사건, 민간인 사찰 사건이라고 해서 그런 사건들은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났고 조사 결과가 나왔고 이런 저런 성과들은 있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 용산 참사, 장자연 씨 사건, 김학의 사건, 낙동강변 2인조 사건. 이렇게 좀 관심이 많은 사건들에 대해서는 5건이 아직 진행 중입니다. 이게 글쎄요. 언뜻 생각할 때는 1년 3개월, 15개월이라는 기간이 그렇게 짧지는 않은데 왜 아직도 이 주요한 사건들은 종료가 안 된 거죠?
◆ 김영희> 그건 사정이 있는데 지금 용산 참사 사건 같은 경우에는 언론에 보도된 대로 어떤 외압 논란으로 인해서 외부 단원들이 모두 사퇴를 했습니다. 그래서 외부 단원을 다른 분으로 바꾸는 과정에 시간이 많이 걸렸고요. 그래서 실제로 11월 중순 거의 말경에 새로 배당이 되었기 때문에 굉장히 기록이 방대한데 12월 달부터 겨우 보기 시작했고.
◇ 김현정> 용산은 그렇고요.
◆ 김영희> 그리고 김학의 사건도 마찬가지인데요. 여기는 원래 진행하던 팀이 사퇴한 것은 아니지만 배당이 피해자 측의 요구가 있고 이래가지고 배당이 바뀌었습니다. 다른 팀이 맡게 돼서 팀을 새로 구성해서 이 부분도 역시 12월부터 실제로는 기록을 보기 시작했기 때문에 다른 사건은 거의 한 10개월 정도 봤다면 이 사건들은 이제 겨우 3개월이 안 된 그런 상태입니다. 그리고 낙동강 살인 사건이나 아니면 포괄 사건이라고 하는 몰래 변론 사건 그리고 피의 사실 공표 사건도 본조사 자체가 거의 12월 달에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시간이 굉장히 아주 적은 상태에서 출발을 한 것이고 그렇습니다.
◆ 김영희> 네, 안 나왔습니다.
◇ 김현정> 안 나올 거라고 예상하셨어요, 변호사님?
◆ 김영희> 예상이라기보다는 출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는 생각을 했습니다.
◇ 김현정> 안 나오면 그럼 강제 구인할 방법은 전혀 없는 겁니까?
◆ 김영희> 저희가 과거사 조사단은 아무런 그런 수사 권한이 없습니다. 여기 파견된 검사들도 직위는 검사지만 하는 직무는 수사가 아니라 조사고요. 규정 자체가 법률이 아닌 훈령에 근거해서 하고 있는 데 여기에 무슨 강제 수사권에 대한 얘기가 전혀 없어서 압수 수색이나 금융 내역을 들여다보거나 통화 내역을 법원에 신청해서 받아보거나 이런 권한은 없고 그렇기 때문에 김학의 전 차관도 그런 점에서 일정한 부분은 염두에 두고 소환에 불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김학의 전 차관 얘기가 나온 김에 이 사건을 조금 더 들어가보자면 2013년 당시에 이 사건은 경찰에서는 기소를 했는데 검찰에서 무혐의가 난 사건입니다, 여러분. 그런데 최근에 지난주죠. 민갑룡 경찰청장, 현 경찰청장이 국회에 나와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시 경찰들이 육안으로 봐도 알 만큼 영상 속 인물은 분명히 김학의였다. 그 별장에서 옷 벗고 성접대 받는 그 인물은 분명 김학의였다. 그래서 우리는 검찰로 넘겼는데 검찰이 무혐의를 줬다." 이렇게 얘기했거든요. 우리 김영희 변호사님 보시기에, 팀장님 보시기에는 그 영상 속의 인물이 누구던가요?
◆ 김영희> 저도 그 동영상을 저희 조사팀에서 봤습니다. 그런데 거기 얼굴이 누구인지 확인할 수 있는 건 조사 결과와 관련된 내용이라 제가 말씀을 드릴 수가 없고요. 어쨌든 그 영상을 당시 경찰이 봤을 때 그렇게 김학의 전 차관 얼굴인 건 맞다는 건 경찰청장이 최근에 발언을 했는데 그것은 경찰의 판단인 것이고 저희가 그게 맞다, 틀리다 얘기하는 건 제가 조사 과정에 얻은 내용에 대해서 외부에서 말을 할 수 없도록 규정이 되어 있어서.
