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B양이 자신의 매장에서 7000원 상당의 물건을 훔치자, B양을 인근 식당으로 데려가 노예계약서를 작성하게 하고 손과 얼굴을 만져 추행한 혐의를 받습니다.
A씨는 처음엔 훈계 목적이었고, 추행 의도가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하다가 나중에 B양을 추행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독자 여러분이 이 사건을 맡은 판사라면 A씨에게 어떤 선고를 내리겠습니까?
현재 양형위원회 홈페이지에서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당신이 판사입니다' 양형체험이 진행 중입니다.
체험 참여자들에 대한 통계에 따르면, 참여자 209명(15일 오후 기준) 중 25%가 위 사건에 대해 '징역 1년 초과 3년 이하'를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사건 당시 상황을 재현한 영상, 양형에 참조할 규정에 대한 설명, 실제 법정 내에서 벌어지는 공방, 탄원서 등 실제 선고 시 고려할 여러 가지 사안을 설명하고 나자 결과는 달라졌습니다.
체험 전 11%가 선택했던 '징역 5년 초과' 형량이, 양형 판단을 직접 체험한 뒤에는 그 비율이 3%로 줄었습니다. 13%가 선택했던 '벌금형'도 7%로 줄었습니다.
양형체험에 참여한 이후 '징역 5년형'과 '벌금형'이라는 양극단을 선택한 비중이 모두 줄어든 것입니다.
실제 법원에선 A씨에게 성범죄, 강제추행죄(13세 이상 대상)를 적용해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결국 양형체험에 참여한 국민들이 선고한 형량이 실제 선고한 형량에 가까워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 관계자는 "사건 개요만 보고 극단적 양형을 선택했던 체험자가 양형체험을 통해 진지하게 고민을 한 후에는 합리적인 양형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강제추행범죄 말고도 사기범죄, 살인범죄, 절도범죄에 대한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 중입니다.
지난해 1월 제작한 '살인범죄' 체험의 경우, 현재까지 2만1000여 명이 체험을 마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