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중심지 승동교회, 수표교교회


[앵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민족운동에 앞장선 교회들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3.1운동 당시 학생들의 집결지였던 승동교회와, 민족대표 신석구, 오화영, 정춘수 목사를 배출한 수표교교회를 소개합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승동교회는 1893년, 사무엘 무어 선교사에 의해 시작됐습니다.

1912년 건축돼 지금까지 잘 보존돼온 승동교회 예배당은 서울시의 유형문화재인 동시에, 3.1 운동 당시 학생들이 비밀리에 거사를 모의하고 준비했던 역사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초기 승동교회 예배당과 사무엘 무어 선교사.

민족대표 48인 중 한 사람인 김원벽 선생은 승동교회 청년 면려회 회장 출신이었으며, 그를 중심으로 모인 학생 지도자들은 교회 밀실에서 3.1운동의 구체적인 내용을 계획했습니다.

[인터뷰]
최영태 목사 / 승동교회 담임
"(김원벽 선생과 학생들은) 교회에 태극기를 숨겨두고 있다가 거사 당일 태극기를 가지고 나가서 사람들에게 나눠주면서 독립만세를 외치게 합니다. (승동교회는)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자주독립을 외치는 독립만세 운동의 시작이 되는 거룩한 장소가 되었던 것입니다."

3.1운동 이후 수많은 학생들과 교인들이 투옥되자, 당시 차상진 담임목사는 근처 교회 지도자들과 함께 조선의 독립을 요구하는 '12인의 장서'를 조선 총독부에 제출하고 옥고를 치르기도 했습니다.

이후 교회는 일본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는 등 많은 고초를 겪기도 했지만, 나라와 민족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 앞장섰으며, 그 신앙과 정신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수표교교회의 초기 예배당 모습.

1909년, 청계천에서 처음 시작된 수표교 교회는 민족이 마주한 어둠을 신앙의 빛으로 밝히겠다는 목표로 시작됐습니다.

민족대표 신석구, 오화영, 정춘수 목사가 수표교교회 출신입니다.

특히 3.1운동 당시엔 신석구 목사가 교회를 담임하며 교인들의 민족의식과 독립정신을 일깨웠습니다.

이외에도 김영학, 차경창 목사 등 당시 독립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평생을 복음전파를 위해 헌신하다 순교한 이들의 신앙 유산을 지닌 교회이기도 합니다.

[인터뷰]
김진홍 목사 / 수표교교회 담임
"우리 수표교교회는 역사가 있는 교회지요. 특별히 이 민족의 문제를 방관하지 않고, 아파하면서 이렇게 (독립운동을) 했던 교회의 전통이 있습니다."

수표교교회는 교회학교 앞 쪽에 독립운동 관련 자료들을 모아놓은 역사전시 공간을 마련해 후손들이 선배들의 신앙과 나라사랑 정신을 몸소 배울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습니다.

또, 올해엔 신석구 목사의 삶과 신앙을 조명한 기념 칸타타 '주를 위해' 를 기획해 이탈리아와 독일 등 국내외 각지에서 연주하는 등 민족해방을 위해 헌신한 신앙 선배들의 삶과 정신을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CBS 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취재 정선택, 최낙중] [영상편집 서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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