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과거사 조사 종료‧김학의 소환 앞두고 "제발 진상 규명"

'김학의' '故 장자연' 사건 관계자들 "골리앗 앞에서 절망"
"'버닝썬' '정준영 사건' 등과 별개 아니다"

1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열린 검찰 과거사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및 고 장자연씨 사건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배우 윤지오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이달 말 검찰 과거사위원회 진상조사단 활동 종료를 앞두고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폭력 사건' '故 장자연 사건'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의 기자회견이 15일 열렸다.

진상조사단이 이날 오후 3시 김학의 전 차관을 공개 소환까지 예정했지만, "의혹만 불거져 나올 뿐, 제대로 된 보고서가 만들어질지 의문"이란 것이다.

한국여성의전화 등 1033개 시민사회단체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옆에서 연 이날 기자회견엔 김학의 전 차관에게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여성이 직접 나와 발언했다.

해당 여성은 "지난 2013년 첫 조사 당시 증거가 부족하다, 얼굴이 식별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동영상에 찍힌 행위를 시키기까지 했던 검찰은 저를 벼랑 끝으로 몰고선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조사를 한다고 해 죽을힘을 다해 진실을 외치고 있지만 지금 돌아오고 있는 건 절망"이라며 "저들의 죄를 용서해선 안 된다"고 했다.

1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열린 검찰 과거사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및 고 장자연씨 사건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한국여성의전화'와 '성매매 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관계자들과 손 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의 유일한 목격자로 알려져 지난 12일 조사단에 참고인 조사를 받았던 배우 윤지오씨는 "가해자들이 한 번이라도 더 봐야 한다는 뜻에서 여러 인터뷰들을 하고 있다"며 "거대한 골리앗을 쓰러뜨릴 용기를 주신 국민들께 감사드린다"고 울먹였다.


한국여성의전화 인권상담소 최선혜 소장은 "조사단의 활동 기간이 겨우 2주 남은 이날에서야 김학의 전 차관이 소환됐다"며 "이번에도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국가가 나서서 성폭력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사건들이 최근 불거진 '버닝썬' 등 사건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도 강조됐다.

동국대 영화영상학과 유지나 교수는 "故 장자연 사건과 김학의 전 차관 사건을 비롯해 안희정 사건, 버닝썬 사건도 하나의 맥락으로 다뤄야 한다"며 "여성을 유흥올 삼고 폭력을 가하는 남성 권력이 카르텔"이라고 분석했다.

기자회견문에서도 "최근 버닝썬‧정준영 사건에서 볼 수 있듯, 여성의 몸과 성을 남성의 놀이와 유흥거리, 뇌물과 상납의 도구로 착취하는 오래된 문화와 산업이 존재한다"며 "이것이야말로 뿌리 뽑아야 할 적폐"라는 점이 강조됐다.

과거 인권 침해와 검찰권 남용 의혹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발족한 검찰 과거사위는 지난 12일 "3차례 연장한 과거사위와 조사단 활동을 추가로 연장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과거사위는 오는 31일까지 본조사 대상 사건에 대한 조사와 심의 결과 발표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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