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파인, 도입은 하지만…' 현장에선 볼멘소리 가득

대형 유치원 회계직원 채용…1인 3역 소규모 유치원 원장 "두렵다"
부산교육청 "멘토 지정 1 대 1 맞춤형 지원…교육 연수 강화"

"예전에는 회계서류 하나를 작성해서 입력하면 됐는데 에듀파인(국가관리 회계시스템)에는 같은 서류를 3번 입력해야 합니다. 너무 어려워요."

15일 부산 한 대형 사립유치원 A 원장은 에듀파인 사용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 유치원은 원아가 200명 이상이어서 에듀파인 의무 도입 대상이다.

A 원장은 회계 투명성을 높이는 에듀파인 도입을 위해 올해 회계담당 직원을 새로 채용해야 했다.

그는 "회계담당 직원이 벌써 두 차례나 에듀파인 교육을 다녀왔고 멘토가 와서 지도하고 있지만, 회계자료를 입력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며 "직원이 교육청 담당자에게 수시로 전화를 하지만 서류 하나 입력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불편하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3월에는 지난해 시스템으로 회계처리를 하고 담당 직원이 에듀파인을 활용할 수 있는 4월이나 5월부터 새 시스템을 적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원아가 100여 명인 다른 사립유치원 B 원장도 볼멘소리를 했다.

B 원장은 "우리는 에듀파인 의무 도입 대상은 아니지만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회계시스템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두려운 게 사실"이라고 걱정했다.

B 원장은 "소규모 사립유치원에서는 원장이 회계관리, 교사관리, 교육까지 1인 3역을 하는 상황이라 에듀파인까지 도입해유치원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며 "대형유치원처럼 회계직원을 채용할 수 있는 여력도 없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다른 사립유치원 C 원장은 "교사 호봉과 수업료가 정해져 있는 공립유치원도 에듀파인 도입에 1∼2년 정도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며 "교사 업무에 따라 급여와 수당 체계가 다르고 수업료도 차이가 나는 사립유치원에서는 더 심한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에듀파인 도입 대상인 대형 사립유치원 37곳 모두 에듀파인 도입을 신청했다.

자진 도입 희망 유치원 8곳을 포함하면 부산에서는 모두 45곳이 회계 투명성을 위해 새 학기부터 에듀파인을 사용한다.

시교육청은 지난달 22일 에듀파인 도입 유치원 원장과 교사를 대상으로 사용자 교육을 했다.

또 유치원별로 멘토를 지정해 1 대 1 맞춤형 지원을 하고 있다.

오는 21일에도 부산교육정보연구원에서 에듀파인 교육할 예정이다.

2020년도 에듀파인 전면 도입에 앞서 나머지 유치원에 대해서도 자체 계획을 수립해 순차적으로 에듀파인 사용자 연수 등을 할 계획이다.

하지만, 교육 당국의 이같은 적극적인 지원에도 사전준비가 부족했던 일선 유치원의 불편과 혼란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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