◇ 김현정> 그러면 선명한 건 맞아요? 영상 화질이 또렷하다는 건 맞습니까?
◆ 김영희> 그게 버전이 여러 개인데요. 원래 원본 파일이 있고 또 핸드폰으로 찍은 파일이 있고 그렇습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사실 구별은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화질은 구별될 정도군요? 저 사람 얼굴 봤을 때 저 사람이 내 동생인지 누나인지 김학의인지 누구인지 확인이 되는 정도 화질은 확보가 됐군요.
◆ 김영희> 정확하게 말씀드리기는 곤란하지만 화질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냥 딱 봐도 그 동영상 속 인물이 김학의였다, 라고 하면 사실 더 이상 다른 자료가 없어도 될 정도니까 검찰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혐의를 줬다는 건 상당히 수사가 부실했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에 이 화질이 그래서 중요한 겁니다. 그러면 진상 조사단 측에서도 그 당시 검찰이 엉터리로 수사를 했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계세요?
◆ 김영희> 무게를 두고 있다, 안 두고 있다도 말씀을 드릴 수는 없지만 당연히 검찰 과거사위는 검찰이 과거 수사 과정에서 어떤 점을 잘못했는지를 낱낱이 조사하고 판단을 했다면 그 판단의 근거까지 들어서 저희는 보고서를 씁니다. 당연히 검찰 잘못을 들여다보고 있고요. 지금 우리 김현정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내용 중에 영상이라고 하는 부분과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영상에 대한 얘기가 있지만 어쨌든 지금 말씀하신 내용은 김학의 전 차관에 대한 부분인 거죠. 어쨌든 그런 부분에 대한 판단이 어떤 부분에서 검사가 잘못했다면 이런 걸 저희가 자세히 보고 있고 충분히 조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재수사를 하려면 새로운 증거가 나와야 됩니다. 새로운 증거 하나라도 확보하셨습니까?
◆ 김영희> 그건 저희가 역시 마찬가지로 확인을 안 해 드리고 있지만 조사단이 한계는 많지만 그래도 새롭게 조사하는 과정에서 분명히 여러 모든 사건에서 얻어낸 것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 김현정> 있군요.
◆ 김영희>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새로운 증거 있군요. 다만 지금 그게 뭐라고까지는 말씀 못 하시지만 있다. 또 하나 중요한 게 이 동영상 속의 피해 여성을 성상납 가담자로 볼 거냐. 아니면 성범죄 피해자로 볼 거냐. 이것도 중요해요. 왜냐하면 성범죄 피해자가 되는 순간 공소시효가 확 늘어나거든요. 어떻게 판단하세요?
◆ 김영희> 지금 앵커님께서 말씀하신 시효가 늘어난다고 하는 부분은 특수 강간의 경우에는 공소시효가 15년이 됩니다. 그래서 15년이라는 세월이 아직 안 흘렀기 때문에 문제될 소지는 있는데. 이 김학의 사건의 중요한 쟁점 중 하나가 여성 피해자들에 대한 부분인데 그 부분에 대한 진술의 신빙성의 문제가 있고 증거의 문제가 있는데 그런 부분은 아직도 마찬가지로 굉장히 예민하고 지금 자세히 말씀드리기 어렵다는 점은 양해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저희가 당연히 과거사 조사단은 두 가지가 중요한 요소인데 하나는 과거 검찰 수사로 인한 인권 침해가 있었는지 그리고 또 하나는 검사의 권한 남용으로 인해서 사건을 묻어버리거나 아니면 반대로 없는 사건을 만들거나 이런 걸 보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권 침해 차원에서 또는 어떤 형사 범죄 피해자 차원에서 여성 피해자들의 피해 사실이 과연 있는 것인지 또는 유죄로 입증될 만한 정도인지. 이런 것은 저희가 당연히 굉장히 조심스럽게 꼼꼼하게 살피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질문거리가 많은데 지금 사건이 워낙 여러 가지라서 일단 넘어갈게요. 뭐냐 하면 고 장자연 씨 사건. 이거는 이제 유일한 증언자 동료 윤지오 씨가 저희 뉴스쇼 출연해서 인터뷰도 하고 여기저기 여론에 집중 여론 받으면서 다시 부각이 되고 있는데요. 일단 이건 어디까지 재조사가 된 건가요? 재조사의 진행 과정을 대략 퍼센트로 표현한다면?
◆ 김영희> 장자연 사건이 조사가 어느 정도 됐나.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죠?
◇ 김현정> 재조사. 네.
◆ 김영희> 퍼센트로 말씀드리기도 좀 애매한데요. 어쨌든 저희는 일단 최종 보고서 초안은 쓴 상태이고 이것을 계속 수정하고 업그레이드하고 있는 중이고 그 과정에서도 또 다른 조사를 만약 필요하면 하고 있는 그런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김학의 사건이나 용산 참사 사건과 달리 좀 일찍 받은 사건이기 때문에 가능한 기한을 맞추려고 했지만 제가 지난주에 가서 요청을 했던 것은 만약에 시간을 더 주면 더 좋은 성과를 낼 수도 있을 것 같다.
◆ 김영희> 새로운 증거라는 말은 그렇지만 어쨌든 성과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재수사를 할 만큼의 성과는 나왔다고 보세요, 일단은?
◆ 김영희> 재수사라는 부분은 지금 수사권을 가진 수사 기관이 수사를 한다는 말씀인 거죠. 그 부분과 관련해서도 지금 국민 청원이 재수사를 하라는 청원이 60만 건이 넘었는데 저는 저의 개인의 의견입니다, 우리 조사팀의 의견이 아니라. 저의 개인적인 의견은 재수사를 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말씀은 뭔가 새로운 것들을 얻어낸 게 재수사할 정도가 된다는 말씀으로 들리네요. 국민 청원 수 많다고 무조건 재수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어서.
◆ 김영희> 하여튼 수사를 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그냥 묻힐 수는 없는 사건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아마 이 부분 지금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장자연 씨가 숨지기 전에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과 수십 차례 통화했다는 사실이 이번 과거사위 조사 과정에서, 재조사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여러분. 그런데 왜 거기까지만 발표가 되고 더 이상의 조사가 안 이루어진 거죠?
◆ 김영희> 더 이상의 조사가 없었던 건 아닙니다. 지금 임우재 씨 관련해서도 조사를 안 한 건 아니고요. 조사 내용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수 없지만. 단순히 통화 내역만 본 것은 아닙니다.
◇ 김현정> 그럼 거기에 대해서도 뭔가 새로운 사실이 좀 나왔나요, 더 조사하셨을 때?
◆ 김영희> 그런 얘기를 말씀드릴 수는 없는데 어쨌든 장자연 사건의 중요한 내용 중 하나가 접대 상대방을 밝히는 부분도 있는 것이고 또는 술접대를 강요한 것인지. 이런 내용들이 다 쟁점이 됩니다. 그래서 그런 관점에서 최대한 국민적 의혹이 없도록 하려고 노력은 했는데 그 부분과 관련해서 어떤 내용들이 더 있다 없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건 보고서를 통해서 위원회를 통해서 나가야 될 내용입니다.
◇ 김현정> 그게 외압이 있었다. 이런 얘기가 들려가지고 제가 그 질문을 드렸어요.
◆ 김영희> 외압이 아니라, 외압이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 김현정> 전화가 걸려왔다면서요. 임우재 통화 건을 발표하자마자.
◆ 김영희> 어쨌든 과거사 위원회는 규정상 보고서 내용에 대해서 심의와 검토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내용을 빼라 마라 요구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데 이게 위원회 회의석상이 아니라 예를 들어서 전화를 통해서 이렇게 연락이 온 부분은. 물론 빼라고 한 것은 아니고 빼는 게 어떻겠냐라는 얘기였지만 위원회 요청 사항이라고 전달되었기 때문에 듣는 사람으로서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했습니다.
◇ 김현정> 외압으로 느껴졌었다. 알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부분 조사했다라는 말씀이세요. 여기까지 일단은 말씀을 좀 듣도록 해야겠습니다. 변호사님, 고맙습니다.
◆ 김영희> 네, 감사합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